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글로벌 전문 기업 ‘위워크’, 강남역 1호점 오픈 …‘월 35만원’짜리 상품도
스타트업 늘어나니 ‘사무실 공유’ 시장도 후끈
(사진) 스타트업 기업에 특화된 코워킹 스페이스 '위워크 강남점'. /위워크 제공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사무실 공유 열풍이다. 이른바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 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협업(co-work), 즉 함께 일하는 공간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고 낯설지만 이미 세계적인 비즈니스 트렌드로 잡았다. 소규모 사무 공간을 저렴한 가격에 단기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벤처기업이나 소상공인, 개인 사업자들에게 각광받는다.

대표적인 코워킹 스페이스 전문 기업으로는 위워크(Wework)가 있다. 위워크는 아담 노이먼 최고경영자(CEO)와 미구엘 매켈비 수석 크리에이티브책임자가 2010년 미국 뉴욕에서 공동 창업한 회사다.

사업 방식은 오피스빌딩의 일부 층을 임대해 이를 작게 쪼개 개인이나 소규모 기업에 재임대하는 식이다. 위워크는 지난 8월 강남역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내년 3월 을지로점도 오픈할 예정이다. 위워크 강남역점을 11월 15일 찾았다.

위워크 강남점이 들어선 홍우빌딩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7번 출입구에서 도보 1분 거리다. 홍우빌딩 8층과 9층 그리고 11~18층 총 10개 층을 사용하는 위워크는 약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매켈비 크리에이티브책임자는 “강남점은 오픈한 지 3개월 정도가 지난 현재 입주율이 약 90%에 달한다”며 “전 세계 100여 개 지점 중에서도 상당히 빠르게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위워크 “서울, 성장 잠재력 높아”
스타트업 늘어나니 ‘사무실 공유’ 시장도 후끈
(사진) 스타트업 기업에 특화된 코워킹 스페이스 '위워크 강남점'. /위워크 제공

위워크는 전 세계 12개국 33개 도시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고 최근 100호 지점을 오픈했다. 매켈비 책임자는 “위워크는 서울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판단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많은 투자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워크 내부는 일반 사무실과 차별화된 모습이었다. 1인실부터 8인실까지 다양한 크기의 개인 사무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중앙에는 바 형식의 간이식당을 중심으로 무료 맥주 코너가 갖춰져 있었다. 각층에는 시청각 장비가 갖춰진 회의실이 있고 복사기와 프린터 등 각종 편의 시설도 갖춰져 있었다.

모바일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Radish)’를 운영하는 이승윤 래디시 미디어 대표는 “(사무실 공유는) 직원 수와 업무 지역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에 효율적”이라며 “사업차 다른 지역에 갔을 때 위워크 지점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사무실을 공유하기 위한 비용도 저렴하다. 임대료는 운영 주체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1인 기준 50만~90만원 정도다. 위워크 강남점은 개인 사무실(1인)의 멤버십 비용이 월 69만원이지만 더욱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핫 데스크(1인 기준 월 35만원)’도 18층에 마련돼 있다. 비지정석인 ‘핫 데스크’는 노트북만 가져오면 빈자리에서 자유롭게 업무를 볼 수 있다.

같은 건물 내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다는 점도 사무실 공유의 장점이다. 위워크는 사무 공간을 투명한 유리 칸막이로 분리해 이를 특화했다. 바로 옆 사무실에서 누가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알게 돼 상호 교류로 이어지게 되는 구조다.

스타트업 기업을 대상으로 회계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김용현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스 대표는 “실제로 우리도 입주 기업 중 스타트업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영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공실 걱정 덜어 건물주도 환영
스타트업 늘어나니 ‘사무실 공유’ 시장도 후끈
사실 위워크는 국내 코워킹 스페이스 시장에서 후발 주자다. 국내 최초로 공간 서비스의 개념을 도입한 기업은 토즈(TOZ)다. 토즈는 2002년 신촌에 오픈한 ‘토즈 모임센터(세미나실)’를 시작으로 비즈니스센터(사무실)·스터디센터(프리미엄 독서실)·워크센터(실시간 업무 공간) 등 다양한 공간 서비스 모델을 선보이며 현재 전국에 240여 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홍콩계 기업 TEC는 지난 6월 강남구 삼성동 글라스타워 오픈에 이어 오는 12월 여의도 IFC센터에 코워킹 스페이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코워킹 스페이스 시장의 성장은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한 스타트업의 증가로 소규모 사무 공간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기업의 수는 2013년 말 7만7009개에서 2014년 말 9만2001개로 1년 사이 19.5%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에서는 35.3%(1만8183개→2만4603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대형 오피스 빌딩이 공급과잉 상태인 가운데 공실 걱정을 덜어주니 건물주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문화적 차이다.‘오픈’을 강조하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폐쇄적인 한국 기업 문화에서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김수진 위워크코리아 커뮤니티 디렉터는 “막상 강남점을 오픈하고 보니 걱정은 우려였다”며 “매일 마주치면서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1주일 정도 지나자 우리(위워크)가 따로 연결해 주지 않아도 교류가 잘 이뤄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kb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