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가상-현실 세계 잇는 ‘스마트 공장’ 필수 토대…다수의 기업 시스템과 호환 '개방성' 특징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 네덜란드 동겐에 자리한 코카콜라 공장은 최근 시스템 고장으로 공장 가동이 불가한 이른바 다운타임(휴지 시간) 발생률이 15% 정도 단축됐다.

지멘스의 산업용 클라우드 솔루션인 ‘마인드스피어(MindSphere)’ 플랫폼을 통해 150개 소형 모터의 작동 오류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게 됨으로써 돌발 사고에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래 스마트 공장 필수 플랫폼, '마인드스피어'
(사진) 지멘스㈜가 3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산업 자동화·스마트공장 전문 전시회 '오토메이션 월드 2017(Automation World 2017)'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개방형 IoT 운영 시스템인 마인드스피어를 한국 시장에 첫 선보였다. 지멘스 마인드스피어 담당자가 현장에서 데이터가 플랫폼으로 수집되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지멘스 제공

최근 거대한 변화의 물결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스마트 공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 공장은 가상-현실 통합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을 통해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결합하는 똑똑한 공장을 말한다.

스마트 공장의 컴퓨터 내에서 실재할 모든 것을 가상으로 설계하고 생산해 보고 시제품 시뮬레이션까지 마치고 난 뒤에야 현장에 이를 내놓기 때문에 다운타임이나 유지비용은 낮추고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미래 공장 구현하는 핵심 플랫폼

코카콜라의 사례는 스마트 공장의 단적인 예다. 이 회사가 사용한 지멘스의 마인드스피어는 스마트 공장을 동작하고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토대가 되는 주요 플랫폼 중 하나다.

마인드스피어는 전기전자 기업 지멘스가 자사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의 개방형 사물인터넷(IoT) 운영 시스템이다. 쉽게 말하면 공장이 스스로 알아서 운영할 수 있도록 개발된 운영체제다.

공장 내 모든 장비를 연결하는 산업용 클라우드 솔루션 마인드스피어는 제품의 디자인 설계부터 생산과 품질관리에 이르는 각종 디지털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유기적 연결은 공급망 전체 가치 사슬을 자동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활용된다.

특히 기계나 플랜트 등 어떤 제조업체든 간단하게 연결해 안전하고 쉽게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편리하다. 데이터 분석과 연결 기능, 개발자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는 ‘개방형 생태계’를 기반으로 설계돼 기업 경계를 넘나들며 데이터를 교환하고 다양한 범위의 여러 가지 제품과 환경에 연결할 수 있다.

플로리안 바일 지멘스그룹 마인드스피어 영업총괄은 “산업 현장의 모든 설비는 구입 시점과 무관하게 마인드스피어에 즉각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며 “마인드스피어는 자사는 물론 파트너사의 설비와도 연결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솔루션 설계자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는 폭넓은 자원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스마트 공장 필수 플랫폼, '마인드스피어'
(사진) 마인드스피어 개념도. 개방형 IoT 운영 시스템인 지멘스 마인드스피어는 기계·공장 등 제조 기업들의 자산을 간단하고 안전하게 연결해 준다. /지멘스 제공

업계에 따르면 많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 제공에 특화된 자사만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마인드스피어 만큼 개방적인 플랫폼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시장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분석(애널리틱스)에 중점을 둬 개방성을 강조한 ‘플러그 앤드 플레이’ 방식에 맞춰 고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조업체마다 생산 시스템이 각양각색인 만큼 스마트 공장 플랫폼 업체에는 가능한 한 다수의 기업 시스템과 호환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지멘스의 마인드스피어를 채택한 업체는 코카콜라·아마존·액센츄어·SAP·마이크로소프트 등 100여 개다.

지멘스가 올 상반기 한국 시장에서 마인드스피어를 처음 선보이면서 안산 반월·시화 산업단지에 구축하고 있는 ‘데모 스마트 공장’에도 마인드스피어가 사용되고 있다.

한국법인 지멘스(주)는 앞으로 이 데모 스마트 공장을 새로운 제조 및 IT를 실제 생산 환경에 적용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테스트베드 역할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다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생산 단가와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미래의 공장 모습을 구현할 계획이다.

마인드스피어는 △예측 유지·관리 △에너지 데이터 관리 △자산 최적화에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 또 기계나 공장 같은 제조 기업들의 자산을 간단하고 안전하게 연결해 준다.

또한 마인드스피어에 연결된 여러 장비나 자산의 데이터들은 아시아·미국·유럽 3곳의 사이버보안모니터링센터에서 관리된다. 데이터센터 안의 모든 데이터는 암호화돼 고객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데이터 통제권을 얻을 수 없다.

바일 마인드스피어 영업총괄은 “모든 제조업체들이 대규모의 투자나 서비스 비용 증가 없이도 디지털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마인드스피어의 지향점”이라며 “공장의 디지털화는 제품과 서비스, 사업과 영업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