절대로 뽑지 말아야 3가지 인재 유형…성과보다 적합성 따져야

[신현만의 CEO 코칭] 핵심 임원 영입서 실패하는 이유
Q 회사에 경영총괄 임원을 두려고 합니다. 사업이 커지고 관계회사가 늘어남에 따라 중·장기 사업 전략을 짜고 회사 간 업무를 조율할 임원이 필요해졌습니다. 경영총괄 임원은 사실상 회사의 2인자입니다. 직원들은 벌써부터 후보자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회사 안에 그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임원은 여럿 있습니다. 몇몇 임원은 그 자리를 자신이 맡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믿고 맡기기 어려울 것 같아 외부 영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부 영입을 하면 적임자를 찾을 수 있을지 몰라도 오랫동안 일을 같이해 온 임원들이 크게 실망할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부족하지만 기존 임원들에게 한번은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귀하의 고민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회사의 상황과 귀하의 경영 철학에 따라 선택할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가볍게 결정할 수 있는 쉬운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귀하가 고민하는 것처럼 선택하기 어려운 문제여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회사는 적임자를 찾아야 합니다. 적임자가 꼭 내부 인사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귀하가 판단하는 것처럼 내부 인사가 능력이나 자질에서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되면 당연히 외부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귀하처럼 내부 인사들의 실망이나 반발을 염려해 영입을 망설이다가 결국 내부 인사를 선택합니다. 정에 이끌려 역량이 달리고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내부 인사에게 중책을 맡깁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 결과는 대개 예상을 빗나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최고경영자(CEO)가 외부 영입을 고민할 정도면 그만큼 내부 인사들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내부 인사는 대체로 사장이 오랫동안 지켜봐 왔던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혹시나’ 했던 기대는 ‘역시나’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할 수 있다면 과감하게 외부 영입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귀하의 회사처럼 사업이 커지고 조직이 확장되면 이미 사업 논리나 조직 운영 논리가 이전과 달라지고 있을 겁니다. 새로운 조직원들이 들어오고 있고 비즈니스 논리도 변했는데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양적 확대는 질적 변화를 수반하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회사의 질적 변화에 맞는 리더십의 확충이 필요합니다.


반발 우려해 내부 인사 고집하다 낭패
물론 부작용이 있습니다. 때로 그 부작용이 생각보다 클 수도 있습니다. 일부 기업인들은 이런 부작용 때문에 핵심 임원의 영입을 꺼립니다. 특히 한두 번 실패 경험을 갖고 있는 CEO들은 핵심 임원의 외부 영입을 금기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부작용은 대부분이 적임자가 아닌 사람을 배치해 생기는 문제입니다. 적임자를 잘 찾는다면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귀하의 회사처럼 업무를 훤히 꿰뚫고 있는 사장이 영입 임원을 지휘한다면 문제는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또 핵심 임원 자리를 외부 인사에게 맡기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생기는 잡음은 감수해야 합니다. 얻는 게 있으면 당연히 잃는 게 있습니다. 그 잃는 게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면 영입은 충분히 선택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핵심 보직에 기존 임원을 배치할 것이냐, 아니면 외부 임원을 영입할 것이냐를 한꺼번에 고민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먼저 내부에 적임자가 있는지 충분히 검토하십시오. 그런 다음 내부에 적임자가 없다는 결론이 나면 그다음 어떻게 적임자를 발굴할 것인지를 연구하십시오. 핵심 임원으로 어떤 사람이 적합한지에 관해 회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판단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을 핵심 임원으로 영입하면 안 되는지에 관해서는 공통된 의견이 있습니다. 이것은 경험을 통해 입증된 것입니다.

핵심 임원을 영입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사람은 조직이 추구해 온 가치와 비전을 송두리째 무시하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도 그 기업에 창업주와 임직원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에 따라 영입된 임원이 기업이 추구해 온 가치를 수정 보완할 수 있지만 깡그리 무시한 채 완전히 다른 것을 추구한다면 곤란합니다. 그런데 왕왕 영입된 임원이 자신의 가치와 철학을 추구할 때가 있습니다. 완전히 자기 회사를 운영하는 것처럼 회사의 설립 취지를 외면하고 임직원들이 추구해 온 목표를 무시합니다.

조직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임원은 오래 있지 못하고 결국 조직을 떠납니다. 조직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혁신해야 하는데, 조직과 유리된 채 자신의 생각을 구현하려다가 밀려나는 겁니다. 이를 한두 번 경험하고 나면 조직은 매우 배타적으로 변합니다. 영입된 외부 인사들에게 좀처럼 틈을 주지 않습니다.


자기 브랜드만 신경 쓰는 임원은 피해야
둘째로 피해야 하는 임원은 조직의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영입된 임원은 자신이 언젠가 이 조직을 떠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습니다. 기업에서 장기근속한 사람들은 조직에서 유·무형의 자기 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새로 들어온 임원, 특히 임기가 정해져 있는 영입 임원은 그런 게 없기 때문에 떠나는 것을 기정사실화할 때도 많습니다. 이들에게 ‘조직에 뼈를 묻는’ 것은 쉽게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한 번 조직을 옮겨 본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해소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런 생각이 너무 강한 경우입니다. 이런 임원들은 떠날 것을 염두에 두면서 자기 브랜드를 지키려고 합니다. 궂은일을 가급적 피하려고 합니다. 시쳇말로 손에 흙을 묻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조직원들의 인기에 영합하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들은 당장 성과가 나지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꼴 필요한 일들을 뒷전으로 밀어둡니다. 투자에 있어서도 단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중·장기적 관점의 투자는 관심 밖입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회사의 경쟁력이 약해지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세력을 구축하는 임원은 뽑지 말아야 합니다. 임원의 이런 성향 역시 직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배태된 것입니다. 영입된 임원들 중 일부는 새로운 조직에서 자리 잡으려면 지지 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기존 직원보다 외부 영입을 선호합니다. 또 기회가 닿을 때마다 기존 임직원들을 선별해 자기 사람으로 만듭니다. 이 때문에 회사에 줄 서는 문화가 생기고 편 가르기 현상도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귀하처럼 2인자급의 핵심 임원을 영입하려고 할 때 이 문제가 매우 신경 쓰일 겁니다. 가끔 영입된 임원이 기존 임원들과 세력 다툼을 벌이거나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이 내분에 휩싸이고 심하면 깨지기도 합니다. 물론 영입 임원들 중 처음부터 이런 욕심을 가진 이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업무 과정에서 감정이 쌓이면서 문제가 커지는 것입니다.

핵심 임원을 영입하는 것은 기업에 매우 중요한 의사 결정입니다. 기업들이 외적으로 나타난 학력과 경력, 성과만 보고 핵심 임원을 영입했다가 심각한 내상을 입기도 합니다. 그 내상은 조직을 심각한 상황으로 몰고 가 자칫하면 회복 불능 상태로 이끌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외부 영입은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적극 검토해야 하지만 그만큼 철저하게 검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