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업은 합작 통한 기술이전…중소기업은 짝퉁 팔아 인력 영입
자동차 산업 후진국 중국, 언제 이렇게 컸나
(사진) 지난해 열린 '2016 베이징 국제모터쇼' 현장./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현재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후진국 수준이었다.

1800년대 중·후반 자동차 역사의 태동기에 아편전쟁의 패배로 자동차 개발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고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한 1990년대 중반까지 외국과 교류의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며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일 기회조차 만들지 않았다.

그나마 개혁 의지가 태동했던 1966년에는 문화대혁명이라는 사회주의 운동으로 다시 한 번 자동차와의 인연이 멀어졌다.

하지만 중국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자동차 선진국으로 꼽히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태동보다 먼저 자동차를 만들어 냈다. 기술력이나 환경 역시 한국보다 더 우수했다.

한국은 1955년 외국에서 만들어진 엔진 등 주요 부품을 가져와 공장도 아닌 천막에서 조립해 ‘시발’이라는 차를 생산해 냈지만 중국은 1951년 당시 총리였던 저우언라이의 지시로 중국제일자동차라는 회사와 공장을 설립했다. 1953년 7월에는 상업용 트럭을 생산해 냈다.

또한 1956년에는 중국산 자동차 ‘제팡’을 만들었고 1958년에는 중국 독자 기술로 만들어 낸 고급 승용차 ‘둥펑’까지 제작했다.

이후 중국에는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설립됐지만 외국과의 교류 단절로 해외 자동차 기업들과 기술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1993년부터 중국 5대 주석으로 취임한 장쩌민은 뒤처진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해 중국 자동차 기업과 해외 기업이 합작회사를 설립해 중국에서 판매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해외 합작 기업에는 세금 공제라는 달콤한 사탕도 손에 쥐여 줬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중국 합작회사가 상하이폭스바겐·상하이GM·베이징현대 등이다.

현재 중국에는 합작회사를 포함해 중국 자동차 브랜드만 100개가 넘는다. 이 중 상하이자동차나 베이징자동차와 같은 대형 기업은 합작회사를 설립해 기술력을 키워 오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 자동차 기업이나 신생 기업은 합작회사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그동안 ‘짝퉁’을 만들어 팔아 왔다.

짝퉁 자동차로 잘 알려진 모델은 대우 마티즈를 본뜬 체리자동차의 QQ가 대표적이다. 디자인을 그대로 카피한 차량은 수입차처럼 멋스러운 디자인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3분의 1에서 10분의 1까지 저렴하다.

중국 시장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짝퉁 자동차만 팔아도 회사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성장해 기반을 다져 놓은 지금은 해외 유명 자동차 회사의 핵심 인력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나가는 중이다.

아예 해외 자동차 회사를 인수하기도 한다. 볼보를 인수한 지리자동차도 이런 방식으로 성장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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