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188호 (2018년 09월 05일)

‘동기부여 능력’ 관리자가 꼭 가져야 할 자질

[신현만의 기업 가치 100배 키우기]
관리자 선발은 전문 지식보다 리더십을 먼저 봐야… ‘경청·위임·칭찬’ 필수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Q = 우리 회사는 신설되는 사업본부의 책임자를 영입하기 위해 면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종 후보에 오른 두 사람을 놓고 임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한쪽은 전문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후보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본부장은 무엇보다 전문성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스페셜리스트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관련 분야의 최신 동향에 밝고 직원들에게 자신 있게 길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후보자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다른 쪽은 리더십에 강점을 갖고 있는 본부장을 밀고 있습니다.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조직을 이끌고 성과를 창출하려면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는 겁니다. 이들은 “자신이 뛰어난 것보다 조직원들과 호흡하면서 조직력으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본부장을 맡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때문에 특정 분야의 최고 수준 전문가보다 사업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필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이처럼 두 후보자에 대한 임원들의 선호도가 팽팽하게 갈리고 있는데 누구를 뽑아야 할까요.


A = 많은 사람들은 직장인들에게 한 분야에서 일관되게 경력을 쌓은 전문가가 되라고 권합니다. 10여 년 전부터 시작된 전문가 선호 추세는 이제 세계적으로 확산돼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제너럴리스트보다 전문성을 갖춘 스페셜리스트를 선호합니다.

이 때문에 커리어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전문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합니다.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했다면 직장에서도 마케팅 업무를 맡고 MBA 과정에 들어가서도 마케팅 분야를 심화 학습하며 직장에 복귀할 때도 다시 마케팅 분야의 직무를 맡는 식입니다. 일관성이 없는 후보자의 경력기술서는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에게 푸대접을 받기 일쑤입니다.

이렇게 기업들이 제너럴리스트보다 스페셜리스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직급이 올라가 간부급에 이르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전통적으로 조직의 간부는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가 다수를 차지해 왔습니다. 직장에 들어가 한동안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하던 사람들도 승진해 간부의 길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제너럴리스트로의 변신을 서두르게 됩니다. 기업들이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를 간부 후보로 선호하는 것을 목격하기 때문입니다.


이영표 “히딩크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

조직의 리더로 제너럴리스트가 각광받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제너럴리스트가 스페셜리스트보다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데 더 적합하다는 겁니다. 기업에서 간부는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더라도 혼자 일해서는 자신이 속한 부서에 부여된 성과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성과 목표를 달성하려면 조직원들이 모두 자발적으로 성과 창출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런데 조직원들에 대한 간부의 동기부여는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 때문에 기업의 경영자들은 간부의 핵심적인 자격 조건으로 동기부여 능력을 꼽고 있습니다. “간부는 동기부여 전문가여야 한다”는 말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책임자가 바뀐 뒤 조직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거나 성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종종 목격합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조직원들에 대한 간부의 동기부여 방식과 정도가 달라진 것입니다.

축구 국가 대표 선수를 지낸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의 멘탈은 감독이 결정한다”면서 “같은 선수가 같은 경기장에서 같은 팀과 경기해도 벤치에 누가 감독으로 있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고 말합니다. 한 경기에서 내 것도 네 것도 아닌 상태로 운동장에 떨어지는 공이 평균 40~50개 정도 되는데 선수들이 그 공을 따내는 것은 감독의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겁니다. 선수들이 경기 내내 줄기차게 뛰도록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라는 거죠.

이영표 위원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에 올려놓은 거스 히딩크 감독을 따라 네덜란드 프로축구 구단인 아인트호벤으로 이적했습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종종 선수들을 모아 놓고 3~5분짜리 스피치를 하곤 했습니다. 이영표 위원은 히딩크 감독의 말을 들을 때마다 잔잔했던 마음에 격한 파문이 일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내가 이 사람을 위해 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슴이 뜨거워졌다는 겁니다. 그는 이것이 스피치가 좋아서가 아니라 평소 교감이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귀하가 관심을 갖고 있는 본부장 영입 문제도 동기부여 관점에서 살펴보길 권합니다. 신규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무엇보다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본부장 후보의 동기부여 능력을 따져보라는 겁니다.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 가운데 누구에게 사업본부장을 맡길 것이냐를 논할 게 아니라 누가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잘할 것이냐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죠.


‘경청’은 태도가 아니라 능력

그러면 동기부여형 간부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요.

첫째, 부하 직원의 이야기를 잘 듣습니다. 상대방이 자기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중간에 말을 끊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경청합니다. 동기부여형 간부들은 직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자주 갖는데 참여자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습니다. 직원이 이야기하는 것은 자기 생각을 밝히는 것이고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부하 직원의 참여를 이끌어 내려면 그들의 이야기부터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부하 직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은 대화를 통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음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은 그 사람의 스트레스를 받아주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공감을 표시해 가면서 집중해 들으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경청은 태도를 넘어 상당 부분 능력의 영역에 속해 있습니다. 타고난 성향과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훈련을 통해 길러지는 내공과 같은 것입니다.

둘째, 부하 직원에게 위임을 잘합니다. 부하 직원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믿고 맡기는 것이죠. 동기부여형 간부는 단순히 일을 맡기는 데 머무르지 않고 부하 직원이 스스로 해냈다고 느끼게 만듭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하 직원이 일일이 허가를 받을 필요 없이 자율적으로 일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간섭하지 않고 문제가 있을 때만 보고하도록 해 독립성과 주도성을 보장해 줘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조직원들이 스스로 성장하고 있고 성취하고 있고 주도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니까요. 그래서 자긍심을 갖게 되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위임의 긍정적 효과가 큰 데도 위임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은 간부들이 일만 나눌 뿐 권력을 나누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권력을 양보하거나 공유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으니까요. 데이비드 매클랜드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에게 권력은 최고의 동기부여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조직의 관리자는 일반적으로 세 가지 욕구 충족을 통해 동기를 부여받는다고 설명합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선호 받는 존재가 되고 싶은 소속감, 목표를 달성하고 개인적으로 인정받는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 조직 안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때 생기는 권력감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셋 가운데 가장 강한 동기부여 효과를 내는 게 권력감입니다. 따라서 동기부여를 잘하는 간부는 권력을 독점하지 않고 부하 직원과 나눕니다.

셋째, 부하 직원을 잘 칭찬하고 잘 인정합니다. 동기부여형 간부는 노력과 성과를 엄정하게 평가하고 합리적으로 보상합니다. 부하에게 기대치를 명확하게 제시한 뒤 목표를 달성하면 아낌없이 칭찬합니다. 또 직원이 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원이 그 일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믿어줍니다. 직원의 노고를 인정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동기부여형 관리자들의 공통된 특징입니다.


 ‘승리’는 관리자가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렇게 부하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고 칭찬하는 것이 효과를 거두려면 관리자에 대한 부하 직원의 강한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관리자가 솔선수범을 통해 조직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칭찬은 빈말에 그치고 마니까요.

전문성이 강조되면서 한국 기업에서도 갈수록 스페셜리스트가 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들 스페셜리스트들을 조화롭게 이끌 리더형 제너럴리스트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조직원들을 모아 시너지를 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 성과 목표를 달성하려면 관리자가 뛰어난 동기부여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1986년부터 27년 동안 영국 프로축구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명성을 날렸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축구팀에서 감독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승리의 99%는 선수가, 1%는 감독이 만든다. 하지만 감독이 없으면 100%가 될 수 없다.”
경기를 하는 것은 선수지만 선수를 뛰게 만드는 것은 감독이라는 겁니다.

귀하 회사도 동기부여 능력이 탁월한 관리자를 본부장으로 선임하길 바랍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8호(2018.09.03 ~ 2018.09.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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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9-0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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