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17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 발표…지난해 북한 GDP -3.5% 추산
북한 경제성장률, 20년 만에 최악으로 떨어져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북한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의 한층 강화된 대북 제재와 함께 내부적으로 가뭄 등의 기상 악화가 겹친 것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7월 20일 발표한 ‘2017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를 통해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3.5% 감소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제재와 기상 악화에 발목


한은은 1991년 이후 매년 국가정보원·통일부·KOTRA 등 관계 기관으로부터 북한의 경제활동에 관한 기초 자료를 제공받아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추산해 왔다. 북한의 경제력을 남한과 비교·평가하고 대북 정책에 활용하자는 취지에서다.

한은은 1997년 북한의 성장률이 마이너스 6.5% 성장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는데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성장률 추정치가 나온 셈이다.

한은이 그간 발표한 북한의 경제성장률 추이를 살펴보면 북한 경제는 2010년 이후 줄곧 플러스 성장을 유지해 왔다. 2015년 마이너스 성장(-1.1%)으로 전환되며 주춤했지만 2016년 3.9%로 반등, 1999년(6.1%) 이후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고꾸라지며 마이너스 성장에 빠지게 됐다.

한은 관계자는 “북한은 지난해 기상 여건이 악화되면서 곡물 생산이 감소한 가운데 대북 제재의 실효성마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져 경제가 타격을 입었다”며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섬유제품이나 석탄의 수출이 막히면서 결국 생산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북한의 잇단 도발이 이어지자 유엔은 석탄·철강·수산물·섬유제품 등 북한의 주력 수출품의 수출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산업별 동향을 보면 대북 제재와 가뭄의 여파가 북한 경제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쳤는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먼저 북한 경제에서 막대한 비율(22.8%)을 차지하는 농림어업은 지난해 마이너스 1.3% 성장해 약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농림어업과 마찬가지로 북한 산업의 한 축(비율 20.1%)을 담당하는 제조업은 상황이 더욱 나쁘다. 대북 제재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20년 만의 최저치인 마이너스 6.9%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 밖에 광업 마이너스 11.0%, 전기가스수도업 마이너스 2.9%, 건설업 마이너스 4.4% 등 대부분의 산업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전 산업에서 의존도가 가장 높은 서비스업(비율31.7%)은 0.5% 성장하며 나름 선방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서비스업도 계속해 성장률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마냥 안심할 정도는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예컨대 북한 서비스업 성장률은 2015년 0.8%, 2016년 0.6%로 집계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둔화되는 추세에 있다.

대북 제재로 지난해 북한의 대외 교역 규모 역시 55억5000만 달러로 전년(65억3000만 달러)에 비해 15% 감소했다. 지난해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36조6000억원으로 남한(1731조원)의 47분의 1(2.1%) 수준이었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146만원으로 남한(3364만원)의 23분의 1(4.4%)에 불과했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2호(2018.07.23 ~ 2018.07.2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