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적응 빠르지만 신중해야…이직 동기 그대로면 또 옮길 수도

[신현만의 CEO 코칭] 잦은 재입사에 자부심 꺾이는 직원들
Q 우리 회사는 현재 간부급 직원의 재입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직원은 재직 중 업무 성과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상사와 동료들이 이직을 강하게 만류했지만 자신의 경력 관리를 위해 이직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이직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돌아오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담당 임원은 그가 회사를 떠나는 과정에서 특별히 회사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재입사를 제한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게다가 업무 경력이 많은 그가 복귀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재입사를 강하게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사 임원은 그가 회사를 떠나고 돌아오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나간 직원을 그렇게 쉽게 받아들인다면 남아 있는 직원들은 뭐가 되느냐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퇴사한 직원의 재입사와 관련해 기업들의 방침은 다양합니다. 한 번 나간 직원은 절대 다시 채용하지 않는 회사도 있고 다른 지원자와 똑같은 조건에서 채용을 결정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어떤 회사는 조직을 떠날 때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떠난 이후 조직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적극 채용하기도 합니다. 기업 문화를 잘 알고 있어 조직 적응이 쉬울 뿐만 아니라 업무 역량도 검증됐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실무자급 재입사자에 대한 기업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입니다. 처음 입사한 직원에 비해 업무 성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재입사에 대해 “절대 안 된다”거나 “조건만 맞으면 뽑는다”는 식의 절대적 원칙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이 처한 상황과 조직 문화에 따라 달라야 합니다. 귀하도 재입사와 관련해 귀하 회사만의 원칙을 만들어 보세요. 재입사와 관련해 검토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은 그를 뽑아야 할 필요성입니다. 다시 말해 그의 업무 능력과 성과가 조직에 꼭 필요한지 따져봐야 합니다.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의 평가가 나중에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직원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신입 사원이든 경력 사원이든, 임원이든 입사해 시간이 지나면 그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입사 동기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업무 능력과 성과에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직장 옮기면서 사람은 변하기 마련
마찬가지로 귀하가 재입사를 검토하고 있는 사람도 회사를 떠나 있는 동안 업무 능력이 크게 높아졌을 수도 있고 반대로 퇴보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전의 그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직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많이 변합니다. 기술과 기능이야 큰 변화가 없겠지만 가치관과 태도는 많이 달라집니다. 또 귀하의 회사도 이전과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사업 구조, 내부 직원, 기업 문화 등이 변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재입사하려는 사람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그가 업무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그 업무 능력이 조직에서 잘 발휘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세요. 예전에 같이 일할 때의 평가나 느낌으로 판단하지 말고 현 상황에서 뽑아야 할 이유가 충분한지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그를 모르는 임직원들이 면접해도 그를 뽑기로 결정할지 판단해 보세요.

둘째로 살펴봐야 할 것은 조직 구성원들이 재입사를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재입사는 기존 직원들의 직장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낮추는 쪽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것 봐, 나가 봐야 별것 없지? 우리 회사가 얼마나 좋은지 떠나봐야 안다니까?”

이렇게 재입사가 귀하의 회사에 대해 ‘나갔던 직원들이 돌아오는 회사’라는 인식을 만들어 낸다면 재입사는 조직에 긍정적 기운을 불어넣게 됩니다. 특히 재입사자가 직원들이 선호하는 회사로 옮겼다가 그 회사에 실망해 돌아오는 경우 기존 직원들의 자부심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경쟁 회사로 갔던 직원이 그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것이라면 재입사는 기존 직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우리 회사에서 능력 있고 일 잘한다는 사람이었는데, 그곳에서 견디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말한다면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갖고 있는 자부심은 꺾이게 됩니다.

또 어떤 사람이 재입사할 때 “저 사람은 왜 오는 거야”라고 의구심을 표하는 직원들이 많다면 재입사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저런 친구를 다시 뽑아야 돼? 우리가 저런 수준밖에 안 되는 거야? 우리 회사는 나갔다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는 곳이야?”


이직 횟수 3회 넘으면 뽑지 않는 기업도
이런 반응이 나오는 재입사는 문제가 있습니다. 기존 직원들의 자존감을 훼손하는 재입사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재입사자가 왜 나갔고, 왜 들어오는지가 명확해야 하고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직원들이 그 이유를 공감하지 못한다면 입사 결정을 다시 한 번 검토해 보세요.

셋째로 살펴야 할 것은 재입사자의 조직 적응입니다. 어떤 사람이 회사를 떠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가 옮긴 직장에서도 그것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의 마음 한구석에 그 동기는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동기는 잘 지내던 직장을 버릴 만큼 강한 것이어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역으로 그가 다시 직장을 옮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동기를 회사에서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 동기가 실현될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이 나타난다면 그는 그것을 다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들은 대개 비슷한 이유로 이직합니다. 어떤 사람은 더 많은 연봉을 따라, 어떤 사람은 역할과 권한의 확대를 기대하면서, 어떤 사람은 자기 계발을 위해 직장을 옮깁니다.

상사와의 갈등으로 직장을 옮기는 사람은 십중팔구 상사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다시 떠납니다. 기업들이 인터뷰 때 이직 사유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재입사자도 같은 이유로 다시 옮길 가능성이 큽니다. 경험이 많은 인사 담당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한 번 떠난 직원을 다시 뽑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를 이직하게 만든 동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이직이 잦은 직원을 아예 채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몇몇 대기업은 이직 횟수가 3회를 넘으면 아예 서류 면접에서 탈락시켜 인터뷰 기회조차 주지 않습니다. 이직도 습관이어서 직장을 자주 옮기는 직원은 또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만약 재입사자가 다시 회사를 떠날 경우 직원들의 자존감이 상처를 입을 수 있고 사기가 떨어지게 됩니다. 특히 재입사를 추진하고 결정한 경영진의 리더십이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만약 재입사를 결정할 때는 재입사자를 재교육해야 한다는 겁니다. 재입사자는 다른 회사로 옮기는 과정에서 많이 변했을 겁니다. 귀하의 회사 역시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이에 따라 다시 입사하려는 직원에게 이 같은 것들을 충분히 설명해 주세요. 자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그래야 그의 행동이 바뀝니다.

재입사자는 또 교육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이 교육에 직무 기술뿐만 아니라 회사의 비전과 가치, 경영 철학에 관한 것들도 담겨 있어야 합니다. ‘오래 근무했으니 잘 알고 있겠거니’라고 지레짐작해 적당히 넘어가면 이전의 시각으로 회사를 바라보고 업무에 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