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 글로벌 인재 포럼 2017] 세계적 기업 임원들이 말하는 ‘지능 정보 사회와 미래 인재’
초등학생 65%, 새로운 일자리 갖게 돼...미래 필요한 역량 갖춰야
(사진) 글로벌 인재 포럼 2017에서 좌장을 맡은 황영기(왼쪽부터) 금융투자협회 회장, 안잔 고시 인텔 기업사회공헌그룹 아태지역 총괄, 폴 김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부원장, 레기 맥렌던 보잉인터내셔널 인적자원(HR)담당 부사장이 기조 강연에서 청중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지금 초등학생의 65%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를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준비시켜야 할까요.”

폴 김 미국 스턴퍼드대 교육대학원 부원장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한국경제신문사 공동 주최로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11월 1일 열린 ‘글로벌 인재 포럼 2017’ 기조 강연에서 이런 화두를 던졌다.

기조 강연의 주제는 ‘지능 정보 사회와 미래 인재’였다. 이날 참석한 연사들은 모두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혁신’을 강조했다.

◆다음 세대 기술 혁신 준비해야

미래를 바꿀 기술 혁명은 이미 변화를 거듭하며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많은 직업이 기계로 대체되고 새로운 사고가 필요한 업무와 직업이 새로 생겨나는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 엄청난 속도의 기술 진보로 인간이 기술을 따라잡지 못해 생기는 여러 문제 상황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를 이끌어 갈 다음 세대는 기술 혁신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지능 정보 사회와 미래 인재’ 섹션의 첫째 강연자로 나선 안잔 고시 인텔 기업사회공헌그룹 아태지역 총괄은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미래 직업이 무엇인지 모르고 현재 교육은 미래 일자리가 요구하는 역량들을 가르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급격한 역량 부재를 걱정하며 해법을 제시했다. 우리는 다가올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고시 총괄은 인재 개발 방법이 아주 근본적이고 급진적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익숙했던 학습의 주기가 달라져야 한다”며 “빠르게 학습하고 재학습하고 적용하고 적응하며 민첩한 학습, 지속적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 인재 양성에 대해 인텔이 제시한 비전은 ‘인텔 혁신 세대’다. 고시 총괄은 “인텔은 세계 청년들의 기술 역량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혁신의 민주화를 목표로 청년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 랩’을 한국의 10개 학교에 설치했고 2019년까지 17개교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시 총괄은 인텔 혁신 세대로 선정된 이건모 군(영등포고 3학년)을 무대로 불렀다. 이군은 시각장애인이 계단을 한 칸씩 오를 때마다 음악 소리가 나는 ‘피아노 계단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인텔은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서 연방정부와 함께 싱크랩스(think labs)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오지에 있는 졸업생들이나 학생들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고시총괄은 “청년들에게 이런 기회를 주려면 단일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안 되고 정부, 기술 생태계, 학계 등 모든 기관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와 지식의 재학습 필요

둘째 강연자로 나선 폴 김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부원장은 새로운 세대의 일자리(collar job)는 블루칼라나 화이트칼라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 초등학생의 65%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를 갖게 된다”며 “미래 학생들은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메이커(maker)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한국의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설계한 새로운 교통 시스템과 임산부를 위한 주차 시스템, 5학년 학생들이 로봇으로 심장 수술을 집도한 사례를 들며 “아이들은 누구나 혁신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

요한 것은 직접 과학 실험이나 팀 기반 문제 해결 등 경험을 충분히 쌓게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정 과목만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융합적 교과과정을 만들고 전자 기기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교육으로 디지털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인식’이다. 그는 “학교는 여전히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려는 수동적 학습법에 머무르고 있다”며 “교사들은 가르치는 ‘티칭’이 아닌 ‘코칭으로 자신의 역할을 전환할 때”라고 말했다.

교사의 역할이 학생 개개인의 학습 정도, 강점과 약점 등을 평가하고 역량에 따라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김 부원장은 마지막으로 ‘내일 죽을 것처럼 살고 평생 살 것처럼 배우라’는 마하트마 간디의 명언을 인용하면서 변화를 빠르게 이해하고 사고를 개혁하는 ‘지식과 사고의 리부팅’을 강조했다.

◆인재가 구글·페이스북으로 몰리는 이유

레기 맥렌던 보잉인터내셔널 부사장은 전통적인 기업이 새로운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해법을 들려줬다. 맥렌던 부사장은 “보잉 앞에 놓인 도전 과제는 구글·페이스북·아마존으로 몰리는 인재를 제조회사인 보잉으로 유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맥렌던 부사장이 처음 부임했을 때 보잉의 평균연령은 42세였다. 그는 “생산 변화를 위해서는 인재 변화가 필요했다”며 “과거에는 단순히 승진을 통해 인재를 유치했다면 기술이 역동적으로 변하는 현 상황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가진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임시직이나 계약직의 비율도 늘려 가고 있다. 젊은 세대가 원하는 새로운 취업 형태에 맞춰 노동환경을 엄격하게 규제해 놓지 않는다.

보잉은 머신 러닝 등 첨단 기술로 무장하며 공장이 자동화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맥렌던 부사장은 “기술이 변함에 따라 기술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며 “기존 인력의 은퇴 시점이 다가오는 것과 함께 대대적인 인력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