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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체임버’ 출시…생명 살리는 사명감으로 제약 업(業)의 본질에 충실
수액 점유율 1위 JW중외그룹, 차세대 수액 시장 잡는다
(사진) JW당진생산단지에서 직원들이 기초 수액 제품을 확인하고 있다. /JW중외그룹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기초 수액제는 응급 환자 등의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퇴장 방지 의약품(퇴출 방지 및 생산 장려를 위해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필수의약품) 중 하나다. 기초 수액제의 가격은 생수보다 저렴해 대부분의 제약사가 생산을 꺼린다.

JW중외그룹은 1959년부터 수액제를 생산해 오며 국내 공급량의 4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환자 치료에 필수적이지만 수익성이 낮아 제약사가 생산을 기피하는 퇴장 방지 의약품은 총 755개 품목이다. JW중외그룹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총 140개 품목(JW생명과학 20개 포함)을 생산 중이다.

JW중외그룹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사명감으로 제약 업(業)의 본질에 집중하고 있다.

◆3-체임버 시장 글로벌 넘버원 목표

JW중외제약은 2002년 수액 부문을 분리해 수액 생산 전문 회사인 JW생명과학을 설립했다. 제약 부문과 수액 부문이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이는 이질적 산업인 점을 반영한 조치다. 2006년에는 16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수준의 수액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수액은 과거 ‘영양 보충’이라는 보조 개념이 강했다. 하지만 1970년대 전 세계적으로 TPN(Total Parenteral Nutrition) 개념이 도입되면서 수액 또한 치료제의 일종으로 진화하고 있다.

TPN은 환자의 영양 결핍 상태를 분석해 나타난 적정량의 탄수화물(포도당)·단백질(아미노산)·지방(지방산) 등을 정맥에 투여하는 방법을 뜻한다. 일반 수액으로는 불가능하던 충분한 양의 영양소를 환자에게 공급해 면역력을 높여 조기 회복, 합병증 감소 등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수분과 전해질 보충을 목적으로 하는 기초 수액과 아미노산 영양 수액 등을 병원 무균실에서 환자에게 맞는 조성 비율로 조제해 정맥에 투여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주성분인 포도당과 아미노산을 한 용기에서 혼합하면 화학적 불안정성으로 48시간 이내에 환자에게 투여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간혹 오염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00년대 들어 2개 또는 3개의 구획에 각각 포도당·아미노산·지방산을 담아 뒀다가 사용 직전 혼합해 쓰는 신개념 수액 ‘3-체임버 영양수액’이 출시됐다.

지난해 3-체임버 영양수액의 글로벌 시장은 8530억원 규모로, 3년 만에(2014년 6740억원) 약 27%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회사별 매출은 프레지니우스카비가 47%(3970억원)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박스터 30%(2540억원), 비브라운 10%(890억원), JW중외그룹 5%(420억원) 순이다.

JW중외그룹은 2013년 오메가3 성분을 함유한 3세대 3-체임버 영양 수액 ‘위너프’를 개발해 국내시장에 출시한 이후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JW그룹이 2020년부터 박스터를 통해 세계시장에 위너프를 본격 수출하면 연간 1000억원 수준의 매출이 추가로 발생해 관련 시장 글로벌 톱3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JW중외그룹 관계자는 “위너프는 국내 출시 전인 2013년 미국 박스터와의 수출 계약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한 바 있다”며 “2020년 글로벌 톱3 도약에 이어 글로벌 넘버원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수액 점유율 1위 JW중외그룹, 차세대 수액 시장 잡는다
(사진) JW당진생산단지 전경. /JW중외그룹 제공

◆경쟁력 원천은 ‘오리지널 파이프라인’

자체 신약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들은 그동안 다국적 회사의 오리지널 품목을 공동 판매하면서 외형을 키워 왔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단기간 내 외형 성장은 가능하지만 이익 측면에서는 수수료 수준에 그치는 등 한계가 분명하다. 특히 국내 제약사가 다국적사의 판매 대행사로 전락하는 회의적 시각과 함께 판권 회수에 따른 리스크도 상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에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 공동 개발을 통한 독점 판권을 확보하는 전략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국내 제약사가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해 자체적인 연구·개발(R&D) 역량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JW중외제약이 대표적 케이스다.

JW중외제약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트루패스’, 당뇨병 치료제 ‘가드렛’,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악템라’ 등 다수의 오리지널 신약을 확보했고 추가 계약을 이어 가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올해 5월 로슈그룹 주가이제약이 개발 중인 A형 혈우병 치료제 ‘에미시주맙’의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재팬타바코와 신성빈혈 치료제 ‘JTZ-951’에 대한 국내 임상과 판권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에미시주맙은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우선 심사 적용을 받아 내년 2월께 허가가 예상된다. 주 2~3회 정맥주사를 해야 했던 기존 치료제와 달리 에미시주맙은 주 1회 피하주사로 효과가 지속된다.

제약 산업 분석 업체인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에미시주맙은 현재 글로벌 임상 3상 중인 신약 후보물질 중 가장 가치 있는 프로젝트 11위에 랭크됨과 동시에 연간 16억3500만 달러의 매출 실적이 예상된다.

JW중외제약의 ‘파이프라인 확대 전략’은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는 지난해 원외 처방액 4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7%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242억원을 기록, 연간 5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DPP-4 당뇨병 치료제 가드렛은 시장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43억원의 원외 처방 실적을 올려 출시 2년 만에 연간 10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

2013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시장에 뛰어든 악템라 또한 올해 매출 120억원(지난해 98억)을 목표로 한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트루패스는 특허 만료에 따른 약가 인하에도 불구하고 100억원대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자리 잡았다.

구자용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국내 제약 시장은 경쟁력 있는 약물을 보유한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오리지널 파이프라인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지속 성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