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 전기자전거·전동휠·전동킥보드 인기몰이…기아차·삼천리·만도 가세
미래형 교통수단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
(사진) 벤츠의 '스마트e바이크'. /벤츠 제공

[한경비즈니스=김서윤 기자] 전기자전거·전동휠·전동킥보드·세그웨이·마이크로전기자동차 등 전동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모빌리티가 차세대 1인용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자전거는 2010년 국내에 처음 등장해 기존에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대신하는 친환경 이동 수단으로 떠올랐다.

전기자전거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레저나 놀이용 개념이 강했지만 이제는 간편하고 경제적인 도심 내 이동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환경오염에 대한 부담이 적고 교통 체증을 피해 출퇴근길 이동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 규모는 해마다 5%대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 유럽·중국·일본 중심으로 급성장

세계적으로도 미래형 1인용 이동 수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인 독일 보쉬는 전기자전거 ‘파워 트레인’을 제조했다. 개발비는 연간 4억 유로(약 5542억원)를 들였다. 독일 명차 브랜드 BMW는 전기자전거 ‘크루즈 e바이크’와 ‘BMW i페델렉’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사의 스마트카를 닮은 ‘스마트e바이크’로 인기를 끌었다. 르노닛산그룹은 2012년 마이크로전기자동차 ‘트위지’를 론칭해 그해에만 1만3000대를 판매했다. 도요타는 전기자동차 ‘아이로드’를 출시해 셰어링 서비스를 운영하며 수익을 거두고 있다.

중국의 전자 기업으로 유명한 샤오미는 2016년 퍼스널 모빌리티의 원조 격인 미국 브랜드 세그웨이를 인수했다. 당시 미국 브랜드가 중국 브랜드에 인수됐다는 소식으로 업계가 떠들썩했다.

중국은 ‘싸고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됐고 샤오미의 세그웨이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최고라는 타이틀로 국내에서도 인기몰이를 했다.

스마트 모빌리티는 유럽·중국·일본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럽은 가장 큰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을 자랑한다. 독일은 8년 전부터 도로에서 주행이 가능하도록 법으로 허용했고 핀란드는 시속 25km 이하의 세그웨이를 자전거로 분류했다.

일본은 쓰쿠바 신도시 내에서 자유롭게 스마트 모빌리티를 탈 수 있도록 했다. 중국에서는 가솔린 스쿠터 주행을 금지하며 자연스레 스마트 모빌리티 수요층이 늘었다.

전기자전거는 배터리와 모터 기술의 발달로 더욱 가벼워졌다. 성능은 한 번 충전으로 100km를 달릴 수 있는 등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초창기 미니벨로에서 시작해 시티바이크·하이브리드를 거쳐 산악자전거에 이르기까지 전 장르를 망라한다.

전동킥보드나 세그웨이도 성장세다. 두 제품은 전기자전거에 비해 휴대성이 좋다는 이유로 선호하는 분위기다.
미래형 교통수단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
(사진) 만도의 '풋루스 아이엠'. /만도 제공

◆스마트하게 진화하는 전기자전거

국내 자전거 전문 기업 삼천리·만도·알톤은 2010년 이후 전기자전거 시장에 뛰어들었다.

만도는 순수 전기 구동 방식의 전기자전거를 내놓았다. 만도에서 올해 출시한 ‘풋루스’ 아이엠은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연동 시스템을 접목했다.

자동차의 키 역할을 하는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는 주행거리와 속도, 배터리 잔량, 자가 발전량, 페달감(3단계)과 주행감(4개 모드)을 조절할 수 있도록 탑재돼 취향이나 기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 지정 모드를 추가해 맞춤형으로도 탈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모델 내부에 장착된 그래비티 센서는 자전거의 상태를 파악해 교통사고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사전에 저장해 놓은 연락처로 문자가 발송된다.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한 것이다.

만도는 2013년부터 서울모터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등 스마트 모빌리티 전시회 등에 참여하며 전 세계 전기자전거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기아차도 2014년 전기자전거 ‘KEB’를 선보여 이슈가 된 바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2년 ‘스마트 e바이크’를 론칭했다. 이 제품은 스타일리시하고 빠르다.
핸들바에는 스마트폰 거치대가 달렸다. 전용 앱으로 연결하면 주행 속도, 주행거리, 주행 코스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운동으로 소모된 칼로리와 심장박동 수 등의 정보도 제공한다.

벤츠의 전기자전거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생하는 마찰열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리튬이온 배터리팩에 저장했다가 뒷바퀴의 모터를 굴리는데 사용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km로 제한됐다.

배터리를 완충한 상태에서 전기모터만을 이용해 50km를 달릴 수 있어 도시 근교에서 1시간 내에 출퇴근하기 유용하다.
미래형 교통수단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
(사진) 에이치엔이의 전기자전거 변환 키트 '이런휠(e-RUN Wheel)'. /에이치엔이 제공

전기자전거 전문 기업 에이치엔이는 2016년 전기자전거용 변환 키트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국내 신기술로 개발된 이런 휠(e-RUN Wheel)은 일반적인 자전거의 뒷바퀴에 제품을 부착하면 전기자전거로 이용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 변환용 키트다.

오토바이나 스쿠터처럼 온전히 스스로 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페달을 밟을 때 힘을 보조해 줘 자전거 탑승 시 페달에 가하는 힘을 3~10배 정도 줄여준다. 언덕길도 평지와 같은 힘으로 주행할 수 있다.

이런휠은 모터·배터리·센서·컨트롤러 등을 올인원으로 결합해 외부에 연결선이 없이 깔끔하다. 전용 앱을 통해 배터리 양, 현재 위치, 주행 시간, 주행 경로 등을 확인할 수 있고 페달어시스트는 3단계로 조절 가능하다.

◆스마트 모빌리티의 기원

퍼스널 모빌리티의 기원은 바이크(bike)다. 바이크의 발상지인 유럽은 자전거·스쿠터·오토바이를 유사한 개념으로 분류한다.

유럽에서는 19세기 후반부터 자전거에 동력원을 설치하려고 시도해 왔다. 독일의 다임러와 벤츠도 지금으로 치면 오토바이의 기원이라고 볼 수 있는 자동자전거를 세상에 내놓았다.

다임러가 출시한 오토바이는 1차 세계대전 당시 헌병 및 연락병용으로 사용된 바 있다.

20세기 초 미국의 자동차 시장을 보면 증기자동차가 40%를 차지하고 전기자동차가 38%, 가솔린 자동차는 22%뿐이었다.

s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