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노브랜드’ 활용, 지역 상인들과 손잡고 상권 부활 및 창업 메카 조성
이마트, 상생의 정석 선보인다…구미에 상생스토어 오픈
(사진) 노브랜드 구미 상생스토어. /이마트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24년간 방치됐던 전통시장의 일부 공간이 ‘상생형 유통 모델’로 재탄생했다.

이마트는 경북 구미시 선산읍 선산봉황시장에 청년 상인들이 주축이 된 ‘청년몰’과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를 6월 27일 오픈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지난해 8월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 이어 둘째다. 당진 전통시장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 2자 협업 형태였다면 구미 선산봉황시장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청년 상인이 어우러진 삼각편대다. 전통시장 활성화는 물론 새로운 청년 창업 모델까지 만든 셈이다.

이마트는 선산봉황시장 A동 2층 면적 중 420㎡(약 125평)를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꾸몄다. 바로 옆에는 17명의 청년 상인이 운영하는 ‘청년몰(250평)’을 조성했다. 상생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청년몰을 거쳐야만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구미 상생스토어는 상품 구색도 기존 상생스토어와 다르다. 당진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의 주력 상품인 신선식품 대신 가공식품과 생활용품만 판매한다.

반면 구미 상생스토어는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외에 생선과 조개 등 일부 수산물도 구비했다. 시장상인회가 시장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산물 판매를 이마트에 요청해 온 데 따른 조치다.

◆30대 청년 상인의 꿈이 현실로

진화된 상생 모델은 선산시장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김수연(39) 씨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김 씨는 2015년부터 시장 1층에서 천연비누 등의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김 씨를 포함한 8명의 청년 상인이 점포를 운영하며 꿈을 키웠지만 현재는 김 씨 가게 등 2개의 청년 점포만 남을 정도로 영업 환경이 악화됐다. 다른 점포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던 김 씨는 당진 전통시장에 오픈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김 씨는 직접 시장 상인들에게 상생스토어에 대해 설명하고 유치에 관한 동의를 구했다. 시장상인회는 올해 2월 이마트에 먼저 상생스토어 개설을 제안했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지난해 당진 전통시장에 첫선을 보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청년 상인과 협의를 통해 더 나아진 형태의 상생 모델로 진화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경제 주체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진정한 상생을 이룰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