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로켓배송 등 혁신 서비스로 성장…‘한국판 아마존’ 향한 잰걸음
창립 8주년 쿠팡 “우리는 아직도 1회 초”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기업 쿠팡이 또 한 번 시끄럽다. 쿠팡맨 처우 논란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다시 논란의 중심이 됐다. 최근 폭염으로 배송 물량이 증가하면서 배송 지연 사례가 발생했고 ‘맘카페’를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늘어나기도 했다.


‘쿠팡 논란’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늘 존재한다. 반면 쿠팡이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이커머스 기업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창업 8년 차를 맞은 쿠팡의 현주소를 짚어 봤다.


◆“쿠팡, 유통의 패러다임 바꿨다”


쿠팡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과 자주 비교되는 회사다. 한국 이커머스 처음으로 아마존과 같은 직매입 방식을 도입한 곳이 쿠팡이다.


과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판매자의 상품을 대신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는 큐레이션 형태와 판매 공간을 열어주고 수수료를 받는 통신판매 중개업이 주류였다. 현재도 다수의 기업이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 중이다.


쿠팡은 물건을 파는 상인을 소비자와 연결할 뿐만 아니라 물건을 직접 사들여 자체 물류 창고에서 배송하기도 한다.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을 보장하는 ‘로켓배송’은 회원에 한해 이틀 안에 상품을 배송하는 ‘아마존 프라임’과 비슷한 서비스다.


설립 초기 당장의 이익 실현보다 성장을 중요시하는 점도 아마존과 유사하다. 쿠팡은 지난해까지 약 1조7000억원의 누적 손실을 냈다. 반면 지난해 매출액은 2014년 대비 약 670% 성장한 2조6846억원이다. 매출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1위로 올라섰다.


2010년 7월 문을 연 쿠팡은 창립 5년 만인 2015년 국내 이커머스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16년 1조9159억원 등 매년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은 1994년 창업 이후 8년 동안 적자를 보면서도 성장을 주도한 끝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에도 최소한의 이익만 남기며 투자를 이어 갔다.


쿠팡 역시 적자에 대한 우려가 나올 때마다 “계획된 적자”라며 “우리는 아직도 1회 초”라고 강조한다.


쿠팡은 특히 한국의 유통·구매·배송 패러다임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온라인으로 원하는 제품을 구입해 전달받기까지 수일이 걸렸고 불친절한 서비스로 소비자가 스트레스를 받는 사례도 많았다. 하지만 주문 후 다음 날 배송이 완료되는 로켓배송 이후 국내 모든 배송이 속도와 서비스면에서 업그레이드됐다.


소비자는 쿠팡을 통해 바나나부터 냉장고까지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제품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주문한다. 고객의 구매 패턴을 바꿨고 고객의 삶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창립 8주년 쿠팡 “우리는 아직도 1회 초”
실제로 쿠팡은 국내 최대 규모의 리테일러다. 쿠팡이 직접 매입해 배송하는 로켓 서비스 제품은 약 300만 개 이상이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로, 대형 유통업체의 60배에 해당한다. 전국 50개 이상, 축구장 109개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한다.


쿠팡 관계자는 “설립 초기부터 ‘모바일 퍼스트’를 지향해 온 쿠팡은 모바일 쇼핑 부문에서 독보적 리더십을 유지 중”이라며 “국민 2명 중 1명 이상이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하고 전체 거래액 중 90% 이상이 모바일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위해 끊임없는 혁신 주도


쿠팡의 고객 경험 혁신의 원천은 인력이다. 쿠팡은 가장 좋은 물건을 가장 쉽게 골라 가장 빠르고 친절하게 배송 받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쿠팡맨과 물류센터 인력을 포함해 약 2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쿠팡은 올해 말까지 1000명의 쿠팡맨을 신규 채용한다고 8월 20일 발표하기도 했다. 500명을 추석 피크 시즌을 앞둔 9월까지 집중적으로 채용한다.
창립 8주년 쿠팡 “우리는 아직도 1회 초”
쿠팡맨은 일반 택배기사와 달리 쿠팡이 직접 고용하는 회사의 직원이다. 운전면허를 보유한 사람 가운데 운전 경력에 결격 사유가 없다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쿠팡은 최근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오토트럭 500대를 도입해 지원 자격을 2종 오토 면허 보유자로 확대했다.


쿠팡에서 구현되는 모든 서비스를 쿠팡의 개발자들이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쿠팡의 서울 잠실, 중국 상하이·베이징, 미국 실리콘밸리·시애틀 등의 오피스에는 구글·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유수의 기업에서 근무하던 유명 개발자가 다수 포진해 있다.


쿠팡이 자체 개발한 서비스는 로켓배송을 비롯해 한 번 주문하면 알아서 배송되는 ‘정기배송’, 지문·비밀번호 인증 없이 터치 한 번에 결제가 완료되는 ‘원터치 로켓페이’, 3일 만에 배송되는 ‘로켓직구’, 수백만 가지의 상품에 대한 실시간 재고 유무를 파악·검색해 내는 검색 기술 등으로 대표된다.


쿠팡의 구성원은 또한 15개 리더십 원칙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한다. △고객 경험에 집착하라(Wow the Custome) △오너처럼 생각하고 전체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행동하라(Company-wide Perspective) △프로세스와 시스템으로 근본적 개선을 이끌어 내라(Think Systematically) △넓은 시야로 고객에게 필요한 것과 도전을 예측하라(Think Big and Innovate) 등이 대표적이다.


쿠팡에서는 특히 사원도 팀장처럼 프로젝트의 리더가 될 수 있다. 일하는 방식의 혁신은 물론 수평적이고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상사가 일을 시키고 하급자는 시키는 일을 하는 구조가 아니라 스스로 일을 찾고 목표를 설정해 일하고 있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최근 아마존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무료 배송 이벤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소문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의 한국 진출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쿠팡 등 한국의 이커머스들이 아마존이 내세우는 빠른 서비스와 엄청난 수의 셀렉션을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 관계자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강조했듯이 10년 뒤에도 바뀌지 않을 가치는 ‘선택 가능한 제품의 수’, ‘가격 책정’, ‘편의’이고 쿠팡이 하는 모든 일도 이 세 가지 중 무언가를 향상시키기 위한 활동”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6호(2018.08.20 ~ 2018.08.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