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137호 (2017년 09월 11일)

“해외 선사와 경쟁할 ‘메가 캐리어’ 키워야”

[한진해운 법정관리 1년] 이윤재 한국선주협회 회장 인터뷰, “친환경 해운 시대 위한 지원책 간절해”


(사진)이윤재 한국선주협회 회장. (/한국선주협회 제공)

이윤재 한국선주협회 회장 약력

1945년생. 1969년 성균관대 경상대 졸업.
1985년 한국외국어대 무역대학원 해운경영학과 졸업.
1970년 흥아해운 입사. 1977년 흥아해운 동경사무소 소장.
1978년 흥아해운 서울사무소 영업부장.
1980년 흥아해운 이사. 1985년 흥아해운 대표이사 사장.
2004년 흥아해운 대표이사 회장(현).
2000~2013년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 대표이사 회장.
2013년 한국해사재단 이사장(현). 2013년 한국선주협회 회장(현).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한국 해운을 둘러싼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요즘, 국내 선사 간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한국선주협회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이윤재 한국선주협회 회장은 40년간 해운업계에 몸담아 온 국내 해운업의 ‘큰형님’이다. 이 회장은 “한국 선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세계 7위를 자랑했던 한진해운이 법정 관리를 신청한 지 1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선주협회 측에서 파악한 현 해운 시황은 어떠합니까.

“국내 화주들은 총선복량 60만TEU였던 한진해운과 40만TEU인 현대상선의 서비스망을 통해 전 세계에 화물을 수출했지만 한진해운이 소멸하며 해외 선사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남아 있는 외항 선사인 현대상선과 SM상선의 서비스는 미주 서안에만 국한되고 유럽이나 미주 동안, 남미 지역 서비스는 외국 선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화주들의 불만이 큰 상태입니다.

화주뿐만이 아닙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 선사의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외국 선사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습니다.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의 선복량은 총 390만TEU에 달합니다. 한국이 국적 선사 하나를 잃어버린 사이 중국 코스코는 차이나시핑컨테이너라인(CSCL)과 홍콩 선사 오리엔트오버시즈컨테이너라인(OOCL)을 인수해 244만TEU를 보유한 단일 선사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일본 선사인 니혼유센(NYK)·K라인·쇼센미쓰이(MOL)도 통합(총선복량 144만TEU)했습니다. 반면 우리는 현대상선의 34만TEU, SM상선의 12만TEU로 글로벌 선사와 경쟁해야 합니다.”

선주협회 측은 현재 한국 해운이 겪고 있는 위기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다고 보십니까.

“외부적 요인으로는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세계경제가 침체되며 해운에도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위기 상황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 큽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해양수산부가 폐지되며 해운 산업에 대한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없었고 4대강 사업에 치중하면서 해운 산업에 대한 정책이 미흡했습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무리한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채권단은 채권 회수에만 몰두했습니다. 국내 정책 금융회사들은 국내 선사에 19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는 동안 외국 선사에는 5배 이상인 109억 달러의 선박금융을 지원하며 위기를 가중시켰습니다.

외국은 자국 해운사들의 위기 극복을 위해 대규모의 자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2009년 이후 중국은 252억 달러, 덴마크는 67억 달러, 프랑스는 1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선주협회는 최근 국내 선사들이 모인 컨소시엄 결성을 주관하며 위기를 맞은 한국 해운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한국 선사들을 살리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요.

“원양 컨테이너 항로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1만5000TEU급 이상의 초대형 친환경 선박이 확보돼야 합니다. 국내 선사들도 적극적으로 M&A에 나서며 선복량 100만TEU에서 200만TEU를 보유한 ‘메가 캐리어(mega carrier) ’를 키워야 합니다.

아시아 역내를 취항하는 근해 선사들의 경쟁력도 강화해야 합니다. 우선 아시아 역내 선사들도 50만TEU 이상의 선복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최근 선주협회 회원사 14곳이 뭉친 한국해운연합이 내년 출범을 예고했습니다. 한국해운연합의 결성 취지와 기대 효과는 무엇입니까.

“그동안 원양 선사와 근해 선사는 서로 구분된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원양항로 상황이 악화되고 파나마 운하의 개통으로 기존 원양항로를 기항하던 선박들이 근해로 밀려오면서 또 다른 출혈경쟁이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부작용을 미리 막기 위해 선사 간 협력으로 서로 공감대를 찾으려고 합니다.

향후 한국해운연합이 자리 잡는다면 해외의 새로운 항로를 개척해 선사들의 신규 수익 창출도 가능해질 것으로 봅니다.”

선사들은 날로 엄격해지는 국제사회의 환경 규제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일례로 선박평형수관리협약이 2019년 9월 8일 시행되며 온실가스 저감 대책과 황산화물 배출 규제 또한 적용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다가오기 전에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요.

“국제 환경 규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한국 선박은 2020년부터 운항을 중단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협회가 파악한 것에 따르면 한국 선박 중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 설치 선박은 925척 중 172척(19%)입니다. 81%에 해당하는 753척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 황산화물 규제에 대한 대응 또한 미흡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세 가지의 대책을 세울 수 있습니다. 첫째, 선박평형수관리협약 시행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협약 시행일인 2019년 9월 8일 이전까지 모든 선박에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를 설치할 수 있도록 국내 금융회사와 정부의 금융 지원이 필요합니다.

둘째, 황산화물 저감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국내 정유업계가 저유황유를 생산하거나 혹은 2조~3조원 규모의 펀드를 구성해 해운업계의 오염 물질 저감 장치(Scrubber) 설치를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국내 기자재업계는 효율성 높은 오염물질 저감 장치를 개발해야 합니다. 현재 국내 업체
의 장치 개발이 미흡해 선사들이 해외 제품을 이용함으로써 국부 유출이 심각합니다.”

한국선주협회는
1960년 설립된 후 국내 해운 산업 발전과 회원사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회원사는 총 169개이며 선사들의 총 보유 선복량은 2017년 7월 말 기준으로 총 6355만4726DWT(재화중량톤수)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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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9-1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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