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가격 협상에서 고객 충성도의 역할’

Based on ‘Willing to Pay More, Eager to Pay Less: The Role of Customer Loyalty in Price Negotiations by Jan Wieseke, Sascha Alavi, and Johannes Habel (2014, Journal of Marketing, 78(6), pp. 17~37)

‘VVIP 마케팅’에도 가격 혜택 필수
연구 목적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장기화 기조 속에서 많은 기업이 불황 극복과 단골 확보를 위한 ‘VVIP 마케팅 혹은 로열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기존 고객의 유지가 신규 고객 확보보다 비용 면에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단골 마케팅은 유통 기업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백화점은 로열(=단골) 고객을 위한 주차 대행 서비스와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고 대형 마트는 단골손님에게 누적 포인트에 따라 선물을 증정하거나 쿠폰북을 발행한다.

이렇게 로열 고객으로 우대와 특혜를 받은 고객은 로열 고객으로서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보다 더 브랜드에 충성도를 높이게 된다. 이와 함께 유통 기업은 로열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이들에게 더 나은 우대와 특혜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 마케팅저널 11월호에 게재된 논문 ‘기꺼이 더 낼 수는 있지만, 덜 내고 싶은 : 가격 협상에서 고객 충성도의 역할’은 독일 보훔대 세일즈&마케팅학과장 잔 비에세케 교수와 사샤 알라비 부교수, 요하네스 하벨 프로그램 관리자의 공동 연구로 집필됐다. 연구진은 유통산업에서 로열 고객의 충성도가 유통 기업으로부터 가격 할인 혜택이라는 특혜로 이어지며 이는 고객 충성도를 더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는 ‘충성도-가격 할인 주기’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 대상
기존의 마케팅 연구를 통해 ‘로열 고객은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브랜드에 충성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논문에서는 기존의 연구 결과에 대해 인정하는 대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로열 고객은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브랜드에 충성한다. 하지만 비용을 덜 내고 싶어한다’는 새로운 전제를 설정해 연구를 진행했다. 즉 고객은 충성에 대한 보상 기대를 가지고 있고 보상 기대에 부응하는 가격 혜택을 받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연구 결과인 ‘로열 고객은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브랜드에 충성한다’는 전제는 상품 품질 관점에서의 결과이고 가격 관점에서는 가격 혜택이 주어져야 더 높은 고객 충성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주장이다.


연구 방법
연구진은 고객 충성도가 가격 혜택으로 이어지고 가격 혜택이 고객 만족도를 높여 고객 충성도를 더 높인다는 사이클을 기반으로 4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첫째 실험은 단순하게 ‘고객 충성도→가격 혜택→고객 만족도↑→고객 충성도↑’ 사이클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이다. 이 실험을 위해 연구진은 유럽의 특정 보석 유통 기업의 2008부터 2012년까지 수집된 7229명의 고객 자료를 분석했다. 실험에서 연구진은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얼마나 많은 특정 고객이 가격 혜택을 받고 재구매했는지 분석했다.

둘째 실험은 첫째 실험을 기반으로 품질 측면의 충성도와 가격 측면의 충성도를 변수로 넣었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상품 품질만 봤을 때 고객은 가격에 연연하지 않지만 보상 기대라는 측면에서는 가격 혜택이 고객 충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첫째 실험 대상자 중 158명의 응답자의 결과를 토대로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셋째 실험은 이와 함께 판매원의 전략도 변수(판매원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한)로 넣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서부 독일 지역의 7개 유통산업, 129명의 판매원을 선별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 참여한 판매원은 상반된 태도로 고객에 접근했다.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판매원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감성적으로 접근했고 그렇지 않은 판매원은 단순히 고객의 수요 파악을 위한 태도로 접근했다. 넷째 실험은 복합적인 실험으로 4개의 변수를 실험에 적용했다. 먼저 실험군을 고객 충성도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으로 나누고 품질적 측면과 가격적 측면의 조건에서 보상 기대와의 상관관계를 알아봤다. 이 실험을 위해 연구진은 한 명의 판매원에게는 고객에게 제품의 품질을 강조하도록 하고 다른 한 명의 판매원에게는 가격의 측면을 강조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가격적 측면을 강조한 판매원의 고객이 보상 기대를 더 크게 갖는다는 가설을 증명했고 이들 중 고객 충성도가 높은 사람이 더 높은 보상 기대 심리를 갖는다는 것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모든 연구 결과는 회기분석을 통해 도출됐고 유의 확률 P 값을 중심으로 회귀분석 모형의 적합성을 판단하고 베타 값(β)을 통해 상관관계를 증명했다. 첫째 실험에서 실제로 고객의 충성도는 가격 혜택을 통해 더 높아진다는 것이 회기분석을 통해 증명됐다. 둘째 실험에서 품질을 강조했을 때 고객은 가격에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가격적 측면을 강조했을 때 고객은 가격 혜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결과가 회귀분석 결과에 나타났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품질 측면에서 고객은 가격에 연연하지 않지만 비용을 덜 내고 싶어한다’는 대전제를 증명했다. 셋째 실험에서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판매원의 고객이 그렇지 않은 판매원의 고객보다 충성도 면에서에 더 높은 베타 값을 갖는 것으로 나타나 판매원의 태도가 고객의 충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실험에서 가격적 측면을 강조한 판매원의 고객 충성도는 정의 관계, 그렇지 않은 판매원의 고객 충성도보다 높은 베타 값을 보였고 이들 중 고객 충성도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보다 더 높은 보상 기대를 갖는 것으로 결과가 도출됐다. 결국 고객의 충성도에는 가격 혜택이 영향을 미치고 이 과정에서의 고객 성향과 판매원의 성향이 고객 충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모두 증명된 것이다.


시사점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는 “상위 20%의 사람들이 전체 부의 80%를 가지고 있거나 상위 20%의 고객이 매출액의 80%를 창출한다”는 ‘파레토의 법칙’을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밝혀지고 있다. 많은 유통 기업과 금융 기업이 ‘VVIP 마케팅과 로열 마케팅’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현시대에 이 논문은 이러한 소수의 로열 고객, 즉 단골손님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사점을 우리에게 던져 줬다.

이 논문은 로열 고객을 위한 특급 대우 또는 가격 혜택이나 쿠폰 발행이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이와 함께 판매원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통한 고객 유지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줬다. 로열 마케팅에 힘쓰는 기업은 로열 고객을 위한 특급 대우나 가격 혜택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직원 교육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에서 꾸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광빈 삼정KPM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kwangbinpark@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