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서울에 12년 만에 독립 매장 연 롯데마트…국내 최대 아동 전문관 갖춘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
롯데, 신개념 대형마트와 아울렛으로 고삐 죈다
(사진)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 전경. /이승재 기자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롯데가 신개념 대형마트와 국내 최대 아동 전문관을 갖춘 프리미엄 아울렛을 선보이며 유통업에 고삐를 죄고 있다.

롯데마트는 4월 27일 서울 상권의 최대 격전지로 불리는 영등포에 서울 양평점을 오픈했다. 롯데마트가 서울 시내에 독립 매장을 여는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은 매출을 가장 많이 올릴 수 있는 1층에 상품 매장 대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두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소비자의 시간을 대형마트 안에 가두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은 4월 28일 리뉴얼 공사를 통해 새롭게 탄생했다. 이천점은 신규 건물인 ‘패션&키즈몰’을 오픈하며 온 가족이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체험할 수 있는 쇼퍼테인먼트형 아울렛으로 거듭났다.

◆‘쇼핑은 휴식’ 새 대형마트 등장

롯데마트는 최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기존 점과 다른 새로운 점포를 선보이며 경쟁사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은 매장 면적 1만3775㎡(4167평),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다. 롯데마트가 서울에 매장 면적 1만㎡ 이상의 단독 매장을 오픈한 것은 2005년 6월 구로점 오픈 이후 12년 만이다.

영등포 지역은 서울에서 대형마트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의 반경 3km 안팎에는 10여 개의 대형마트 등이 들어서 있다. 반경 120m 안에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 양평점이 있다. 1.5km 안에는 홈플러스 영등포점, 이마트 영등포점, 빅마켓 영등포점 등이 들어서 있다.

롯데마트는 격전지인 서울 서남부 상권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차별화한 도심 매장을 조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대형마트의 주요 고객인 주부들에게 쇼핑은 일종의 일이다.

롯데마트는 쇼핑을 일이 아닌 휴식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출을 가장 많이 올릴 수 있는 1층 공간을 소비자에게 과감히 양보했다. 1층 전체를 판매대 대신 도심 속 숲 공간 형태의 테마존으로 꾸며 누구나 편하게 쉬고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재창조하기로 한 것이다.

롯데마트 양평점 1층은 기존 대형마트와 달리 여러 개의 창이 있다. 자연 채광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오픈형 테라스를 적극 도입한 덕분이다.

대형마트에 최초 입점하는 커피 전문점 ‘폴바셋’과 이태원 식도락가들이 즐겨 찾는 방송인 홍석천 씨의 ‘마이타이(태국 음식)’, 인도 요리 전문점 ‘강가’ 등이 휴식 공간과 어우러진다. 푸드 트럭 콘셉트의 매장 등 총 16개의 식음료 브랜드가 자리해 있다.
롯데, 신개념 대형마트와 아울렛으로 고삐 죈다
(사진) 1층 ‘어반 포레스트’에 자리한 푸드 트럭. /이승재 기자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은 소비자의 불필요한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1층에서 지하 2층으로 바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기도 했다. 최대한 많은 상품을 고객에게 보여주면서 구매를 유도하던 기존 유통업계의 판매 전략 대신 소비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마켓의 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경쟁 자체가 더 이상 무의미한 상황이 됐다”며 “서울 양평점은 소비자의 시간을 매장 안에 가두는 전략을 바탕으로 롯데마트 전반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경험’으로 소비자의 시간 가둔다
롯데, 신개념 대형마트와 아울렛으로 고삐 죈다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은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지하 2층에 자리한 전통 시장 콘셉트의 수산물 매장이 대표적이다. 수족관이 설치된 수산물 매장에서는 참치 해체 작업이나 회를 뜨는 작업 등을 소비자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층에 자리한 축산 매장에서는 기존 대형마트의 ‘원물 위주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스테이크에 관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구매 고객에게 고기를 직접 구워줘 매장에서 바로 즐기거나 테이크아웃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 신개념 대형마트와 아울렛으로 고삐 죈다
(사진) 구입한 고기를 매장에서 직접 구워주는 축산 매장. /이승재 기자

가족 단위 소비자를 위한 매장도 눈에 띈다. 지하 2층에는 유아식·유모차·카시트 등 유아 관련 용품을 종합 취급하는 ‘베이비저러스’가 입점해 육아에 관한 원스톱 쇼핑 플랫폼을 제공한다.

2층에는 장난감 전문 매장인 ‘토이저러스’가 입점해 있다. 무선 자동차와 드론 등을 직접 작동해볼 수 있는 시연 공간은 물론 성인 완구 마니아를 위한 키덜트존도 운영한다.

홈 인테리어 생활 제안 매장인 ‘룸바이홈(지하 1층)’에서는 셀프 인테리어족이 선호하는 프랑스 브랜드 조립 가구, 친환경 침구 등을 판매한다. 주방 용품 전문 매장인 ‘룸바이홈 키친(지하 1층)’에서는 명품 식기, 셰프용 주방 용품 등을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서울 양평점의 연간 매출 목표를 1200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서울 양평점은 쇼핑도 일로 여기게 된 최근 상황을 극복하고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노력했다”며 “기존 대형마트와 달리 고객이 편하게 쉬고 즐기는 매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형 쇼퍼테인먼트로 거듭난 이천 아울렛
롯데, 신개념 대형마트와 아울렛으로 고삐 죈다
(사진)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 ‘패션&키즈몰’ 전경.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리뉴얼 공사를 통해 새롭게 거듭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을 최근 선보였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은 기존 백자동과 청자동 사이에 영업 면적 1만4200㎡(4300평),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패션&키즈몰’을 신축했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은 2013년 12월 오픈한 롯데백화점의 셋째 프리미엄 아울렛이다.

패션&키즈몰은 체험형 테마파크와 완구 매장 등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아동 전문관이다. 3층에는 어린이 직업 체험 테마파크인 ‘리쏘빌(리틀소시움 빌리지)’이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입점했다. 리쏘빌에서는 소방관·은행원·의사·요리사 등 20여 개의 직업을 체험할 수 있다.
롯데, 신개념 대형마트와 아울렛으로 고삐 죈다
(사진) ‘리쏘빌’에서 직업 체험 중인 어린이들. /롯데백화점 제공

2층에서는 신개념 키즈파크인 ‘닥터밸런스’를 만나볼 수 있다. 닥터밸런스는 놀이와 의료, 스포츠가 결합된 테마파크다. 아프리카를 옮겨 놓은 초대형 정글 어드벤처에서 아이들의 순발력·심폐지구력·근지구력 등을 테스트할 수 있다.

패션&키즈몰 3층에는 아울렛 최초로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가 들어섰다. 1층에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레고를 조립하며 즐길 수 있는 ‘브릭카페’가 입점했다.

패션&키즈몰에는 이 밖에 닥스키즈·헤지스키즈 등 4개 브랜드로 구성된 키즈 복합 매장 ‘파스텔월드’와 블루독·밍크뮤 등 서양네트웍스 브랜드로 구성된 ‘서양 종합관’ 등이 들어섰다.

◆올해 매출 14% 증가한 4000억 예상
롯데, 신개념 대형마트와 아울렛으로 고삐 죈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이 아동 전문관에 공을 들인 이유는 이곳의 주 고객층이 30~40대 등 가족 단위 소비자들이기 때문이다.

이천점의 30~40대 고객 구성 비율은 75%로, 다른 교외형 롯데 아울렛보다 6%포인트 높다. 아동 상품군의 매출 구성비와 구매 고객 구성비도 6%와 15%로 다른 아울렛보다 각각 2%포인트, 5%포인트 높다.

이천점은 이번 전문관 오픈으로 30~40대 고객이 30% 가까이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 신개념 대형마트와 아울렛으로 고삐 죈다
(사진)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 ‘패션&키즈몰’ 내부 전경.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은 올해 목표 매출을 지난해(3500억원)보다 약 14% 증가한 4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올 3월까지 이천점의 누적 매출은 1조2000억원, 누적 방문 고객은 2000만 명 수준이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총 6만7200㎡(2만500평)의 영업 면적을 확보하며 국내 최대 아울렛 자리도 되찾았다. 6만7100㎡(2만400평) 규모의 롯데몰 동부산(프리미엄 아울렛+쇼핑몰·마트 제외)을 제치고 3년여 만에 국내 최대 아울렛이 됐다.
롯데, 신개념 대형마트와 아울렛으로 고삐 죈다
조태학 롯데백화점 아울렛본부장(상무)은 “이천점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함께할 수 있는 쇼퍼테인먼트 아울렛으로 거듭났다”며 “향후 다양한 출점을 통해 롯데 아울렛이 국내 대표 관광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