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동국제약, 지난해 400억 매출…유한양행·동화약품도 출사표
제약업계, 화장품 시장 ‘판’ 키운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에 입점한 동국제약 헬스&뷰티숍. /동국제약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제약·바이오업계가 화장품 시장에 연달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화장품 사업은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의약품과 달리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비로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동국제약·대웅제약·셀트리온 등에 이어 최근엔 국내 매출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1호 제약사인 동화약품도 올 하반기 화장품 브랜드 론칭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동국제약, 홈쇼핑 대박 이어 백화점 입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동국제약이 가장 공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최근 자체 헬스&뷰티숍 ‘메이 올웨이즈’를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천안)에 입점했다. 국내 제약사가 백화점에 화장품 단독 매장을 오픈한 첫 사례다. 이곳에서는 자체 브랜드인 ‘센텔리안24’ 제품을 판매한다.

동국제약은 ‘센텔라 정량 추출물’을 함유한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2015년 4월 론칭했다. 센텔리안24는 45년간 식물 성분을 연구·개발해 온 동국제약의 노하우가 집약된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다. 센텔라 정량 추출물은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 식물 성분으로, 마다가스카르 섬에 자생하는 청정원료 센텔라아시아티카의 유효 성분을 정량 추출한 것이다.

센텔리안24의 대표 제품인 ‘마데카 크림’은 센텔라 정량 추출물 외에도 동백꽃·겨우살이열매·개서어나무잎 추출물 등 8가지 특허 성분을 함유했다. 한국피부임상과학연구소의 임상 연구 결과 피부 콜라겐 생성을 증가시켜 피부 보호막 형성 및 피부 장벽 강화 작용,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진정시키는 효과 등이 확인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약업계, 화장품 시장 ‘판’ 키운다
(사진) ‘센텔리안24 마데카 크림’. /동국제약 제공

동국제약은 ‘센텔리안24’를 국내 코스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 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세럼·로션 등 기초 케어 라인에서부터 선크림, 보디 제품, 남성 라인에 이르기까지 제품군을 확대했다. 기존 홈쇼핑은 물론 면세점·백화점·할인점 등 오프라인 채널과 자체 쇼핑몰 등 온라인 채널에도 입점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홈쇼핑에서 매진 행진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화장품으로만 약 4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2006년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 이후 화장품 및 미용 전문 관계사인 디엔컴퍼니를 설립했다. 디엔컴퍼니는 병원 화장품 브랜드인 ‘이지듀’ 등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0월엔 ‘이지듀 DW-EGF크림’을 개발해 홈쇼핑에도 진출했다.
제약업계, 화장품 시장 ‘판’ 키운다
(사진) ‘이지듀 DW-EGF’. /대웅제약 제공

이지듀 DW-EGF크림은 ‘DW- EGF(sh-Oligopeptide-1)’가 주요 성분이다. DW-EGF는 세계 최초로 의약품화에 성공한 상피세포 성장인자다. 탄탄한 피부 보호막 형성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피부 고민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보령제약은 2014년 일본 다이이치산교 헬스케어와 손잡고 미백 기능성 인증 화장품인 ‘트란시노 화이트닝 에센스’를 국내에 선보였다. 이 제품에는 일본 최고 히트 상품인 트란시노의 주성분 ‘트라넥삼산’이 들어 있다. 멜라닌 생성을 차단해 근본적인 화이트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보령제약은 최근 ‘트란시노 화이트닝 클리어로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제품은 기존 트라넥삼산은 물론 각질 유연 성분(연꽃씨 발효 여과물, 살구즙)을 함유했다.
제약업계, 화장품 시장 ‘판’ 키운다
(사진) ‘트란시노 화이트닝 클리어로션’. /보령제약 제공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도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셀트리온은 2013년 화장품 기업 한스킨을 인수한 이후 2015년 12월 기능성 화장품 전문 기업 ‘셀트리온스킨큐어’를 출범시켰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직영 매장을 비롯해 백화점·면세점·홈쇼핑 등으로 유통 채널을 넓혀 가고 있다.

이 밖에 일동제약과 메디포스트 등도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동화약품, 하반기 ‘활명’ 화장품 론칭

최근엔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유한양행은 5월 초 뷰티·헬스 전문 자회사인 ‘유한필리아’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70억원이며 박종현 유한양행 부사장이 대표로 내정됐다.

유한양행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사업 다각화 전략을 위한 사내 미래전략실의 뷰티 신사업팀을 자회사로 독립시켰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트렌드에 민감한 뷰티 산업의 특성상 독립 법인 운영을 통해 전문성 강화와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유한필리아는 우선 유한양행에 필요한 뷰티 제품을 공급하고 올 3분기 자체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의 제약 기술 및 네트워크와의 시너지를 통해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물론 헬스 분야 전반으로 입지를 넓혀 나간다는 전략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단순 제품 및 서비스 제공을 넘어 고객과 생산자의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기존 뷰티·헬스 업계와 다른 진정성 있는 철학과 행동으로 차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1호 제약사인 동화약품도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동화약품은 대표 일반의약품 ‘활명수’의 생약 성분을 적용한 화장품 브랜드 ‘활명’을 조만간 본격 론칭할 계획이다.

동화약품은 활명수의 11가지 성분에서 진피·정향 등 5가지 생약 성분을 선별, 함유한 ‘활명 스킨 엘릭서’를 최근 개발했다.

올 3월 제품 선정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K뷰티 행사’에서 첫 선을 보인 활명 스킨 엘릭서는 일주일 만에 준비한 제품 전량이 완판되고 추가 주문 요청이 쇄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품은 미세먼지 등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피부 진정과 영양 공급은 물론 깊은 수분감으로 새로운 활력을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약업계, 화장품 시장 ‘판’ 키운다
(사진) ‘활명 스킨 엘릭서’. /동화약품 제공

동화약품은 관계자는 “현재 10여 개의 활명 화장품 라인업을 구축 중”이라며 “올해 하반기 본격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스메슈티컬 제품으로 기존 화장품 시장의 판을 키우고 있다”며 “화장품 사업을 수익 모델로 삼아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