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164호 (2018년 03월 21일)

3개월째 공석 한전 신임 사장 누가 될까?

[비즈니스포커스]
-현재 후보자 면접까지 마쳐…3월 말 정기주총 전에 임시주총 열 가능성도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는 자타 공인 국내 최대 공기업이다. 매출이 약 60조원(2017년 기준)으로 국내 공기업 중 가장 많다. 직원은 2만2000여 명으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약 2만9000명)에 이은 둘째다.

덩치에 걸맞게 한전을 이끄는 수장 역시 최고 대우를 받는다. 매년 성과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2억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한다. 전체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이가 바로 한전 사장이다. 이런 한전을 이끌어 갈 신임 사장이 이르면 3월 중 결정될 예정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전 신임 사장 선임 과정은 대략 절반 정도가 진행된 상황이다. 한전은 3월 7일 신임 사장 모집 접수를 마감했다.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과 오영호 KOTRA 전 사장, 조석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전 사장, 구자윤 한양대 전자시스템공학과 교수 등이 한전 차기 사장에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이후 한전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서류 심사를 통해 지원자들을 추렸고 3월 12일 서류 심사를 통과한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을 마쳤다.

한전 같은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 기관들은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해 내·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임추위를 꾸려야 한다. 일반적으로 임추위는 내부 비상임 이사들과 이사회에서 추천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사장 공모 일정부터 서류 심사, 면접 등 전 과정에 관여한다.

지원자 중 누가 면접 대상자에 선정됐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전 임추위가 사장 후보자들을 보다 중립적이면서 공정하게 심사하기 위해 모든 선임 절차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면접에 들어간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임추위만 파악하고 있다”며 “내부 직원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아 진행 상황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일정에 대해선 어느 정도 윤곽이 나타난 상태다. 보통 임추위는 면접 결과를 토대로 적임자를 뽑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에 추천한다. 공운위는 추천 받은 이들을 3배수로 좁혀 이들 가운데 누구를 사장으로 임명할지 주주총회 안건에 부친다.

즉, 주총에서 최종 후보자가 선정되는 셈이다. 물론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최종 한전 사장을 임명하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는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현재로선 3월 말 이전에 신임 사장 내정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 확률이 높아 보인다. 한전의 정기 주총은 3월 30일로 예정돼 있지만 거기에선 신임 사장 선임과 관련한 의결이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한전은 이날 주총에서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및 별도재무제표 승인과 올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을 의결 사항에 올린다고 공시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한전이 정기 주총 이전에 임시 주총을 개최하고 신임 사장을 확정 지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전은 지난해 12월 조환익 사장이 사임한 이후 약 3개월간 수장 공백이 이어지면서 사업 지연, 인사 적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전의 협력이 필요한 원전 세일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진단이다.

특히 4월 초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출 일정이 예정돼 있는 만큼 그전에는 신임 사장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임시 주총 날짜는 아직 미정이지만 이사회에서 주총 소집에 대한 의결이 마무리되면 언제든지 열릴 수 있다”며 “한전 주요 주주인 KDB산업은행과 기획재정부·국민연금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만간 신임 사장이 내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인사 검증 등의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 등이 발생하면 정기 주총을 마치고 난 이후인 4월에 임시 주총을 열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차기 사장, 해결 과제 산적해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누가 앞으로 3년이라는 임기 동안 한전을 이끌지 여부다. 신임 한전 사장 앞에는 국내외의 수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내에서는 새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른 단계적인 사업 전환 구상이 필요하다.

또한 원전을 해외에 성공적으로 수주하기 위한 전략도 세워야 한다. 실적도 문제다. 2016년 한전은 1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인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5조8000억원으로 급감하며 반 토막이 났다. 심지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약 1300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원전 이용률 하락에 따른 전력 구입비 증가와 함께 고리 1호기 폐로 비용 등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신임 사장이 정부와의 소통과 경영 능력은 물론 전문성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이 신임 사장으로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회장은 대구상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 17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부 전신인 상공부와 통상산업부·산업자원부 등에서 두루 요직을 거쳤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에는 산업자원부 차관보(2003년)와 제1차관(2006년)을 역임한 바 있다.

경영자로서의 능력도 검증 받았다. 2007년에는 공직 생활을 마친 뒤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을 맡아 당시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지멘스를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에너지 신산업 정책에 발맞춰 한전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종갑 회장, 가장 앞선 듯

최근 10년간 한전을 이끌었던 사장들을 살펴봐도 김 회장의 내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산업부 출신 관료나 민간 기업 경영인 출신들이 도맡아 왔다. 전력 사업과 관련한 정부와의 소통이나 경영 능력이 선임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예컨대 이원걸 전 사장과 조환익 전 사장 등이 산업자원부 차관을 지냈고 김쌍수 전 사장, 김중겸 전 사장은 각각 LG 부회장, 현대건설 사장을 맡다가 한전 수장에 올랐다. 김 회장은 두 가지 경력을 모두 갖춘 만큼 내부에서도 김 회장의 사장 선임을 희망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의 최대 경쟁자로는 오영호 KOTRA 전 사장이 꼽힌다. 오 전 사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고 행시 23회로 공직에 발을 내디뎠다. 경력을 살펴보면 김 회장과 마찬가지로 참여정부에서 산업부 차관보(2004년)와 제1차관(2007년)을 지냈다.



이런 맥락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무역협회 부회장 등을 거쳐 2011년부터 약 3년간 KOTRA 사장으로 근무한 만큼 리더로서의 풍부한 경험을 갖춘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조석 한수원 전 사장(행시 25회)도 유력 후보자 중 한 명이지만 다소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다. 조 전 사장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지식경제부(현 산업부) 에너지정책기획관, 2차관(2011년) 등을 거쳤다.

가장 최근까지 산업부에 몸담았던 만큼 정부와의 소통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다만 박근혜 정부에서 한수원 사장을 맡은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구자윤 한양대 교수도 한전 사장 후보 물망에 오른다. 전문성에서는 가장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구 교수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국영 전기공사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송배전 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뽑힌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한전 비상임 이사를 지낸 경험도 있어 내부 사정에도 밝다. 하지만 직접 경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된다.

◆돋보기
발전 자회사, 한전 출신들이 대거 차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6개 발전 자회사들도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을 제외하고 모두 사장 선임이 마무리됐다. 자회사라는 특성상 주로 한전 출신들이 자리를 꿰찬 모습이다. 현재까지 임명된 5곳의 발전 자회사 사장 가운데 한전 출신들만 3명이다.

유향열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한전에서 충남본부 당진지사장, 해외사업운영처 처장, 필리핀 법인장, 해외부사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전력 분야 해외 사업 전문가로 올해 2월 남동발전 사장이 됐다.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도 한전 출신이다. 한전에서 전력연구원장, 기술엔지니어링본부장 등을 거쳤다. 박형구 중부발전 사장도 한전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보령화력 발전부 시운전과장, 한전레바논현지법인 소장 등을 지냈다. 한전에서 중부발전이 분사한 이후 중부발전 발전처장, 기술본부장 직무대행 등을 맡아오다 이번에 사장이 됐다.

관료 출신으로는 박일준 동서발전 사장이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산업국 국장,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정책관 등을 수행한 바 있다. 민간 출신 사장도 있어 눈길을 끈다. 신정식 한국남부발전 사장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장, 건국대와 중앙대 석좌교수, 전력산업연구회 회장 등을 거쳐 남부발전 사장이 됐다.

아직 한수원만 신임 사장이 내정되지 않았다. 이관섭 전 사장이 올해 1월 사임한 이후 약 2개월째 공석인데 조만간 결론이 날 예정이다. 현재 3명을 사장 후보자로 추리고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이들을 추천한 상태다.

후보자는 정재훈 산업기술진흥원(KIAT) 전 원장, 권홍기 한신대 초빙교수, 김동수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정책위원 등인데 정 전 원장이 차기 사장의 유력 후보로 꼽힌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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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3-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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