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 특집]
-내년부터 ‘사회적 가치’가 경영평가 등급 결정…아이템 발굴에 골몰
사회적 가치 실현, ‘에너지 공기업’이 이끈다
(사진)한국남동발전이 제주시 한경면 해역에 설치한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모습.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그동안 수익성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졌던 에너지 공기업의 경영 패러다임이 ‘사회적 가치 창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100대 국정 과제를 발표하면서 국민 전체가 누릴 수 있는 편익을 증대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는 공공기관’을 만들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 발맞춰 최근 공공기관 경영 평가 방식 역시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 내년부터 적용한다. 이에 따라 에너지 공기업들은 다양한 영역 및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 발굴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그 배경은 이렇다. 외환위기 이후 공공기관의 부채는 매년 꾸준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가 그간 공공기관의 주요 경영 방침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 결과 2013년을 기점으로 부채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공기관이 공공의 편의 증진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잊고 실적에만 연연한다는 지적이 일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운영 원리를 전환해 사회적 가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사회적 가치 실현, ‘에너지 공기업’이 이끈다
◆‘사회적 가치 구현’ 항목 신설

문재인 대통령도 그중 하나였다. 19대 국회의원이던 2014년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공공기관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비록 당시에는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법안이 폐기됐지만 대통령에 오른 뒤 100대 국정 과제에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포함하며 개선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도 최근 사회적 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춰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 평가 편람을 확정하면서 이제 사회적 가치 창출은 공공기관이 반드시 이행해야만 하는 핵심 경영 과제가 됐다.

기재부가 새롭게 마련한 편람을 살펴보면 내년부터 공공기관 유형(공기업·준정부 기관)별로 평가가 진행되는 가운데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배점이 크게 높아졌다. 공공기관 경영 평가는 ‘경영 관리’와 ‘주요 사업’ 등 두 개 부문으로 나눠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다.

이전까지 사회적 가치로 분류할 수 있는 항목은 경영 관리에 포함된 ‘전략기획·사회적 책임(5점)’, ‘정부 권장 정책(6점)’ 등 총 11점 정도에 불과했다. 2018년도부터는 사회적 가치 항목의 점수가 공기업은 최대 37점, 준정부 기관은 최대 55점으로 크게 늘어났다.

우선 정부는 경영 관리 부문에서 ‘사회적 가치 구현(공기업 22점, 준정부 20점)’에 대한 항목을 새롭게 추가했다. 사회적 가치 구현은 △일자리 창출 △균등한 기회와 사회 통합 △안전 및 환경 △상생·협력 및 지역 발전 △윤리 경영 등 5개 항목으로 세분화해 점수가 매겨진다.

공공기관의 경영계획이나 실적에 따른 평가가 이뤄졌던 주요 사업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가치 실현 사업(공기업 10~15점, 준정부 30~35점)’ 항목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제는 핵심 사업 영역에서도 단순한 성과보다 얼마나 사회적 가치를 감안한 경영을 했는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더 이상 실적이 좋다고 해서 공공기관이 경영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시대는 지났다. 실적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된 셈이다. 당장 내년부터 사회적 가치를 반영해 경영 평가 등급이 매겨지는 만큼 에너지 공기업들도 다양한 사회적 가치 창출 아이템 발굴에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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