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163호 (2018년 03월 14일)

'내부인 같은 외부인’을 영입하라

[신현만의 기업 가치 100배 키우기⑤]
‘-새 사업 분야에 대한 지식·능력은 물론 우리 회사 사정도 잘 아는 인재가 좋아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Q  우리 회사는 하반기부터 신규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업을 추진할 핵심 인력이 부족합니다. 내부에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대부분이 해당 사업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사업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 적고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근무 기간이 짧습니다. 이 때문에 경험이 많은 핵심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부 임원들은 외부 영입자로 조직을 꾸리면 조직의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에 조직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야 하는데 영입 직원이 많으면 조직 결합이 약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부에서 채용한 사람들의 조직 안착률이 낮지 않을까 걱정이 많습니다.

그동안 입사한 임직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장기근속을 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기 때문입니다. 몇몇 임원들은 경험이 부족해도 내부 직원을 교육 훈련해 가면서 사업을 진행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부족한 것은 외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자는 것이죠.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이 신규 사업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에게 신규 사업을 맡기는 게 옳을까요.

 A 기업이 인재를 확보할 때 내부에서 육성할 것인지, 외부에서 영입할 것인지는 오랫동안 논란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런 논란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내부 육성만으로 경영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을 기업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인재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고 보고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영입 인재의 40%가 18개월 만에 퇴사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귀하의 회사도 당연히 인재를 영입해야 합니다. 경험이 부족한 임직원들을 데리고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최고의 인재가 투입돼도 성공하기 어려운 게 신규 사업인데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로는 선발 회사들과 경쟁할 수 없습니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도 받는다지만 인재가 충분하지 않으면 고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직원들이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의 안착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90일 안에 장악하라’의 저자 마이클 와킨스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은 고성과를 내는 핵심 인재의 40% 정도를 외부에서 영입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들을 채용하기 위해 관리자급 평균 급여의 24배의 비용을 쓰는데, 대기업 임원급은 영입 과정에서 쓰는 비용이 평균 200만 달러나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영입한 핵심 인재의 40%가 18개월 안에 해고당하거나 자진 사퇴합니다. 이들이 떠난 핵심 이유는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인재를 잘못 영입해 기업이 본 직접적 손실은 핵심 인재의 경우 그 사람 연봉의 20~40배, 일반 직원은 관리직 평균임금의 2.5배에 이릅니다.

게다가 영입한 사람들이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떠나면 임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집니다. 또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고객과 관계가 흔들리고 기업 이미지가 실추됩니다.

이 때문에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확장할 때, 구성원의 팀워크나 조직 충성도, 업무 몰입도가 중요할 때는 내부 직원을 배치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기존 사업과 다른 사업으로 다각화를 추진하거나 기술 변화가 빠른 첨단 사업을 영위할 때, 기존 경영 관행에서 탈피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때는 인재 영입을 통해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수혈 받아야 합니다.

과감한 혁신을 추진하려면 내부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니까요. 내부에서 인재 육성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는 P&G가 전문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 분야만큼은 과감하게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 영입된 임직원이 안착하지 못한 것은 적임자가 아닌 사람을 뽑았기 때문입니다. 영입 자체가 아니라 영입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또 회사의 조직 문화가 외부 인력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폐쇄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업의 성공이나 조직 발전을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영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검증을 강화하는 한편 기업 문화를 보다 개방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조직 안착률이 높은 적임자를 영입할 수 있을까요. 영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을 찾기는 참 어렵습니다. 직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에 동의하고 기업 문화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기업들이 여러 차례 인터뷰해 선발한 사람도 실제 업무에 투입되면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영입할 사람의 직무 역량과 가치관, 행동 방식을 평가하고 검증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입니다.

기업에 필요한 사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내부인 같은 외부인(outside-insiders)’입니다. 즉 회사에 부족한 기술이나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기존 직원처럼 기업 문화나 사업 내용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죠. 이런 사람은 외부에서 영입했지만 조직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중도에 이탈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내부인 같은 외부인을 원한다면 기본적으로 회사 사정을 알고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회사에 직간접적으로 물품·기술·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오래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회사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사정을 전해 들었기 때문에 조직 문화와 사업 성격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 빠릅니다.

입사자 적응 돕는 ‘전환 훈련’ 필요

인턴제도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은 인턴 기간 동안 후보자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질문에 대한 답변만으로 평가하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습니다. 후보자의 업무 역량은 물론 업무 몰입도,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 직무와 조직 문화에 대한 적응성, 고객을 대하는 태도 등을 살펴볼 수 있으니까요. 후보자도 인턴 기간 동안 자신의 적성이나 회사의 비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턴십을 거쳐 입사한 직원들은 조직 안착률이 높습니다.

세계적 광업용 기계 장비 기업인 힐티가 채용하기로 결정한 직원들에게 하루 동안 현장에서 일하는 ‘1일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루 동안 일하는 과정에서 회사와 일이 후보자에게 맞는지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회사는 후보자의 적응성이 낮을 것 같다고 판단하면 후보자에게 입사 취소를 권유합니다.

외부에서 영입한 사람들이 입사 초기에 회사와 업무에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전환 훈련(transition training)’을 실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적응 능력이 뛰어나도 새로 입사한 직원들이 조직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와킨스의 조사를 보면 핵심 인재들이 입사해 성과를 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6.2개월이나 됐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고 직급이 높을수록 적응력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임직원이 새로 입사하거나 직책과 직무를 맡을 때 전환에 필요한 교육을 실시해 이들의 적응을 돕고 있습니다. 경력자로 입사하는 임직원에게 기업 문화와 업무 상황을 알려주고 직무 수행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제공하면 조직 안착률이 높아지고 업무 성과를 내기까지 기간이 훨씬 짧아집니다.

직책과 직무가 바뀐 임직원들에게 업무 시작 뒤 90일 안에 전환 훈련을 실시하면 훈련 기간 동안 성과가 36%나 늘어나고 투자자본수익률(ROI)이 14배 증가한다는 연구 조사도 있습니다.

세계적 물류 기업인 UPS는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할 때 영입 대상자가 UPS 직장 생활을 먼저 경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문화적 부적합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영입 대상자가 조직의 가치나 문화를 미리 경험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채용 과정에서 검증을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채용 과정에서 후보자를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최고가 아닌 최적의 인재를 찾는 것이죠. 이를 위해 직무 능력은 기본이고 이들이 기업 문화에 적합한지에 관한 문화적 적합성을 따져봅니다. 그러다 보니 인터뷰 횟수가 많고 입사 절차가 깁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원자들은 심사 과정에서 지원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임직원 1명을 뽑기 위해 3~10명이 인터뷰에 나섭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하려면 최대 10차례의 인터뷰를 거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마존은 회장이 직접 나서 일대일 심층 면접을 실시합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한 해 4000명 정도를 뽑는데 8만 명 정도를 인터뷰합니다. 1명을 뽑기 위해 20명 정도를 인터뷰하는 셈입니다. 더구나 이렇게 해서 뽑은 직원들 가운데 20% 정도를 연수 과정에서 탈락시킵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임원급의 경우 후보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한 명씩 프레젠테이션을 합니다. 이렇게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다 보니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임직원 1명을 채용하기 위해 평균 6주의 시간을 씁니다.

‘외부 전문가’ 적극 활용해야

마지막으로 외부 전문가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력의 노마드(nomad)화’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기업과 개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프리랜서·계약직·임시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겁니다. 미국은 이들이 전체 노동자의 40%에 이를 정도로 비율이 높습니다. 특히 한 직장에 묶이지 않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여러 기업에 고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경쟁력의 큰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회계 감사 컨설팅 법률자문 등 전문 서비스업은 물론이고 소매업이나 금융업계는 이들을 적극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로열티를 갖춘 핵심 인력들을 조직에 배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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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3-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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