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에어컨]
올해 에어컨 판매 규모 240만 대로 확대 예상
때 이른 더위·미세먼지 겹쳐 ‘냉방 가전’ 특수
(사진)= 때 이른 무더위에 삼성전자 직원들이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삼성 무풍 에어컨'을 조립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경비즈니스=김서윤 기자] 5월초 낮 최고기온이 섭씨 영상 30도를 넘는 등 예년보다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에어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에어컨 재고 물량 부족을 겪은 고객들이 벌써부터 선주문하는 상황에다 올해는 최악의 미세먼지 때문에 집집마다 창문을 열지 못하는 날이 많아지며 에어컨 시장이 때아닌 특수를 맞았다.

에어컨 수요가 늘어나자 가전 업체들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생산 라인의 가동률을 높이는 등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전 유통업체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4월 에어컨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 이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에어컨 시장 규모가 전년(220만 대)을 뛰어넘는 240만 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삼성, 에어컨 생산 라인 3월부터 풀가동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에어컨 생산 라인을 예년보다 한 달 이른 3월부터 풀가동했다. 6개 생산 라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생산량이 70% 늘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무풍에어컨’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10만 대 이상 판매됐다. 지난해 대비 5배 이상 판매된 것이다. 전체 판매량은 25만 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무풍에어컨의 2017년 라인업을 확대했다. 메탈 티타늄, 메탈 골드, 메탈 화이트 등 세 가지 색상에 52.8~81.8㎡ 용량의 신규 12개 모델을 추가로 출시했다.

지난해 스탠드형 출시에 이어 올해는 벽걸이형도 새롭게 선보였다. 또한 부가 기능들을 옵션화해 제품 가격대를 다양화했다.

특히 올해 출시 모델들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더욱 스마트하게 진화됐다.

무풍에어컨은 몸에 직접 닿는 직바람의 불쾌함 없이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해 주는 혁신적인 ‘무풍 냉방’ 기술을 탑재했다.

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빅데이터를 활용, 온도·습도와 같은 주변 환경 변화와 사용자 패턴에 따라 자동으로 제어하는 AI 맞춤 운전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의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문제를 진단하고 조치하는 차별화된 ‘지능형 원격 서비스’가 가능하다.

LG전자의 1분기 에어컨 생산량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그 덕분에 에어컨 생산 공장은 쉴 새 없이 바빠졌다. 에어컨의 비수기인 한겨울과 초봄까지 생산량이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에어컨 생산 라인의 풀가동 시점도 점점 일러지는 추세다. 2015년에는 5월 중순부터 생산 라인이 풀가동됐는데 지난해에는 2주 이른 4월 말에, 올해는 3월 중순부터 풀가동을 시작하는 등 한 달 이상 앞당겨진 모습이다.

LG전자의 주 생산 라인이 자리한 창원공장은 주말과 휴일에도 쉬지 않고 공장을 돌리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선보인 ‘휘센 듀얼 에어컨’은 인공지능 딥싱큐 기능을 탑재해 스마트 케어가 가능하다. 공간 학습 인체 감지 스마트 센서를 통해 사람이 주로 머무르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해 실제 생활 공간에만 바람을 보내 효율적으로 냉방을 할 수 있다.

또 실내 온도를 감지해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도록 알아서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조절해 쾌적하게 만들어 준다. 에어컨과 사람과의 거리에 따라서도 바람 세기를 강풍과 약풍으로 조절하기도 한다.

공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오염 물질을 감지하면 스스로 공기 청정 기능도 작동한다.
때 이른 더위·미세먼지 겹쳐 ‘냉방 가전’ 특수
◆ 인공지능·공기청정 탑재한 모델 인기

지난해 에어컨 시장에서 35% 점유율을 기록한 동부대우전자는 정확한 온도 감지 기능을 탑재한 ‘벽걸이 에어컨’을 내놓았다.

실내기 본체뿐만 아니라 리모컨 내부에도 온도 센서를 달아 사용자의 주변 온도를 기준으로 실내 온도를 조절한다. 기존 제품 대비 온도 감지 거리가 최대 60% 향상돼 최대 8m까지 온도를 감지한다.

벽걸이 에어컨으로서는 유일하게 상·하·좌·우 4면에서 입체 냉방을 하는 ‘4D 맥스 오토스윙’ 기능을 적용해 사각지대 없이 냉방을 제공한다.

제습 운전 시 냉방과 송풍이 자동으로 운전돼 최저 바람으로 실내 습기를 제거하고 자가 진단 기능을 탑재해 에러코드 확인으로 제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안티더스트 필터도 장착했다.

동부대우전자는 신제품 가격을 경쟁사 동급 제품 대비 2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며 가격 경쟁력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대유위니아의 2017년형 ‘위니아 에어컨’은 바람 온도 조절 기능을 탑재했다.

기존 에어컨은 실내 희망 온도만 조절할 수 있었지만 이 제품은 상황에 맞게 직접 바람의 온도를 조절해 쾌적한 실내 환경 조성이 가능하다. 바람 온도별로 강냉방부터 약냉방까지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파워냉방, 롱바람’ 기능은 시원하고 강력한 직진 바람으로 넓은 실내 구석구석까지 빠르게 냉방해 준다. ‘쿨샤워’ 기능은 바람을 위아래로 내보내 찬바람이 사용자에 몸에 직접 닿지 않게 해 예민한 사용자도 불편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

캐리어 에어컨 ‘에어로 18단’과 ‘제트 18단’에도 AI 기능이 적용됐다. 사용자가 별도로 온도와 바람 세기를 설정하지 않아도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만든다.

‘인공지능 쾌적 맞춤바람’은 단순히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자동 운전과 달리 실내 온도, 평균 복사 온도, 기류 속도, 상대 습도 등을 스스로 측정해 최적의 냉난방을 구현한다.

이 기능은 캐리어 에어컨과 서울시립대 연구진이 1년여 기간에 걸쳐 개발한 혁신 기술로, 인간과 실내 환경을 통계 분석한 열 쾌적도(PMV) 모델을 냉방 시스템에 응용한 것이다.

최근에는 공기 청정 기능을 탑재한 에어컨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 들어 미세먼지 제거 기능을 탑재한 에어컨의 판매 비율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창문을 열지 못하면서 체감 더위가 더욱 심해졌고 실내에서라도 쾌적한 공기를 누리고 싶은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주문이 폭주하며 설치 대기시간이 길었던 것을 고려해 구매를 서두르고 있는 고객들까지 몰려 수요가 더욱 늘었다”며 “때 이른 더위와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며 공기 청정 기능이 탑재된 에어컨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s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