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종합 식품 기업’ 변신하는 현대그린푸드…VR테마파크 도전한 현대IT&E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식품·IT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식품과 정보기술(IT)을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


정 회장은 현대그린푸드를 가정간편식(HMR) 등을 생산하는 종합 식품 기업으로 육성한다. 또한 현대IT&E를 앞세워 전국 주요 상권에 대규모 VR테마파크를 조성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999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백화점·TV홈쇼핑(현대홈쇼핑)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최근에는 식품(현대그린푸드)·미디어(현대HCN)·B2B(현대H&S)·가구(현대리바트)·패션(한섬)·렌털(현대렌탈케어) 등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성남에 ‘스마트 푸드센터’ 구축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경기 성남 1만5914㎡(약 4814평) 부지에 ‘스마트 푸드센터(가칭)’를 건설하기로 했다. 스마트 푸드센터는 총면적 8264㎡(약 2500평) 규모로 600억원이 투입된다. 8월 착공해 내년 1분기 중 완공될 예정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스마트 푸드센터에서 단체급식용 자체 브랜드(PB) 상품과 건강을 생각하는 HMR 브랜드 ‘그리팅’ 제품을 생산한다. 현대그린푸드는 스마트 푸드센터 구축으로 하루 평균 약 40만 명분인 100톤, 연간 최대 3만1000톤의 식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기존 식자재 유통·단체급식 사업을 뛰어넘어 종합 식품 기업으로 재도약하는 셈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스마트 푸드센터 내에 지난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연화식(軟化食)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 제품 생산 전용 라인도 구축한다. 연화식은 맛과 형태를 일반 음식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씹고 삼키기 편하도록 만든 음식을 뜻한다. 치아 등 구강 구조가 약한 고연령층이나 유·아동이 주요 타깃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식품·IT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스마트 푸드센터 구축은 국내외 식자재 시장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 시장도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출발점”이라며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건강해지기 위한 먹거리’라는 차별성을 내세운 제품 등을 바탕으로 향후 5년 안에 매출을 3조원대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IT 관련 신사업도 추진한다. 최근 그룹의 IT사업부를 현대그린푸드에서 물적분할해 별도 법인인 ‘현대IT&E’를 신규 설립했다. 현대IT&E는 기존 그룹 전산 관리 작업은 물론 유통 관련 IT 신기술 개발·운영, 클라우드 운영 대행 서비스 등의 신사업을 발굴한다.


또한 유동인구가 많은 전국 주요 거점에 가상현실(VR)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VR테마파크를 조성한다. 10월께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이 자리한 강남에 VR테마파크 1호점을 오픈한다. 향후 2년 안에 10개 이상의 대규모 VR테마파크를 연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IT사업부 분사를 통해 그룹 내 전산 관리 등 내부 거래 의존도를 대폭 낮추는 것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도 적극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식품·IT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
◆백화점 최초 새벽배송 서비스 도입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신규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7월 26일 대구시 신천동에 있는 대백아울렛 동대구점을 10년간 임차해 운영하는 계약을 했다. 현대백화점은 지하 6층~지상 8층 규모(영업 면적 2만8519㎡)의 대백아울렛을 9월께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으로 새롭게 오픈한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등 수도권에만 5개 아울렛(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송도점,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가산점,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을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대구점 출점을 시작으로 아울렛 사업 영역을 지방 상권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20년 대전과 경기 남양주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각각 오픈하고 2021년에는 경기 화성 동탄1신도시에 도심형 아울렛을 연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새벽배송 서비스를 백화점업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의 식품 전문 온라인몰인 ‘e슈퍼마켓’은 7월 4일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새벽식탁’ 배송 서비스를 론칭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전 지역과 인천·경기 일부 지역에서 시행 중인 이 서비스를 전국 주요 대도시로 넓힐 계획이다. 배송 가능 제품도 올 연말까지 6000여 개로 확대한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00억원에 불과하던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올해 4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시행으로 집에서 가족끼리 식사를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늘면서 새벽배송 서비스 이용 고객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앞세워 관련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1월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현대면세점’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의 면세점 법인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6년 12월 서울 시내 면세사업자로 선정됐다.


무역센터점 3개 층(8~10층)에 총 1만4005㎡(4244평) 규모로 들어설 현대면세점에는 380여 개 국내외 브랜드가 입점한다. 무역센터점은 관광 인프라가 풍부한 강남 코엑스 단지 내에 들어서 있다. 코엑스 단지는 전시·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3개)·카지노·쇼핑몰·백화점을 비롯해 원스톱 출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도심공항터미널과 한류 콘텐츠 복합 문화 공간인 SM타운·아쿠아리움 등을 갖췄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식품·IT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넓은 매장 면적과 백화점의 높은 층고, 기존 면세점 대비 1.5배 이상 넓은 고객 동선을 통해 내·외국인 관광객을 모두 붙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대백화점의 45년 유통업 노하우를 투영해 면세점 품질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4호(2018.08.06 ~ 2018.08.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