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록시땅×디자인 알레, 루이비통×슈프림 등 트렌드세터들에게 인기몰이

[한경비즈니스=김민지 인턴기자] 소비자의 취향에 맞고 이색적인 재미를 제공하는 팝업 스토어가 진화하고 있다.

팝업 스토어는 단기적으로 열었다가 사라지는 매장으로, 짧은 시간 동안 신규 제품이나 한정 품목을 전시 및 판매해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최근 단독 팝업 스토어보다 ‘컬래버레이션(협업)’ 팝업 스토어들이 더욱 눈에 띈다. 경영 철학이 맞는 브랜드들이 협업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더 강하게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트렌드세터들은 유명 브랜드들이 펼치고 있는 컬래버레이션 팝업 스토어에 열광하고 있다.

◆ 오감이 즐거운 컬래버레이션 팝업 스토어
‘취향 저격’ 컬래버레이션 팝업 스토어가 유통 대세로
(사진) 록시땅이 디자인 알레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탄생시킨 ‘버베나 가든’ 팝업 스토어./록시땅 제공

록시땅은 코엑스 파르나스몰에서 7월 3~16일 ‘버베나가든’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이번 팝업 스토어를 위해 록시땅은 국내 유명 조경 디자인 브랜드 ‘디자인 알레’와 협업했다. 그린 인테리어의 선두 주자로 불리는 디자인 알레와의 협업을 통해 록시땅은 본고장 프로방스 스타일의 정원을 꾸미며 고객들이 신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안주희 록시땅 마케팅 디렉터는 “평상시 디자인 알레의 이념에 많이 공감해 왔고 록시땅이 가진 철학과 많은 부분이 일치해 이번 컬래버레이션 팝업 스토어를 기획하게 됐다”며 협업 이유를 밝혔다.

록시땅의 경영 이념은 감각을 중시하자는 것이다. 단순히 고객들에게 제품을 소개하기보다 고객들이 자연과 원료를 체험해 ‘오감 만족’시킬 수 있는 팝업 스토어를 탄생시킨 것으로, 록시땅이 내세우는 차별화 전략과 일치한다.

이를 위해 록시땅과 디자인 알레는 록시땅의 베스트셀러 화장품 라인인 ‘버베나’ 라인의 주원료 버베나 허브로 팝업 스토어를 꾸몄다. 팝업 스토어를 방문한 고객들은 매장을 자유롭게 산책하며 허브를 만지고 향기를 맡아볼 수 있다.

안 디렉터는 “실내에 정원을 꾸며서인지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리고 새소리와 바람소리의 효과음도 들려 실제로 자연 속에 들어와 쉬고 가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감각의 즐거움’을 중요시하는 록시땅은 시각장애인 후원에 앞장서며 모든 제품 패키지에 점자를 새겨 왔다. 이번 팝업 스토어에서도 마찬가지로 방문 고객들에게 이름이나 메시지가 담긴 점자 책갈피를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록시땅×디자인 알레 컬래버레이션 팝업 스토어는 브랜드의 자연 친화적 이미지를 강조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기존에 갖고 있던 브랜드의 고정관념을 바꾸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

록시땅은 그동안 여름보다 보습이 필요한 겨울에 적합한 브랜드로 알려져 왔다. 안 디렉터는 하지만 “팝업 스토어에서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본 고객들이 버베나가 여름철 라이프스타일에도 적합하다는 것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 명품과 스트리트 패션의 만남
‘취향 저격’ 컬래버레이션 팝업 스토어가 유통 대세로
(사진) 서울 청담동의 ‘루이비통×슈프림’ 팝업 매장 앞에서 애호가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한국경제신문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과 ‘뒷골목의 명품’으로 불리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슈프림(Supreme)이 협업한 컬래버레인션 팝업 스토어도 인기를 모았다. 양 브랜드는 서울을 포함한 전 세계 8개 도시에서 이벤트를 진행했다.

두터운 마니아 층을 자랑하는 슈프림은 매주 목요일 온·오프라인상에서 한정 수량의 신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매주 수요일 오후부터 전 세계 슈프림 매장 앞에는 밤새워 줄을 서 기다리는 애호가들이 많다.

루이비통의 아트 디렉터 킴 존스는 “뉴욕 남성 패션에서 더 이상 슈프림을 빼놓고 대화할 수 없다”며 슈프림과의 협업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전 세계 젊은 층들 사이에 신드롬을 일으키는 슈프림과 전통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강한 루이비통의 협업은 제품의 희소성과 소장 가치를 자극했다.

루이비통×슈프림 컬래버레이션 팝업 스토어가 열린 서울 청담동 루이비통 플래그숍 앞에는 며칠 동안 밤새워 줄을 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유동인구가 적어 한적하던 청담동 명품거리가 오랜만에 사람들로 시끌벅적했다. 6월 30일에 시작된 1차 판매는 출시 사흘 만인 7월 2일 전량 완판됐고 7월 7일 2차 팝업 스토어 또한 오픈 사흘 전부터 노숙과 대기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가 즐거운 컬래버레이션 팝업 스토어는 아니었다. 매장 앞에는 브랜드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한정판 되팔기를 목적으로 줄을 선 ‘리셀러(재판매자)’들도 상당했다. 현장에는 루이비통 쇼핑백을 들고 다니며 매장 입장 대기자들에게 실제 판매가보다 비싼 가격에 흥정하는 리셀러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국내외 유명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선 기존 가격의 3~4배 이상을 요구하는 리셀러들의 판매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만큼 양 사의 컬레버레이션이 ‘파괴력’ 있다는 증거다.

evelyn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