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잼라이브, 매일 8만 명 동시 접속…접근성·상품· 짧은 게임 시간이 비결
돌풍 일으킨 생방송 퀴즈쇼 '잼라이브' 성공비결
#‘슈퍼마리오’에서 마리오의 모델이 된 실존 인물의 직업은?
1번 건물주, 2번 조물주, 3번 배관공.

3번 배관공을 선택했다면 오답이다. 정답은 뜻밖에도 ‘건물주’다. 이 문제는 모바일 라이브 퀴즈쇼 ‘잼라이브’에서 지난 4월 출제돼 98%의 이용자를 탈락시킨 문제다.

생방송 모바일 퀴즈쇼 ‘잼라이브’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매일 평균 동시간대 접속자가 8만 명을 넘어섰고 최대 20만 명까지 돌파했다. 잼라이브는 모바일 카메라 플랫폼 업체 스노우가 선보인 생방송 모바일 퀴즈쇼다.

매일 밤 9시, 스마트폰에서 ‘잼아저씨’로 불리는 방송인 김태진 씨의 사회로 생방송 퀴즈쇼가 시작된다. 상금은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다. 15분간 10개에서 12개 문제가 제시된다. 상금은 우승자가 n분의 1로 나눠 갖는다.

우승자가 적을수록 더 많은 돈을 가져가는 시스템이다. 2018년 9월에는 KBS와 손잡고 ‘꿀잼 퀴즈방’을 방영했다. 모바일 퀴즈쇼가 공영방송까지 영역을 넓힌 셈이다.

◆편리한 접근성과 즉각적인 보상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 열풍의 이유는 사용자의 적극적인 참여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만 설치하면 어디서든 생방송 퀴즈쇼에 참여할 수 있다. 연예인이나 사전 신청자만 참여할 수 있는 TV 퀴즈쇼와 달리 ‘편리한 접근성’이 사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잼라이브에 참여하는 동안 실시간 댓글을 통해 사회자는 물론이고 다른 사용자와 소통할 수도 있다.

진행자는 채팅 내용을 읽거나 참여자 반응에 대응하며 참가자들과 소통한다. 참여자들의 피드백도 적극 반영한다. 잼라이브는 점심시간 잼라이브 참여가 어렵다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기존 12시 30분에서 저녁 9시로 방송 시간을 바꿨다.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는 쌍방향 소통 구조가 기술의 진화와 맞물려 고도화되고 구체화된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도 최근 시청자들이 직접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인터랙티브 영화’를 선보였다”며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다면지금처럼 수십만 명의 생방송 동시 접속자 수를 감당하지 못했겠지만 기술 발전으로 쌍방향 소통 구조가 고도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상금은 모바일 퀴즈쇼에 참여하는 동기부여가 된다. 상금이 5000원 이상 쌓이면 인출해 사용할 수 있다. 게임머니와 달리 실질적인 보상이 따르기 때문에 현실과 모바일 간 연결성을 극대화한다.

상금이 많아도 우승자 간 상금을 나눠 갖는 구조이기 때문에 1인에게 주어지는 금액은 많지 않다. 매회 평균 2000원대 상금이 1인에게 주어진다.

협찬 받거나 기업과 협업하면 상금이 늘어나기도 한다. 1인당 역대 최고 상금액을 기록한 방송은 비씨카드 특집 방송이다. 이날 총상금 2000만원(우승 상금 1600만원)으로 서바이벌 대결을 펼쳐 43명의 우승자가 나와 1인당 37만2093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짧은 게임 시간도 인기 요인이다. 문제를 푸는 시간은 하루 15분 내외다. 문제를 풀 수 있는 10초가 지나면 바로 정답이 공개된다.

실시간으로 문제를 맞힌 사람과 맞히지 못한 사람의 숫자를 확인할 수도 있다. 제작진은 난센스 문제부터 사회·경제·과학·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심도 있는 문항까지 제출한다.

잼라이브는 최근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광고는 물론 판매까지 연결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다. 기업 협찬을 받으면 퀴즈 문제에 기업 내용을 녹여 내거나 브랜드와 협업해 잼라이브 사용자들에게 할인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5월 코카콜라의 협찬을 받아 상금 1000만원을 걸고 진행한 방송에는 동시 접속자 수가 21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신한은행·올리브영 등 업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기업이 잼라이브와 손잡았다. 잼라이브와 협업한 사례는 기업뿐만이 아니다. 경상북도·한국승강기안전공단 등 지자체와 공공기관도 잼라이브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퀴즈를 풀기 위해 참여자들의 집중도가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홍보 효과가 배가 되기 때문이다.

심상민 성신여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모바일 퀴즈쇼는 재미와 보상을 통해 사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대표적인 ‘게임화(gamification)’ 콘텐츠”라며 “퀴즈쇼를 통해 사용자들의 소비를 이끌어 내고 학습·인지 향상 등 효능이 강화된다면 종전의 오락 엔터테인먼트와 구별되는 새로운 생산적 콘텐츠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스노우, 잼라이브 통해 ‘제2의 라인’ 되나

잼라이브가 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나면서 스노우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5년 스노우 탄생 때부터 ‘숙제’로 거론됐던 수익 모델 구축이 잼라이브를 통해 기반을 갖추고 있다.

스노우는 다양한 필터와 아기자기한 스티커를 앞세우며 단숨에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 전 세계 이용자 수만 2억7000만 명이 넘을 정도다.

네이버는 스노우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제2의 라인으로 키우겠다는 목표 아래 2016년 아예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켰다. 홀로서기를 위해 네이버 자회사 라인플러스의 카메라 앱 ‘B612’, ‘푸디’, ‘룩스’ 사업 부문을 흡수하며 카메라 앱 사업 부문을 강화했다.

특히 2018년에만 총 1300억원을 투자하며 서비스 역량을 강화했다. 사용자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처럼 뚜렷한 매출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잼라이브’가 성공하며 스노우에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스노우는 ‘잼라이브’를 통해 광고 매출 성장으로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하는 등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최근 잼라이브가 기업과 결합해 ‘완판 방송’으로 거듭난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스노우가 잼라이브를 통해 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구체화하면서 ‘제2의 라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잼라이브는 최근 2회에 걸쳐 진행된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방송에서 연달아 ‘완판’을 기록하며 라이브 비디오 커머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인했고 앞으로 더욱 다양한 시도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스킨라빈스와의 ‘잼특가’ 방송은 두 차례 모두 10만 명에 가까운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첫 방송에서는 한 시간 만에 2000개, 둘째 방송에서는 두 시간 만에 약 1만 개를 ‘완판’시켰다.

스노우의 잼라이브 김문헌 리드는 “모바일 라이브 퀴즈쇼만의 특징을 도입한 커머스 방송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다양한 형태의 컬래버레이션 시도를 적극 진행하며 브랜드와 소비자 간에 다양한 접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돋보기] 해외에서 먼저 뜬 모바일 퀴즈쇼
모바일 라이브 퀴즈쇼의 열풍은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시작됐다. 모바일 퀴즈쇼의 원조는 HQ트리비아다. 인터넷 생방송과 퀴즈쇼 형식의 결합인 ‘HQ트리비아’는 ‘인터미디어 랩’이 2017년 8월 출시한 실시간 모바일 퀴즈쇼 애플리케이션(앱)이다. HQ트리비아는 매회 방송마다 200만 명 이상이 동시 접속하고 있다. 진행 방법도 잼라이브와 비슷하다.

중국도 현재 모바일 퀴즈쇼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즈보다티(실시간으로 문제를 맞힌다)’라고 불리는 여러 개의 퀴즈쇼 앱이 등장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퀴즈쇼 앱은 ‘백만의 위너’다. 2018년 1월 화자오에서 출시됐고 매일 동시 접속자만 400만 명에 육박하는 국민 게임이다.

미국과 중국의 성공 사례를 지켜본 한국도 모바일 퀴즈쇼 열풍에 동참하면서 지난해 2월에만 잼라이브를 포함한 4건의 퀴즈쇼 앱이 론칭했다.

스노우 관계자는 글로벌 모바일 서비스와의 차별점에 대해 “한국 유저의 특성에 맞게 빠른 변화를 추구해 퀴즈의 형태를 다양화하고 진행 방식에 매번 변화를 주며 다양한 특집 방송을 구성함으로써 상금보다 방송 자체를 즐겁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6호(2019.01.07 ~ 2019.01.1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