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대화면 승부수…수세 몰린 안드로이드

<YONHAP PHOTO-0316> CUPERTINO, CA - SEPTEMBER 09: Apple Senior Vice President of Worldwide Marketing Phil Schiller announcees the new iPhone 6 during an Apple special event at the Flint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on September 9, 2014 in Cupertino, California. Apple unveiled the two new iPhones the iPhone 6 and iPhone 6 Plus.   Justin Sullivan/Getty Images/AFP..== FOR NEWSPAPERS, INTERNET, TELCOS & TELEVISION USE ONLY ==../2014-09-10 0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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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PERTINO, CA - SEPTEMBER 09: Apple Senior Vice President of Worldwide Marketing Phil Schiller announcees the new iPhone 6 during an Apple special event at the Flint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on September 9, 2014 in Cupertino, California. Apple unveiled the two new iPhones the iPhone 6 and iPhone 6 Plus. Justin Sullivan/Getty Images/AFP..== FOR NEWSPAPERS, INTERNET, TELCOS & TELEVISION USE ONLY ==../2014-09-10 09:07:30/
2014년 전 세계 소비자들이 가장 기다리던 아이폰 6가 9월 9일 출시됐다. 수많은 루머들이 난무했지만 아이폰 6(4.7인치 모델)와 아이폰 6 플러스(5.5인치 모델)가 동시에 나왔고, 기대를 모았던 애플 워치 역시 출시됐다. 아이폰 6가 기존에 이미 공개된 정보에서 새로운 혁신은 없다는 평가 속에 발표 당일 애플의 주가는 소폭 하락했고 전일 아시아의 부품 공급 업체들도 전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애플의 이날 주가 하락을 비관적인 예측과 연계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지금까지 신제품에 대한 기대는 미리 주가에 반영돼 있었다. 애플이 역대 아이폰의 새로운 모델을 발표한 날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0.3%에 불과했다.

애플은 일반적으로 아이폰 신제품을 발표한 후 2주 후에 시장에 정식 발매한다. 이날 아이폰은 바로 분해돼 어떤 공급 업체가 신규로 아이폰 부품을 납품하는지 또한 기존에 있던 어떤 공급 업체가 탈락됐는지 판명된다. 무선통신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스카이웍스솔루션 등 일부 애플 공급 업체들의 주가는 아이폰 6 발표 이전에 이미 2배 정도 오른 상태였다. 이 때문에 애플 공급 업체들의 소폭 주가 하락은 부풀어 오른 기대가 발표 후 안정화되는 양상이라고 볼 수 있다.


내년 아이폰 2억 대 판매 전망
아이폰 6가 기술적으로 큰 변화가 없다고 혹평하는 여론도 있지만 기존 3.5~4인치에서 4.7~5.5인치로의 화면 크기 변화의 의미는 크다. 아이폰에 높은 충성도를 보여 왔던 소비자들은 오랫동안 큰 화면을 기다려 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이폰 6는 전작 대비 20% 정도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 4분기 신형 아이폰 판매량은 5600만 대로 추정된다. 시장조사 기관 컴스코어에 따르면 미국 아이폰 사용자들 가운데 40% 이상이 아이폰 6로 교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2013년 1억5000만 대 판매됐던 아이폰은 올해 1억8000만 대, 2015년에는 2억 대 이상으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에 따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9월부터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은 각각 39%, 25%로 두 회사 합쳐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6 출시를 기점으로 북미와 중국에서 판매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발표한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분석해 보면 북미와 중국 시장 매출이 애플 전체 매출 비중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애플은 9월부터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갤럭시 S5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최근 북미 시장 월별 점유율은 37% 수준으로 아이폰을 앞섰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아이폰 6 출시로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최근 갤럭시 노트 4와 갤럭시 노트 엣지가 출시됐지만 그동안 경쟁하지 않았던 디스플레이 인치대에서 아이폰과의 경쟁이 시작돼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가 장악했던 5인치 이상급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과 4.5인치 이상급 프리미엄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5인치 이상급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전체 시장의 35~40%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연간 3000만 대 정도의 판매량(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의 10% 정도 되는 수치)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이폰 6가 본격적인 대형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든 이상 기존 판매량을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는 아이폰 6 때문에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하고 중저가에서는 중국 제조사 샤오미·레노버·쿨패드 등에게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 LTE 스마트폰 시장은 쿨패드 18%, 삼성전자 17%, 애플 16%, 레노버 11%로 박빙의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플이 아이폰 6로 점유율을 높인다면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에는 타격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애플과 삼성에 중국 제조사의 저가 폰 공세는 매우 위협적이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가 폰(350달러 이상) 시장 비중은 2014년 2분기 31%를 차지, 2년 전의 47% 대비 급격히 위축되는 추세에 있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 6 및 플러스와 같은 고가 폰 모델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하이엔드 위주의 시장 전략을 더욱 고수하는 모습이다. 최근 출시된 삼성의 갤럭시 노트 4, 소니 엑스페리아 Z3, LG G3 등 고가 폰의 스펙 차별화가 없어지면서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결국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제패의 관건은 중국 시장이다. 특히 중국 지역은 다른 어떠한 지역보다 애플이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중국은 본격적으로 LTE 스마트폰이 성장하고 있다. 2013년까지만 해도 중국 스마트폰의 대부분은 3세대 통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이었다. 사실상 LTE 기반 스마트폰이 전무했던 중국 시장은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했다.

중국 시장은 이미 LTE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둘째로 가장 큰 시장으로 성장했고 머지않은 미래에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아이폰 6의 1차 출시국에 중국이 배제됐다. 지난 아이폰 5S 1차 출시 국가에 포함됐던 중국이 이번 1차 출시국에서 배제된 배경은 반복되는 초기 디스플레이 양산 문제를 고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9월 말~10월 초 아이폰 6와 6 플러스의 물량 부족 상황이 극심할 것이기 때문에 애플 측의 물량 조절 차원에서 중국을 1차 출시국에서 뺐다고 볼 수 있다.



가격 인하·마케팅 출혈 불가피
화면 크기 외에 아이폰 6의 주요 업그레이드를 살펴보자. 메모리는 기존 5S와 비교해 낸드 플래시 메인 메모리가 이전 32GB에서 아이폰 6는 64GB로 두 배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가격을 유지했다. 5S가 16·32·64GB 3개 모델을 각각 통신사와 2년 약정 가격으로 199·299·399달러였는데 아이폰 6는 16·64·128GB 3개 모델을 각각 5S와 동일한 199·299·399달러로 책정했다.

또한 ‘애플 페이’라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 생태계를 조성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근거리 통신(NFC) 칩을 탑재해 기존의 지문 인식(Touch ID)과 함께 전자 지갑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 22만 개 업체 및 글로벌 카드사들과 제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외에 해외 지역은 아직 제약이 많지만 생태계 구축을 이끌어 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이폰 6 출시로 안드로이드 캠프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아이폰 6만의 뚜렷한 매력은 없지만 현실적으로 안드로이드만의 5인치급 대화면이 주는 차별성에 대항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애플 워치는 이탈했던 애플 잠재 고객을 다시 불러올 가능성과 디자인 매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아이폰과의 판매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문제는 애플의 신제품 전략을 알면서도 안드로이드 진영의 마땅한 대안 카드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예상대로 애플은 아이폰 5S와 5C 가격을 인하했고 미국 통신 사업자들은 다양한 아이폰 6 프로모션(구형 아이폰 반납 시 아이폰 6 16GB 무료 등)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연말 성수기 시즌을 앞두고 안드로이드 진영은 아이폰 6에 대항해 큰 폭의 가격 인하와 마케팅 출혈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세트·부품의 연쇄적인 가격 인하 후유증으로 이어져 지속적인 안드로이드 캠프의 이익 감소까지 예상된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