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래 금맥, 첨단 농업의 최전선을 가다 ④]
그래눌라, 클라우드 기반 농장 운영 앱 개발…안방서도 농장 상황 한눈에
[특별기획] ‘수확량 예측서 작업 관리까지’ 농기계 대신 스마트폰 든 농장주들
(사진) 농장 종사자들이 토질 지도 등을 살피고 있다. /그래눌라 제공

[샌프란시스코(미국)=최은석 기자,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은 현재 농업인구가 감소세를 보이고 고령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9월 26일 발표한 ‘2015 농림어업 총조사 최종 집계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농가 인구는 전체의 53.3%로, 관련 통계 작성 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농가 경영주 연령 또한 60대 이상이 68.3%나 된다.

젊은이가 농촌을 떠나는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다. 농촌 고령화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여러 자산가나 기업 등이 대단위 토지를 공동으로 사들여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농장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팜’ 산업도 진화 중이다.

그래눌라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자리 잡은 스타트업(신규 벤처기업)이다. 시드 고램이 2014년 설립한 곳으로, 농장 매니지먼트 소프트웨어를 개발·운영하는 업체다.

IT를 활용해 농장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벤처스 등으로부터 현재까지 약 2500만 달러(약 282억원)를 투자 받았다.

지난 10월 5일 그래눌라를 방문, 그들의 사업 모델과 운영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봤다.

◆토질 지도 통해 작물 수확량 극대화

최근 미국에서는 자식이 부모의 논밭을 물려받는 대신 특정 자본에 의한 대규모 경작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클라우드 플랫폼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농장 운영체제를 구축하는 스마트 팜 산업도 나날이 발전 중이다.

특정 경작지에 무수한 인력을 동시에 들여 농사짓던 과거와 달리 투입 인원은 물론 농기계·비료·물 등의 농자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효율성 및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게 스마트 팜의 핵심이다.

그래눌라는 약 2년 전부터 스마트 팜 운영 프로그램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의 프로그램은 각 농장의 예상 수확량과 현 시세에 따른 작물의 판매 소득 등을 미리 산정해 준다. 특정 작물을 계획대로 키웠을 때 어느 정도의 수확을 올릴 수 있는지 예측하는 식이다.
[특별기획] ‘수확량 예측서 작업 관리까지’ 농기계 대신 스마트폰 든 농장주들
(사진) 농장주와 직원이 농장 운영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 /그래눌라 제공

지난 수십여 년간의 미국 내 지역별 평균 작물 수확량 등을 기준으로 각 지역별 예상 수익을 계산해 준다. 지역별 토질 분포를 파악할 수 있는 토양 지도와 각 토양에 적합한 작물 정보, 생산성 등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아구스티나 사세르도테 그래눌라 마케팅 담당자는 “토지 소유주 또는 농장주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땅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라며 “각 작물의 수확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적의 농장 계획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프 팜 운영 프로그램은 작업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하루 농장 일과의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농장주는 물론 농장에 소속된 작업자 모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1일 또는 월별 성과 등을 서로 비교하며 독려하기도 한다. 농장 운영 관리자가 작업 계획을 수립, 각 구성원에게 임무를 부여한 후 특정 기간 동안 각 구성원의 임무 완수 여부를 판단하는 식이다. 엑셀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농장 운영에 관한 모든 데이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만약 수확철에 날씨 등 자연적 요인으로 특정 구역의 작업 시기를 놓쳤다면 향후 해당 지역에 인력 등을 우선 투입하는 식으로 운영하면 된다.

사세르도테 담당자는 “건설 현장에서 공정표를 통해 작업별 달성률을 파악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정 작업에 대한 농장 구성원 간 의사결정 과정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다른 지역의 농장주와 농사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소통할 수도 있다. 생산성이 우수한 농장의 데이터를 벤치마킹해 자신의 농장에 적용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한다.
[특별기획] ‘수확량 예측서 작업 관리까지’ 농기계 대신 스마트폰 든 농장주들
(사진) 직원들이 농장 매니지먼트 소프트웨어로 농장 운영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래눌라 제공

◆작업 지시부터 농장주 간 소통도 가능

농약이나 농기구 등의 시세를 비교해 가장 저렴한 가격에 농자재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도 제공된다. 농업 관련 사업 계획 컨설팅이나 보험 상품 컨설팅, 농업 기법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든 기록들은 프로그램에 자동 저장돼 언제든지 다시 살펴볼 수 있다.

고램 대표는 “회사를 운영할 때 각 부서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농업에도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시대”라며 “IT를 활용하면 안방에서도 농장이 돌아가는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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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마트 팜 : 미국 편
- ‘수확량 예측서 작업 관리까지’ 농기계 대신 스마트폰 든 농장주들
- 시드 고램 그래눌라 대표 인터뷰
(5) 스마트 팜 : 유럽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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