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149호 (2017년 12월 06일)

이유있는 중견건설사의 '거침없는 질주'

[스페셜 리포트Ⅱ : 중견 건설사]
한신공영·한라·두산건설, 영업익 100% 이상 늘고…동부·중흥건설 ‘1조 클럽’올라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최근 수년간 이어진 중견 건설사의 질주는 올해도 계속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견 건설사들은 주택 사업으로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내실 위주의 사업과 정비 사업 시장 진출 등의 사업 다각화로 성장을 꾀했다.

특히 대형 건설사 일색이던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 중견 건설사들의 활발한 수주가 돋보였다. 서울 강남권 등은 여전히 대형사들이 득세를 보였지만 경기·인천 등 수도권이나 지방 광역시에서는 중견사들이 점점 수주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사진) 호반건설이 9월 27일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 개관한 ‘배곧신도시 아브뉴프랑 센트럴’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주택 호황에… 상장 중견건설사 실적↑


중견 건설사들의 실적은 올해 역시 선전 중이다. 최근 2~3년간 마무리한 주택 사업뿐만 아니라 건축 부문에서도 양호한 현금 흐름을 보이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2017년 시공능력평가 12~30위권 내 주요 중견 건설사(상장사 기준)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1653억원, 2668억원이다. 대부분의 중견 건설사는 전년 동기에 비해 실적이 올랐다.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곳은 한신공영이다.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 47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3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늘었다.

2015년부터 공급한 자체 사업을 바탕으로 턴어라운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3분기 실적이 2015년 연간 영업이익에 육박한 수준이다.

한라도 3분기 매출 4894억원, 영업이익 456억원, 당기순이익 217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9% 상승하는 등 실적 호전이 가파르다.

두산건설도 3분기 매출 3759억원, 영업이익 82억원을 올리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0% 늘어났고 계룡건설 역시 매출 5671억원, 영업이익 254억원의 실적을 거두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1% 불었다.

KCC건설은 3분기 매출 2929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60% 성장했다.

금호산업은 리스크 관리를 위한 해외 부문 축소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신규 착공 현장 원가율 개선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 증가한 145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수주와 착공 현장이 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에 따른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 중견 건설사, 정비 사업 수주 영토 확장

중견 건설사의 약진은 정비 사업에서도 눈에 띈다. 최근 3년간 주택 사업 호황으로 승승장구했던 중견 건설사들이 올해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 사업 시장에서 대형사 못지않은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

꾸준히 수주 사업지를 늘린 중견사들 가운데는 대형사도 힘들다는 ‘1조 클럽’에 가입하고 지난해보다 수주 실적을 10배 이상 키운 중견사도 있다. 이는 정부의 택지 개발 공급이 끊기다시피 해 새로운 먹거리로 도시 정비 시장의 틈새시장을 노린 결과다.

실제 동부건설은 올해 10월까지 재개발과 재건축 6곳을 수주해 총 1조100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 2곳과 강북권 재건축 1곳을 수주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동부건설은 올해 재개발 2곳(부산 감만1구역, 경기도 의왕 오전다구역)과 재건축 4곳(인천 주안7구역, 서초 중앙하이츠 재건축, 역촌1구역 재건축, 반포현대 재건축)의 시공권을 따냈다. 이는 지난해 동부건설의 정비 사업 실적이 약 5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중흥건설도 중견 건설사 가운데 정비 사업 실적이 눈에 띈다. 이 회사는 올해 5곳에서 수주 실적을 쌓아 1조1000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중흥건설의 상반기 수주 실적은 저조했지만 7월부터 9월 사이 전국에서 5개의 사업지를 연속으로 확보했다.

중흥건설은 3개월 동안 △대구 달자3지구 재개발 △대전 산성2구역 재개발 △경기도 안산 선부동3구역 재건축 △서울 강동구 천호1구역 도시환경정비 △부산 서금사 축진6구역 재개발의 사업지를 따냈다.

우미건설도 올해 수주한 정비 사업 실적이 6640억원에 달한다. 올해 △경기도 고양 능곡6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김포 북변3구역 재개발 △부산 범일3의1 구역 도시환경정비 △대전 성남동 1구역 재개발을 수주했다.

한양은 올해 창사 이후 최초로 대규모 정비 사업 시공권을 따내 내부적으로 고무적인 분위기다. 이 회사는 지난해 수주 활동이 거의 없었지만 올해 시장에 복귀해 수도권 3곳의 사업지를 확보했다.

한양은 올해 △경기도 안양 진흥·로얄아파트 재건축 △안양 역세권지구 도시환경정비 △김포 북변4구역 재개발을 수주했다. 이 가운데 김포 북변4구역 재개발은 공사비가 4900억원으로 경기도 서부권 최대 재개발 사업지로 꼽힌다.

이 밖에 중견 건설사들은 내년부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 사업 대신 사업 다각화에 열을 올렸다. 반도건설은 올해 안양경찰서 부지를 개발하는 복합 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복합 개발, 재개발, 대행 개발, 상업 시설 임대 운영에 나섰다.

특히 3월에는 세종특별자치시에 반도건설의 첫 브랜드 상가인 ‘카림애비뉴 세종’을 선보인데 이어 동탄2·김포한강신도시 등에도 분양에 나서며 100% 완판 행진을 이어 갔다. 

◆ 법정 관리 졸업한 중견 건설사의 부활

최근 인수·합병(M&A)을 통해 법정 관리를 졸업한 중견 건설사들의 부활도 돋보인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라마이다스(SM)그룹은 지난해 동아건설산업을 인수한 이후 종전 ‘더 프라임’ 주택 브랜드를 새롭게 ‘라이크 텐’으로 교체하고 분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SM그룹은 최근 ‘아너스빌’로 알려진 경남기업도 인수하면서 현재 합병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는데 브랜드 교체가 예상된다. SM그룹은 그룹 내 우방·삼라·삼라마이다스 등의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합쳐 몸집을 키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건영도 10여 년 전 LIG그룹에 인수된 이후 사명이 LIG건영으로 바뀌면서 아파트 브랜드 ‘리가(Liga)’를 써 왔다. 그러다 법정 관리에 들어간 이후 현승컨소시엄에 M&A되면서 사명 ‘건영’을 되찾고 주택 브랜드도 새롭게 ‘아모리움(Amorium)’으로 바꿨다.

현재 경기도 오산 세교신도시에 1560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대단지 ‘건영 아모리움’ 단지를 공급 중이다.

‘이지더원(EG the 1)’ 브랜드로 알려진 이지건설은 고급 주택 브랜드 ‘파라곤’으로 유명한 동양건설산업을 M&A하면서 회사명을 아예 ‘동양건설산업’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브랜드 교체 없이 ‘파라곤’ 주택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하고 ‘이지더원’ 브랜드는 이전에 라인건설과 제휴해 공동으로 출범시킨 만큼 지역적 특성이나 설계, 상품 콘셉트에 따라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 2018년이 기대되는 중견 건설사는 어디


[호반건설] 3년간 5만여 가구 분양, 대한민국 넘버원 주택 강자

2017년 시공능력평가 13위에 오른 호반건설은 최근 3년간 5만여 가구(오피스텔 포함)를 공급했다. 이는 국내 건설업 사업자로 등록된 5만여 건설사 중 같은 기간 최고 실적이다. 호반건설의 지속 성장의 요인은 크게 4가지다. 첫째, 외형 성장에 얽매이지 않고 내실 있게 성장한다는 점이다.
둘째, 보유 현금의 효율적인 활용이다. 호반건설은 ‘단 한 장의 어음도 사용하지 않고 공사비를 100% 전액 현금 결제’한다는 독특한 경영 기법을 선보이고 있다. 셋째, 신속한 의사결정 능력이다. 호반건설은 단순한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해 시장의 변화와 흐름을 놓치지 않고 대처해 나가고 있다. 넷째, 연구하는 풍토를 바탕으로 하는 역발상의 기업 문화다. 부동산 시장에서 조금은 외면당하고 있던 주상복합·오피스텔 시장에도 진출하면서도 분양 성공을 이끌고 있다.

[반도건설] 연구·개발과 상품 특화로 30대 건설사 도약

올해로 창립 38년을 맞은 반도건설은 주택·건축·토목·공공·플랜트 분야의 국내 사업은 물론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중동 자체 개발 사업 등 해외 사업 분야에도 진출해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먼저 주택 사업에서는 아파트 브랜드 ‘유보라’를 통해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전국에 6만여 가구를 분양했다. 특히 동탄2신도시에서만 총 11개 단지 1만여 가구를 선보여 동탄 최대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 경기도 안양과 일산한류월드·고양지축지구·원주기업도시에 공급한 4개 단지도 성공적으로 분양해 또 한 번 신도시 강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주택 사업에서 연이어 두각을 나타낸 반도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작년(44위)보다 17단계 상승한 27위를 기록하며 30대 건설사로 발돋움했다. 최근에는 상가 임대 관리를 비롯해 대행 개발, 도시 재생, 민간 임대, 재건축·재개발, 뉴스테이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더욱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미건설] 직원 2명으로 시작해 연매출 1조6000억 기업으로 성장

우미건설은 올해 창립 35돌을 맞았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연매출 1조60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인의 보일러 대리점에 책상 3개와 직원 2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시공능력평가 36위의 중견기업이 됐다. 그동안 건설한 아파트도 10만여 채나 된다.
올해 사업 실적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정비 사업이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840억원 규모의 인천부평아파트 1건에 그쳤지만 올해 수주액은 7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미 지난해 대비 8배가 넘는 일감을 따낸 셈이다.
우미건설은 최근 베트남 호찌민에 현지법인 ‘우미비나(WOOMI VINA)’도 설립했다. 우미건설 경영진은 최근 2~3년간 수차례 베트남을 방문해 현지 시장의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해 왔다. 우미건설은 우선 단기적 수익 창출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적인 연착륙에 중점을 두고 베트남 부동산 투자 및 운영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라건설]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에 재무구조 개선까지

‘위기를 기회로.’ 올해로 설립 37주년을 맞은 한라건설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한라건설은 경영 혁신으로 발 빠른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을 넘어 성장 가도에 들어섰다. 올해 3분기에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도 달성했다. 매출액 4894억원, 영업이익 457억원, 당기순이익 217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6.1%, 영업익 119.7%, 당기순이익 623.3%가 각각 증가한 것이다. 건축 및 주택 사업 부문 호조와 강도 높은 혁신 활동으로 원가율과 판매관리비를 개선한 결과다. 지속적인 차입금 감소로 재무 상태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 3000억원, 부채비율 210%를 기록하며 2015년 차입급 6630억원 부채비율 414%에 비해 절반 이상을 줄였다.
한라건설은 이러한 재무구조 개선을 바탕으로 대규모 기획 제안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1단지의 성공적 입주를 마쳤고 내년에 2, 3단지를 순차적 준공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 도시정비·공공공사 실적으로 내실 경영 돌입

한진중공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도시 정비 사업 분야에서 견조한 실적을 이어 가면서 주택 사업 분야에서 보폭을 넓혀 갔다. 7월 제주 노형동의 재건축 아파트인 ‘해모로 루엔’을 시작으로 10월 서울 휘경동과 응암동에서 분양에 나섰다. 특히 서울에서만 두 곳의 재개발 아파트를 성공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오랜만에 서울 시장에 해모로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수주 실적도 양호하다. 인천·수원·남양주 등의 지역에서 시공사로 선정, 도시 정비 사업 분야에서만 약 3600억원의 신규 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 밖에 약 3956억원 규모의 부산 식만~사상 도로 건설공사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등 공공 공사 분야에서 여전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내년에는 더욱 강화되는 부동산 규제와 함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지만 한진중공업은 선택과 집중의 경영전략을 기조로 원가절감과 우량 사업지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신영] 임대주택 운영사업으로 사업 다각화 모색

1세대 부동산 개발 기업(디벨로퍼) 대표 주자인 신영이 도시 재생 사업과 함께 임대주택 사업이라는 사업 다각화를 시작했다. 신영은 6월 분양한 ‘인천 구월 지웰시티 푸르지오’를 시작으로 인천 구월 지웰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지역은 과거 도심지였지만 현재 소규모 필지 단위 개발로 대로변의 일부 대형 오피스를 제외하면 업무 기능 활성화가 부족한 상태였다. 또한 인구가 도심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공동화 현상도 심각한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곳에 신영은 업무용·주거용 공간을 공급함으로써 구도심의 재생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12월에는 신영이 만든 첫 민간 임대주택 사업인 ‘지웰홈스 동대문’도 선보인다. 신영그룹의 첫 임대주택 사업으로 신영이 개발을 맡았고 신영건설이 시공을, 신영에셋이 임대 관리와 운영을 맡았다. 신영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 외에도 향후 임대주택 운영을 늘려 새로운 부동산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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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12-0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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