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이끈 주인공
과감한 개혁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승부사’
(사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서경배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서 회장은 고(故) 서성환 창업자의 차남이다. 1963년생으로, 경성고 졸업 후 1985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서 회장은 1987년 미국 코넬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귀국해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 2006년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3년 1월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됐다.

서 회장은 1997년 대표 취임 이후 부친이 일군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발전시키는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2006년 6월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사업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분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90년대 초 닥쳤던 회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태평양은 당시 글로벌 경쟁 체제 속에 복잡한 사업 구조와 노사 간 갈등, 계열사들의 적자로 위기를 맞았다.

창업 이후 줄곧 ‘대한민국 넘버원’을 유지해 왔다는 안일함에 사로잡혀 국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과 화장품 시장 완전 개방에 따른 다국적기업과의 경쟁 등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당시 서 회장에게 주어진 임무이자 과제는 외부 상황의 변화에 전 임직원이 함께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서 회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회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미와 건강 사업 분야로의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업 체질 개선, 변화된 유통 환경 대처 등 산적한 과제를 구성원과 함께 해결해 나갔다.

뷰티 외의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의 아픔이 있었지만 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덕분에 모두가 어려웠던 시기가 아모레퍼시픽에는 오히려 성장과 도약의 발판이 됐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이 1997년 불어 닥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에야 서둘러 구조조정에 나선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대 초반에 단행한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무사히 헤쳐 나갈 수 있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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