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 신한카드]
명동 10년사 마감, 사옥 이전 후 조직 문화 혁신에 박차 가할 것
을지로 시대 연 신한카드, '디지털 조직 문화 혁신' 박차
(사진) 조용병(왼쪽 넷째)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영진(왼쪽 셋째) 신한카드 사장, 이성은(왼쪽 둘째) 신한카드 노조위원장과 직원들이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11월 30일 열린 사옥 이전식에 참여해 커팅식을 가졌다. /신한카드 제공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신한카드가 창립 10주년(합병 법인 설립 기준)을 맞아 을지로 시대의 새문을 열었다.

2007년 10월 서울시 중구 명동 포스트타워에 입주한 이후 10년 만에 신사옥이 자리한 을지로로 이전하면서 새 시대를 선언한 것이다.

회사는 사옥 이전 후 디지털 조직 문화 혁신에 박차를 가해 카드사의 한계를 뛰어넘은 디지털 회사로 새롭게 변신하겠다는 계획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11월 30일 서울 중구 을지로 100에 들어선 파인에비뉴 A동으로 사옥 이전 작업을 마무리했다. 2007년 10월 서울 중구 명동 포스트타워에 입주한 이후 10년 만에 신사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공간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

이는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기도 하다. 2007년 당시 업계 10위권에 그쳤던 신한카드는 LG카드와의 합병으로 몸집을 키워 카드업계 1위로 도약했다.

하지만 합병으로 방대해진 조직 규모를 담아내기에는 기존 명동 사옥의 업무 공간이 지나치게 협소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지난해 삼성화재 건물 매각에 뛰어드는 등 오랜 기간 신사옥 찾기에 분주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도 이번 신사옥 이전 작업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사옥에서 제기됐던 공간 협소의 문제를 사옥 이전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그 대신 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 등을 고려해 다시 셋방살이를 시작하기로 했다.

회사는 무엇보다 이번 사옥 이전으로 조직 간 시너지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옥 이전으로 그간 흩어져 있던 업무 공간이 한곳 에 모이게 됐기 때문이다.

2011년 준공된 파인에비뉴는 총면적 6만5657㎡, 지상 25층, 지하 6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으로, 신한카드는 이 중 지상 2~3층과 14~25층을 업무 용도 및 부속 시설로 사용하며 본사 임직원 1400여 명과 외주 직원 등이 입주한다.

임 사장 역시 이번 사옥 이전을 통해 임직원 간 소통에 주안점을 두는 등 향후 디지털 조직 문화 혁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부문은 사무 환경 자체를 스타트업 방식처럼 칸막이를 낮추거나 오픈된 회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기존의 딱딱한 업무 공간 틀을 버리고 혁신 문화를 창조한다는 임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신사옥에서 신한카드가 그리는 꿈은 앞으로 10년 내 ‘국내 10대 디지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임 사장은 “향후 디지털화 여부가 금융회사의 생존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신한카드는 카드사의 한계를 넘어 디지털사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국내 10대 디지털 기업, 글로벌 수익 비율 10% 이상 확대, 신성장 영업 자산 10조원 돌파 등 ‘트리플 텐(10)’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인프라에 투자를 확대하고 디지털 분야 인력을 전체 인력의 50% 수준으로 늘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사옥 이전, 디지털 기업 성장의 일환

또한 다양한 이종 산업 및 디지털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미 임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올 10월 글로벌 지불 결제의 리더인 ‘페이팔(PayPal)’과 손잡고 디지털 지불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카드업계에서 모바일 플랫폼은 카드사의 미래 성장성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도구로 보고 있다. 이번에 신한카드가 제휴한 페이팔의 플랫폼은 세계 200개국 이상에서 사용할 수 있고 100개 이상의 통화로 거래할 수 있으며 56개의 통화로 인출할 수도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사옥 이전을 계기로 고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 한뜻으로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제2의 창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미래를 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을지로 시대 연 신한카드, '디지털 조직 문화 혁신' 박차
◆임영진 사장이 그리는 미래

“신한카드의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올해 3월 취임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꿈은 드높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에 최고의 순간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임 사장은 취임식에서 “사람은 꿈의 크기만큼 자란다는 말이 있듯이 새롭게 꾸는 더 큰 꿈이 신한카드를 더 크게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이 그리는 꿈은 ‘디지털 퍼스트’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가치를 제공해야 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를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소비 침체가 이미 포화 상태인 국내 카드 시장을 급속도로 위축시킬 수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와 신사업 육성을 가속하겠다.”

목표를 위해 임 사장이 강조하는 것은 임직원 간 소통이다. 신사옥 이전의 목표가 소통이었듯이 취임 초부터 직원과의 소통에 힘써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커피 2잔’이다. 점심식사 후 자신의 커피 한 잔 외에 동료의 커피도 한 잔 건넴으로써 조직 문화를 자연스럽게 탈바꿈하자는 것이다.

그 역시 직원과의 소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호프집에서 직원 100여 명과 호프데이를 가졌고 올해 입사한 신입 사원들과 함께 봉사 활동을 진행하는 등 수평적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