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168호 (2018년 04월 18일)

“현금서비스보다 카뱅·케뱅 대출” 곤혹스런 카드사

-연 10~15% 달하던 카드론 증가율 1%대 뚝, 이 사이 인터넷은행 여신은 7조 육박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 최근 잦은 경조사에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진 신 모(32·여) 씨. 신 씨는 모자란 생활비 20여 만원을 채워 넣기 위해 대출 상품을 알아보다가 단기카드대출(이하 현금서비스) 대신 인터넷 전문은행에서 대출 서비스를 받았다.

작년만 해도 빠르고 간편하다는 이유에서 신용카드사에서 10% 중·후반대 현금서비스나 리볼빙서비스를 신청했지만 올해에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말에 인터넷 전문은행 상품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대출 과정이 매우 간단한데다 금리도 카드사 대출 서비스보다 낮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편의성·금리 경쟁력에서 우위 

인터넷 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출범 후 1년. 최근 금융 소비자들 중에는 신 씨처럼 카드사의 현금서비스와 장기카드대출(이하 카드론) 대신 인터넷은행의 대출 상품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대출 상품이 10% 중·후반대 금리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보다 필요한 자금을 긴급히 마련하는데 훨씬 편리하고 금리도 낮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월 8일 기준으로 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KEB하나·롯데·비씨(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의 대출금리는 최저 4% 후반대, 최고 23.90%로 평균 금리는 10% 중·후반대다.

반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평균 금리는 한 자릿수다.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2월 기준 인터넷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상품은 최저 3.7%, 최대 7%이며 일반 신용 대출은 최저 3.6%, 최대 7%다.

실제 신 씨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중소기업에 1년째 근무 중인 그가 A카드사의 현금서비스를 통해 100만원을 빌리면 2월 기준 대출금리(수수료율)는 18.9%다.

동일한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에서 조회해 보니 소액 마이너스 대출인 ‘비상금대출’의 대출금리는 6.8%로 A사의 현금서비스보다 12.1%포인트 낮았다. 계산기를 두드린 그가 선택한 것은 카카오뱅크의 비상금대출이었다.

인터넷은행의 대출 상품이 신용카드의 대출 상품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카드업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더한 카드 대출 이용액은 98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0.5%(5000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증가세가 점점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금서비스는 2012년 금융 당국의 ‘리볼빙 신규 취급 제한’ 정책 이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카드론 또한 10~15%에 달하던 증가율이 2017년 1.3%로 뚝 떨어졌다.

이 사이 인터넷은행은 급격하게 성장했다. 2017년 3월 인터넷은행 제1호 케이뱅크가 출범한 지 1년째인 3월 말 기준으로 1호와 2호(카카오뱅크)의 여신 누적 금액을 더하면 총 6조8900억원에 달한다.

1년 전만 해도 2000억원, 카카오뱅크가 탄생한 직후인 2017년 8월에는 1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올해의 성장 동력으로 ‘카드론 중심의 카드 대출’을 꼽아온 카드업계에 반갑지만은 않은 소식이다.  

중금리 겨냥 상품 줄이어 

인터넷은행들이 중금리 시장을 겨냥한 대출 상품에 주력하는 것도 경쟁에 불을 지피는 대목이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전체 대출 건수 중 자체 등급 기준에 따른 4등급 이하 중신용자 고객에 대한 대출 건수는 60%에 달한다. 신용 등급 1~10등급 가운데 중간층(4~7등급)이 절반 이상에 가까울 정도로 중신용자 대상의 대출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의 대표적 중금리 대출 상품인 ‘슬림K 신용 대출’은 4월 12일 기준 최저금리가 연 4.56%, 최대금리는 한 자릿수 수준이다. ‘미니K 간편대출’은 설계부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대체 상품으로 만들어졌다. 최대 500만원까지 연 5.5% 확정금리로 마이너스 통장 가입이 가능하다.

이들 서비스 모두 재직증명서나 소득증명 관련 서류를 직접 제출할 필요 없이 24시간 365일 내내 지문이나 홍채 등 생체 인증만으로 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추후 더욱 건전한 중금리 대출 시장을 활성화할 예정”이라며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 평가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사정도 비슷하다. 이 회사의 소액 마이너스 통장 대출 상품인 ‘비상금대출’은 최대 300만원 한도로 저신용자부터 고신용자까지 전 국민의 90%를 대상으로 설계됐다. 최저금리는 연 3.95%로 회사 측은 ‘현금서비스 대비 낮은 금리’를 주요 특징으로 내걸었다.

가계 신용 대출 상품인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역시 중신용자를 겨냥한 상품이다. 중신용자는 최대한도 2000만원까지 대출 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형주 카카오뱅크 상품파트장은 “올해에는 신규 대출 상품을 내놓는 대신 기존 상품의 경쟁력을 보완하고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측은 단기적으로는 인터넷은행이 카드사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 심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윤종문 여신금융협회 선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금산분리, 자본금 확충의 어려움과 고신용 대출 위주 영업으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고객 범위에 있는 중신용자 대출까지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인터넷은행은 서비스 편의성 측면에서 카드사보다 (편의성 수준이) 높기 때문에 향후 자산 규모가 커지면 장기적으로는 중신용자까지 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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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4-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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