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폴리틱스-대선 2017]
“재계도 기득권 내려놓을 것”…새로운 시대 위한 변화 다짐

대한상의, 경제 재도약 위한 ‘9대 제언’
(사진) 박용만(왼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제19대 대선 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문'을 전달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5월 9일 대선을 앞두고 대한상공회의소가 ‘경제계 9대 제언문’을 내놓았다. 제언문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포함해 72명의 지역 상의 회장단의 이름으로 정치권에 건네졌다. 각 정당의 대선 후보나 예비 후보들이 경제계의 절박한 고민에 귀 기울이고 해법을 마련해 달라는 목적에서다.

과거 100여 개가 넘는 탄원 리스트를 건의하던 방식 대신 △공정사회 △시장경제 △미래 번영 등 경제 재도약을 위한 3대 틀을 중심으로 각각 3개의 어젠다를 첨부했다. 이렇게 총 9개의 제언문이 만들어졌다.
대한상의, 경제 재도약 위한 ‘9대 제언’
일방적인 제안만 한 것이 아니라 재계 역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변화할 것을 다짐했다. 보수·진보학자 40여 명의 자문을 두루 받아 작성한 것이어서 이른바 ‘경제민주화’ 논리에 부합하는 성격의 제언이 담긴 것도 특징이다.


◆재도약 위한 틀1 = 공정사회

대한상의는 경제 재도약을 위해 가장 먼저 공정사회의 틀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계 시각과 반대 성향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에 부합하는 논리를 우선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경제 주체 간 신뢰 회복 △시장 주도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고용의 이중구조 해소를 꼽았다.

대한상의는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두터운 ‘불신의 벽’에서 비롯된다며 노사정 간의 신뢰가 쌓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4%대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도 동감의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해법은 시장경제 안에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상법개정안을 예로 들며 현행 기업 지배구조 관련 규제는 이미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되는 고용의 이중구조 해소 역시 경제 재도약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꼽았다. 이를 위해선 정규직의 양보와 비자발적 실직 시에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등의 사회 안전망 확충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도약 위한 틀2 = 시장경제

올바른 시장경제의 틀 역시 경제 재도약을 위한 과제라는 제언이다. 이를 위해선 △정부 역할 재정립 △혁신 기반 재구축 △서비스산업 발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역할 재정립을 위해 대한상의는 대선 때마다 불거지는 ‘새 정부 신드롬 경계’를 주문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제정책 역시 바뀌기 때문에 기업들이 매번 경영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에 대한 안정성이 확보돼야 미래 예측 가능성도 높아져 기업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벌일 수 있다는 게 대한상의의 주장이다.


혁신 기반을 다지기 위해선 규제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정해진 것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정해진 것만 빼고 다할 수 있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제조업 경기 침체로 일자리 역시 감소하는 만큼 이를 상쇄하기 위해 서비스산업의 육성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다.


서비스산업은 아이디어, 즉 사람 중심이기 때문에 잘 키워내면 고용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한상의의 진단이다. 이를 위해 대선 후보들이 서비스산업 발전의 활로를 찾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을 건넸다.


◆재도약 위한 틀3 = 미래 번영

미래 번영을 위한 틀도 마련하자고 요구했다.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교육 혁신 △인구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한국 국민소득이 1인당 3만 달러 문턱에 있지만 복지 분야의 정부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문제 삼았다. 재계가 복지 확대를 우려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다만, 원칙 없는 복지는 국가 재정 건전성을 훼손한다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창의적 인재를 육성을 위한 교육 혁신의 중요성도 덧붙였다. 창의성과 산업계 수용에 부응하는 유연한 교육 방식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인구 충격에 대한 대응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인구 감소는 경제에 ‘재앙’이라며 저성장을 막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