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만의 기업 가치 100배 키우기]
-‘겸손과 성실’이 최우선…적합한 사람 찾을 때까지 검증 또 검증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Q = 우리 회사는 기술 분야의 중견 컨설팅 회사입니다. 컨설팅 회사의 특성상 고객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려면 무엇보다 우수한 인재가 많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임직원들 모두가 인재에 대한 욕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인재 욕심에 비해 실제 회사가 뽑는 직원들은 매번 기대에 한참 못 미칩니다. 임원들은 “어디 쓸 만한 사람 없을까”라는 말을 입에 붙이고 다닐 정도로 인재에 대한 갈증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매년 정기적으로 신입 사원을 공채하고 경력 사원도 수시 채용하고 있습니다. 내부 직원 추천을 통해 뽑기도 합니다. 면접도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것과 다른 직원들이 들어올 때가 많습니다. 꽤 오랫동안 교육 훈련하지 않으면 실전에 투입하기 어려울 정도의 직원이 상당수에 이릅니다. 이 때문에 교육 훈련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직원들은 결국 탈락하고 맙니다. 어떻게 해야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
‘인사팀만 2500명’ 구글의 인재 선발 비법
A = 구글은 채용에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직원이 2만 명이었을 때 인사 채용 담당자가 1000명이나 됐고 직원이 5만여 명으로 늘어난 지금 인사 채용 담당자는 25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글의 사업본부장에게는 각각 한 명씩 임원이 배치돼 인사 조언을 하고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주 5일 중 하루를 인재 채용에 할애합니다.

구글은 직원 한 명을 채용할 때마다 매번 채용 공고를 내고 채용 절차를 진행합니다. 직원을 한 명 뽑는 데 적게는 150시간, 많게는 500시간이 걸립니다. 답답할 정도로 진행 속도가 더뎌 채용이 완료될 때까지 아무리 짧아도 몇 주, 길면 몇 개월 걸립니다. 그런데 이렇게 채용에 시간이 많이 걸려 업무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채용에 쓰는 시간을 줄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구글 직원들은 중요한 자리가 비어 있어 업무 진행에 문제가 생겨도 적임자를 찾을 때까지 참고 기다립니다. 구글은 이렇게 까다롭게 뽑는 대신 해고를 잘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에 비해 해고 비율이 매우 낮습니다.

구글, 교육비 줄이고 채용 비용 늘리고

구글에 이런 인재 관리 원칙이 자리 잡은 것은 꽤 오랫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뒤였습니다. 구글은 지금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 모였지만 성장 과정에서 귀하의 회사와 비슷한 고민을 했습니다. 구글의 초기 설립 멤버들은 대단히 화려했습니다. 그런데 회사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인력이 급증하면서 설립 초기 직원들과 같은 역량 수준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사업 확장으로 인력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원하는 수준의 인재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구글도 귀하의 회사처럼 인재 확보에 많은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인재가 회사의 전 재산이고 인재 확보만이 살길이라고 봤기 때문에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특히 내부 직원들의 역량 수준이 높은 점을 감안해 내부 직원들의 추천을 받아 많이 채용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인재 발굴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것만큼의 결과를 얻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내부 직원의 추천을 믿고 입사시킨 사람들 중 일부는 회사에서 갈등을 일으켰고 역량이 부족해 다른 직원들과 협업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편에선 사람들이 줄지어 입사했지만 다른 편에선 퇴사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직원의 수준이 떨어지다 보니 회사는 직원들의 교육 훈련에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야 했습니다. 2012년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직원 1인당 교육 훈련에 606달러를 쓴 반면 채용에는 456달러를 지출했습니다. 회사 전체 인적자원 관리비의 18.3%를 교육 훈련에 사용한데 반해 채용에는 13.6%를 쓴 것입니다. 구글도 예외는 아니어서 해마다 직원 채용보다 기존 직원 교육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했습니다. 구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조사를 했습니다. 머리를 맞대고 개선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귀하의 회사는 구글과 처해 있는 상황이 많이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귀하의 회사처럼 구글도 직원의 역량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초기부터 인재에 집중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구글이 어떻게 난관을 뚫고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모으고 있는지 그 비결을 이해하는 것이 귀하 회사의 인재 확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겁니다.

구글의 인재 관리 비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의 교육보다 채용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구글은 연구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재원을 기존 직원의 재교육보다 채용에 투자하는 게 생산성 향상에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회사가 직원을 잘 뽑으면 나중에 그 직원의 교육 훈련을 위해 쓰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드는 겁니다.
독선적인 사람은 성장하지 못한다

구글은 특히 사람을 잘못 뽑으면 교육 훈련을 포함해 백약이 무효라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가치관이나 철학이 회사와 잘 맞지 않고 품성이 직무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매력적인 프로젝트를 맡아도 흥미를 못 느끼고 결과도 좋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상사와 동료가 내놓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단지 귀찮은 일에 불과합니다. 회사가 아무리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창의성을 유발하려고 노력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구글은 이에 따라 교육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의 대부분을 직원 선발로 돌렸습니다. 그 결과 회사의 인적자원 관련 예산 가운데 직원 채용에 사용하는 비용의 비율이 평균적인 다른 기업의 두 배가 넘습니다. 반대로 교육 훈련에 투입하는 비용은 전체 인사 예산의 10%를 밑돕니다.

둘째, 똑똑하기만 할 뿐 겸손과 성실을 겸비하지 않은 사람은 철저히 배제한다는 겁니다. 구글도 초기에 다른 기업들처럼 ‘똑똑한 사람을 최대한 많이 뽑기’를 채용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는 면접장에서 후보자에게 미국 대학 입학시험인 SAT 점수를 묻기도 했고 “스쿨버스에 골프공을 몇 개 넣을 수 있느냐”와 같은 엉뚱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출신 대학과 학점을 중요한 평가 지표로 삼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런데 채용이 늘어나면서 지능지수만으로는 창의성이 높고 팀에 공헌하는 인재를 선별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 대신 겸손하고 성실해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울 수 있고 역경을 극복하는 능력과 끈기를 갖춘 사람이 장기적으로 큰 성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구글은 특히 이른바 ‘문제 직원’의 입사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불량품을 걸러내듯이 문제 직원을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성과가 좋고 창의성이 뛰어나도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절대 뽑지 않습니다. 문제 직원 한 명이 조직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입니다. 구글이 문제 직원으로 생각하는 유형 중 하나는 ‘지적인 겸손’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는 독선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도 성장하지 못하니까요.

셋째, 절대 서두르지 않는 겁니다. 구글이 채용을 급하게 진행하지 않는 것은 최고의 그리고 최적의 사람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기본적으로 각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대개 직장에 속해 있거나 어떤 일에 몰입해 있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과 직장에 대한 만족도도 높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설득해 영입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빠르게 입사시킬 수 있는 사람은 직장이나 일과 관계가 느슨해져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 가운데 최고의 인재를 찾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인재를 제대로 검증하고 평가하는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다양한 시각으로 다양한 것들을 꼼꼼하게 검증하려면 여러 사람이 오랫동안 후보자를 인터뷰하는 게 불가피합니다. 이 때문에 구글은 한동안 보통 7~12번, 많게는 25번까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5차례 이상의 면접은 비효율적이라는 연구 조사 결과 때문에 최근 들어 면접 횟수가 5회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여전히 면접은 까다롭고 더디게 진행됩니다.

뛰어난 사람 없으면 차라리 어려움 견뎌라

구글은 이처럼 인재를 발굴하고 검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입하지만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립니다. 마치 경험이 많은 사자나 표범이 최적의 사냥감이 나타날 때까지 매복한 채 기회를 노리는 것처럼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목적지를 향해 가긴 하지만 굼벵이처럼 느립니다. 구글의 임직원들은 평범에 머무르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보다 더 낫고 기존 직원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찾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급해도 성에 차지 않는 사람을 뽑느니 차라리 충원 없이 어려움을 견디는 게 구글의 인재 관리 원칙입니다.`

구글의 인재 관리 원칙은 일반 기업들이 쉽게 따라 하기가 어렵습니다. 구글 역시 이런 원칙이 조직 문화로 자리 잡을 때까지 오랫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많은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귀하의 회사도 최고의 인재를 확보해야만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구글의 인재 관리 원칙을 참고로 귀하 회사만의 인재 관리 원칙을 만들어 보세요. 물론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겁니다. 하지만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구글과 다르지만 구글에 뒤지지 않는 인재 관리 원칙을 토대로 우수한 인재로 조직을 구성할 수 있을 겁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4호(2018.08.06 ~ 2018.08.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