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06호 (2019년 01월 09일)

집권 3년 차 징크스, 예외는 없다?

[지금 정치판에선]
-올해 정치권 흔들 핵심 변수…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정당 간 이합집산도 주목




[홍영식 한국경제 논설위원] 기해년 새해 정치권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역대 정권이 겪었던 집권 3년 차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2월 말 예정된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권을 잡을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합종연횡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등이 새해 정치권의 3대 변수로 꼽힌다.

올해는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을 도는 해다. 역대 정부 집권 3년 차를 살펴보면 희비가 교차했다.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기도 했지만 지지율이 하향 곡선을 그리는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도 집권 3년 차를 맞아 국민에게 국정 성과를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임기 후반 국정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한계이자 약점

역대 정부는 모두 3년 차에 호된 시련을 겪었다. 임기 3년 차에 한결같이 공직 사회의 기강이 흐트러지면서 권력형 비리가 많이 터져 나왔다. 집권층이 권력의 맛을 알게 되면서 경계심이 흐트러져 정실 인사, 이권 개입 등 게이트로 불리는 권력형 비리가 발생했다. 이는 권력 누수를 앞당기는 요인이 됐다. 또 계파와 당청 갈등이 불거지면서 권력 누수 현상이 발생했고 지지율은 급속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임기 5년의 단임(單任) 대통령제의 한계이자 약점은 어느 정권도 피해 가지 못한 것이다. 유독 대형 사고도 많이 발생한 게 집권 3년 차다.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3년 차인 1995년 대구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 사고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사고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잇달아 터진 사고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컸다. 김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민심 이반이 가속화된 가운데 치러진 제1회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김 전 대통령은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반전 카드로 정국을 돌파하려고 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수사를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차남인 김현철 씨에게 권력이 쏠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집권 후반기 민심 이반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집권 3년 차에 남북한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남북한 정상회담 일정이 4·13 총선을 3일 앞두고 전격 발표되면서 야당으로부터 ‘총선용 신(新)북풍’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당시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은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에 대패했다. 국회의원 273석 중 새천년민주당은 115석을 얻는데 그쳤다.

‘정현준·진승현 게이트’ 등 권력형 비리는 레임덕을 재촉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여권 내 권력 다툼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을 떨어뜨렸다. ‘양갑(兩甲)’이라고 불린 권노갑 최고위원과 한화갑 최고위원 간 갈등 등 동교동계 내부 권력 다툼으로 민심 이탈이 본격화됐다.
노무현 정부는 2004년 총선에서 탄핵 역풍을 타고 승리했지만 집권 3년 차인 2005년 ‘오일 게이트’, ‘김재록 게이트’, ‘행담도 의혹’이 잇달아 터져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이후 대연정 추진 실패, 연이은 재·보선 참패로 급속도로 레임덕에 빠졌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3년 차였던 2010년 터진 민간인 불법 사찰로 몸살을 앓았다. 교육·토착 비리 척결 등을 개혁 과제로 내걸고 국정 운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6·2 지방선거에서 야당의 ‘정권 심판론’을 극복하지 못하고 참패했다. 당내에선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간 갈등이 심화됐다. 이 전 대통령이 승부수로 내세웠던 세종시 수정안이 친박계 반대로 좌초되면서 레임덕이 시작됐다.

박근혜 정부 때도 집권 3년 차에 몰락의 징조가 나타났다. 정권 비선 실세인 이른바 ‘십상시(중국 후한 말 영제 때 권력을 잡은 환관들을 부르는 말)’ 파동이 불거졌다.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항명 파동’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동력을 약화시켰다.

올해 5월 집권 3년 차에 접어드는 문재인 정부의 환경도 녹록하지 않다. 청와대 특감반 사태에 이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적자 국채 발행 강요’ 등 폭로가 정국을 흔들고 있다. 경제·민생에서의 실적 저조가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집권 3년 차 증후군의 예고편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나오고 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비서진은 ‘비(秘)’의 뜻 그대로 있는 듯 없는 듯 숨은 역할을 하는 사람 중 전문성을 가진 이들로 재편하고 내각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면 3년 차 위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변화가 예상되는 바른미래·민주평화

오는 2월 27일 열리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도 정국을 가름할 변수다. 차기 대선 경쟁의 향방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당권을 장악하면 대선 경선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대표가 되면 내년 4월 실시되는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권을 쥐게 돼 세력 확장에도 유리하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대권 주자들과 심재철·정우택·주호영·정진석·김성태·안상수·김진태 의원 등이 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벌써부터 단일지도체제와 집단지도체제 등을 놓고 계파 간, 후보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단일지도체제는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선출한다. 대표가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공천권 행사에 대표의 입김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집단지도체제는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같이해 1위가 대표가 되고 2위부터는 최고위원이 되는 방식이다. 집단지도체제는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열세인 후보들이 선호한다. 오 전 서울시장과 김 전 경남지사 등 대선 주자들은 단일지도체제를 선호하고 있다. 보수를 결집하려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또 내년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정당 간 이합집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새해 정치권의 중요한 변수다. 바른미래당 소속이던 이학재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면서 야당 통합 논의에 불을 댕겼다. 바른미래당 대구·경북(TK) 지역 인사들의 복당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인재 영입 1호였던 신용한 전 충북도시자 후보도 탈당 대열에 합류했다. 내년 총선과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지도부가 의원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뚜렷한 대선 주자도 나오지 않는다면 탈당 행렬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에서 보수 쇄신의 모습과 강한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바른미래당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범여권으로 꼽히는 민주평화당의 미래도 주목된다. 민주평화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호남 지지율은 당 존립을 위협 받을 정도로 떨어졌다.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완패했다.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이 합당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1차적으로 오는 4월 3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이후 정당 간 합종연횡 바람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ysho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6호(2019.01.07 ~ 2019.01.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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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1-0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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