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서울 광화문역 인근 상권이 국내 상권 가운데 연매출과 인당 매출이 가장 높은 곳으로 조사됐다.

SK텔레콤은 상권분석 서비스인 '지오비전'을 통해 지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의 전국 주요 20개 상권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3일 발표했다.

지오비전은 위치와 인구, 지리 정보, 매출 정보, 소비업종 및 성향 등의 통계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주는 서비스다.

광화문역 상권은 지난 2013년 지오비전 조사에선 연매출 7411억원으로 주요 상권 가운데 20위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선 8배 이상 증가한 5조8355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최고 상권으로 도약했다.

광화문 상권을 도보로 10~20분 이내 이동이 가능한 시청역 및 종각역 상권과 묶으면 매출 규모가 12조7000여억원으로 증가한다.
광화문역, 강남역 제치고 전국 최고 상권 부상
젊은층을 상대로 한 상권이 밀집한 삼성역(2위)과 선릉역(3위), 강남역 북부 상권(4위)도 과거 조사와 마찬가지로 높은 연매출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선 서울시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서울시청역 인근 상권은 5년 전 1845억원의 연매출로 100대 상권 가운데 89위에 불과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3조8080억원으로 연매출 5위를 기록했다.

종각은 소비 인구가 광화문과 시청역 상권으로 일부 이동하며 5년 전과 비교해 두 단계 낮아졌지만 여전히 서울의 대표 상권 가운데 한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2013년 전국 최고 매출을 기록했던 강남역 남부는 이번 조사에서 13위까지 매출 순위가 떨어졌다. 2012년 2위, 5년 전 3위를 기록했던 압구정동은 매출 규모가 19위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강남권의 순위 하락이 눈에 띄었다.

SK텔레콤은 연중 이어진 촛불집회 등 대형 행사로 인해 소비 인구가 강북에 머문 시간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강남역 남부 상권의 연매출 순위 하락은 삼성 서초사옥 인력이 수원 삼성디지털시티로 이동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하도훈 SK텔레콤 지오비전 담당 부장은 "강남역 남부 상권의 반대급부로 삼성디지털시티가 위치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는 조사 이래 최초로 연매출 순위가 100위권 내(81위)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광화문역, 강남역 제치고 전국 최고 상권 부상
이번 조사에선 인당 월평균 매출도 광화문역이 390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강동구 천호역 인근으로, 320만원을 기록했다. 천호역 인근의 연매출은 7위에 불과했지만 인당 월평균 매출은 광화문역과 함께 300만원대를 형성했다.

천호역 인근은 이른바 '먹자골목'이 위치해 젊은 층이 선호하는 식당이 몰려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의 직장인 유동인구까지 흡수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밖에 선릉역(3위)과 삼성역(5위), 강남역 북부(6위) 등 다른 강남권도 인당 매출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집회장소의 메카로 떠오른 광화문과 인근 상권이 당분간 강세를 유지하겠지만 다수의 소비자가 한곳에 모일만한 행사가 많지 않은 만큼 강남 상권이 다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장홍성 SK텔레콤 데이터 유닛장은 "막연하게 추측하던 지난 한 해 대한민국 상권의 현황을 데이터 간 결합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소비자에게 더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