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틔우려면 긴 호흡 필요…조급한 포기 피해야

우리 회사는 지난 10여 년 동안 여러 신규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경기변동성이 너무 심하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 위험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성공한 사업은 없습니다. 대부분이 2~3년을 넘기지 못하고 중단했습니다. 사업의 성과가 기대만큼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회사 임직원들은 신규 사업 이야기가 나오면 “우리 회사는 안 돼”라거나 “현재 사업에나 집중하지 왜 자꾸 되지도 않을 일을 벌이는 거야”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신규 사업이 자꾸 실패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한두 번도 아니어서 신규 사업 추진 과정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업 아이템을 잘못 잡고 있기 때문일까요. 우리가 매우 중요한 무엇을 간과하고 있는 걸까요.
신규 사업 살리는 절대 투입 비용
신규 사업이 잘 안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귀하가 지적한 대로 사업 아이템을 잘못 설정한 것일 수도 있고 적임자를 확보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적절한 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못한 탓도 있을 겁니다. 원인이 너무 많아 어떤 것 때문이라고 단정해 말하기 어렵습니다. 단지 귀하의 회사에서 오랫동안 신규 사업을 추진했지만 매번 실패로 끝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혹시 너무 낙관적이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과 시간
신규 사업을 할 때 가장 자주 하는 실수는 투입비와 투입 시간을 너무 적게 잡는 것입니다. 많은 경영자들이 신규 사업 계획을 짤 때 3년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어떤 경영자는 아예 3년 안에 투자비를 회수하겠다는 의욕적인 목표를 세우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사업이 안착할 때까지 계획보다 훨씬 많은 비용과 시간을 씁니다. 성공하기까지 3~4년은 기본이고 어떤 사업은 10년 넘게 투입을 계속해 겨우 자리를 잡기도 합니다.

더구나 성공한 사업들을 살펴보면 실제 투입비와 투입 시간이 장부에 기록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업을 크게 일군 경영자들은 해당 사업에 착수하기 전 오랫동안 시장조사를 해 왔고 머릿속에서 수많은 사업 계획서를 써 왔습니다. 특히 연관 사업에 진출해 성공한 경우 간접적으로 해당 사업을 경험했고 사업 시작 전 관련 인력이나 기술, 시장 정보를 부분적으로 확보했습니다.

이렇게 신규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은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보다 몇 배, 아니 몇 십 배에 이릅니다. 그런데도 많은 경영자들이 이 같은 간접 비용과 시간을 간과하고 직접 투자비와 투자 시간만 계산합니다. 이 때문에 투자비를 실제 필요한 것보다 훨씬 적게 잡습니다. 그러다 보니 적정한 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공한 사업가들이 “신규 사업이 안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상당 부분 투입량과 관련이 있습니다. 투입량이 채워져야 계획했던 모습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잘 모르는 경영자들이 “투입량이 실제보다 더 많이 들어갔다”거나 “사업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지 않았다”고 회고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업이 기반을 확보하는 데 15만큼의 요소가 필요하다고 가정해 보죠. 이를 잘 모르는 경영자는 필요한 요소를 12라고 착각해 3년 동안 4씩 투입합니다. 투입량이 부족하니 신규 사업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결국 이 사업은 1~2년간 부족한 양만큼 추가로 투입이 이뤄진 뒤에야 안착에 성공하게 됩니다. 이론적으로 부족분 3만 추가로 투입하면 되겠지만 남은 기간 동안 유지 비용을 감안할 때 실제 추가 투입돼야 하는 것은 3이 아니라 그 이상일 겁니다. 만약 3년간 5씩 투입했다면 계획대로 신규 사업이 안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신규 사업이 안착하려면 절대 투입량 못지않게 절대 투입 시간도 충족해야 합니다. 최고의 신기술을 도입해 자본과 인력을 제때 충분히 투입해 상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 상품이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보하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까지 절대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마케팅을 강화하고 영업력을 보강해도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만약 기술과 자본과 인력 중 하나라도 제때 충분하게 공급하지 못한다면 그 시간이 계획보다 길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렇게 신규 사업은 진행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디고 기대했던 것보다 성과가 적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경영자들이 가능성이 없다고 일찍 포기합니다. 씨앗을 잘못 선택한 게 아닌데도, 더구나 땅속에서 이제 막 싹이 트고 있는데도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땅을 갈아엎고 새 씨를 뿌리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점에서 혹시 귀하의 회사도 그동안 신규 사업의 투입량과 투입 시간을 너무 적게 계산한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세요. 또 성장 속도를 너무 과하게 책정해 싹이 작고 크는 속도가 느리다고 해서 씨앗을 잘못 선택했거나 전망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세요.


사업 초기에 최고 인력 투입하라
귀하의 회사가 앞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약간의 가능성이 발견된다면 좀 더 긴 호흡으로 지켜보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신규 사업은 씨를 뿌려 싹을 틔우고 키워 내는 것과 같습니다. 물과 거름을 주고 햇볕이 가려지지 않도록 관심을 쏟으면 비록 예상했던 시간을 초과하더라도 싹이 떡잎 단계를 벗고 제 모습을 갖춰 가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신규 사업을 성공시키는 경영자들은 대개 뚝심이 있고 집요한 성격의 소유자들입니다. 오랫동안 세밀하게 지켜보면서 투입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작은 가능성을 만들기까지 참고 기다려야 하고 그 뒤 성장하기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조바심을 내면 신규 사업은 제대로 키워 내기 어렵습니다.

만약 귀하의 회사가 경쟁 회사보다 생산성에서 1% 앞서는 작은 신규 사업을 만들어 냈다면 절반은 성공했다고 자평해도 좋습니다. 물론 그 사업은 당장 별 매력이 없고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길게 보고 투자를 계속해 해마다 1%씩 생산성에서 앞서 간다면 귀하의 회사는 10년 뒤 경쟁 회사보다 생산성이 10% 이상 격차가 벌어진 탄탄한 사업을 갖게 될 겁니다.

결국 신규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우선 기대치를 낮춰야 합니다. 투입량과 투입 시간이 많고 생산량이 많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일단 그렇게 작은 성공을 만들어 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작은 성공을 만들어 내면 큰 성공은 예상보다 빨리 올 수도 있습니다.

신규 사업과 관련해 또 하나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인재입니다. 신규 사업의 성패를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자금도 기술도 아닌 인재입니다. 어떤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사업의 안착과 성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사업 초기에 우수한 인재를 투입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영자들이 인재의 중요성을 간과합니다. 평범한 인력으로 어찌어찌 해 보려고 합니다. 사업이 어느 정도 가시화한 뒤 나중에 우수한 인력을 투입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들이 실제보다 신규 사업 투입비를 적게 잡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경쟁자와 격차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더 좋은 인력을 초기에 투입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죠.

사업의 꼴은 초기에 만들어집니다. 나중에 좋은 인력이 다수 들어와도 사업의 꼴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회사가 확보하고 있는 최고의 인력을 사업 초기에 투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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