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15호 (2019년 03월 13일)

후계자 수업 속도 내는 제약·바이오업계

[비즈니스 포커스]
-동화약품·보령제약
·셀트리온 등 창업자 2~4세 경영 참여 확대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국내 산업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업종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창업자의 손자인 3세 경영인이 전면에 나서 회사를 이끌거나 경영 전반에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1897년 창업한 국내 최초 제약사 동화약품은 오너 4세를 대상으로 경영 수업을 진행 중이다.

◆오너家 30대 연이어 ‘별’ 달아

셀트리온은 2월 26일 창업자 서정진 회장의 차남인 서준석 과장을 운영지원담당 이사로 선임하는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서 이사는 1987년생으로, 2017년 운영지원담당 과장으로 입사해 실무 경험을 쌓아 왔다. 임원 승진을 계기로 셀트리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 운영 지원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1984년생) 씨는 2017년부터 셀트리온의 화장품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를 맡고 있다.

오너 3세들의 경영 참여 확대도 가속화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백승호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백인환(1984년생) 씨를 1월 1일 마케팅본무 전무로 선임했다. 백 전무는 2011년 마케팅팀 사원으로 입사했다.

보령제약에서는 오너 3세인 김정균(1985년생) 보령홀딩스 상무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김 상무는 2013년 전략기획실 이사대우로 입사한 후 2017년 상무로 승진했다.

일양약품도 지난해 창업자 고(故) 정형식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도언 회장의 장남인 정유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3세 경영 체제를 준비 중이다. 정 부사장은 1976년생으로,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마케팅팀 과장으로 입사해 현재 재경·해외사업·마케팅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정 회장의 차남인 정희석(1978년생) 씨는 일양약품의 계열사인 일양바이오팜 대표로 재직 중이다. 일양바이오팜은 일양약품의 항궤양제 놀텍과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 등을 생산한다.

국내 최초 제약사인 동화약품은 4세 경영 체제를 준비 중이다. 윤도준 회장의 딸인 윤현경 상무와 아들인 윤인호 상무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윤현경 상무는 1980년생으로,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8년 광고홍보실 주임으로 입사해 2016년 커뮤니케이션실 상무로 승진했다. 지난해부터 더마톨로지 비즈니스사업부 상무로 재직하며 화장품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윤인호 상무는 1984년생으로,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재경IT부 과장으로 입사해 지난해부터 일반의약품(OTC) 총괄사업부·생활건강사업부 상무를 겸직하고 있다.

◆상위 제약사 ‘3세 경영 체제’ 순항

상위 제약사들은 수년 전부터 창업자의 손자인 3세 경영인이 전면에 나서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이경하 JW홀딩스 회장,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공격적인 연구·개발(R&D)과 사업 다각화 등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허은철 사장은 2016년 3월 단독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허 사장은 창업자인 고(故) 허채경 회장의 손자이자 2세 경영인인 고(故) 허영섭 회장의 차남이다. 1998년 GC녹십자에 입사해 R&D 부문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았다. 2013년 기획조정실장(부사장)으로 영업·생산 등의 현장까지 총괄하다가 2015년 1월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허 사장은 GC녹십자의 대표 사업 분야인 혈액제제와 백신을 중점 육성 중이다. GC녹십자는 한 번 접종으로 4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국내 최초 노인용 고용량 4가 독감 백신 ‘GC3114’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허 사장은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GC녹십자의 미국 자회사 ‘큐레보’를 통해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CRV-101’이 주인공이다. 이 백신은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으로 꼽힌다. 기초 백신에 집중하던 GC녹십자의 첫 프리미엄 백신 개발 과제다. 허 사장은 이 백신을 글로벌 품목으로 키우기 위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자회사를 세워 현지 임상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에서 의약품 허가를 받으면 안전성과 효능을 인정하는 국가가 많아 해외시장 확장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허 사장이 단독 대표에 취임한 이후 회사의 매출도 매년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GC녹십자는 2016년 연결 기준 1조1979억원의 매출을 거둔 데 이어 2017년 1조2879억원, 지난해 1조334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반 토막 난 영업이익은 풀어야 할 과제다. GC녹십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44.5% 줄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R&D 비용이 전년보다 12.3% 늘었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투자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으로 매출원가가 상승했다”며 “신규 수출 국가 개척 등으로 해외 사업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외형 성장과 R&D 투자 확대 기조를 지속하고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하 회장은 2015년 7월 대표이사 회장에 오르며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창업자인 고(故) 이기석 회장의 손자이자 2세 경영인인 이종호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86년 JW중외제약에 입사해 지역 영업담당과 마케팅·연구개발 등의 부서를 두루 거쳤다. 2001년 JW중외제약 사장에 취임한 이후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해 왔다.

이 회장은 다방면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JW그룹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적 사업구조를 구축하는 등 차별화한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계열사별 책임 경영도 강화하는 중이다. JW그룹의 주요 사업은 크게 네 가지다. 지주회사인 JW홀딩스 산하에 JW중외제약과 클리닉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 중인 JW신약, 수액제 전문 메이커 JW생명과학, 의료기기와 진단 시약 사업을 하는 JW메디칼이 주력 사업을 이끄는 중이다.

이 회장은 연구 초기 단계에서부터 ‘혁신 신약’ 타깃 발굴과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신약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메디컬 피부 질환 분야 글로벌 리더인 레오파마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JW1601’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혁신 신약 개발 전략의 첫 결실을 봤다. 계약 규모는 4억200만 달러(4500억원)로, 전 임상 단계의 신약 후보 물질이 상업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JW생명과학은 지난해 아시아 제약사 최초로 고부가가치 수액으로 불리는 ‘3체임버 영양 수액제’ 생산 시설에 대한 유럽 우수 의약품 제조 관리 기준(EU-GMP) 승인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3체임버 수액은 주성분인 포도당과 아미노산을 한 용기에서 혼합해 쓰는 기존 수액과 달리 3개의 구획에 각각 포도당·아미노산·지방산을 담아 뒀다가 사용 직전 혼합해 쓰는 신개념 제품이다. JW그룹은 2013년 오메가3 성분을 함유한 3세대 3체임버 영양 수액 ‘위너프’를 개발했다.

JW중외제약은 2016년 연결 기준 4675억원의 매출을 거둔 데 이어 2017년 5029억원, 지난해 53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6% 증가한 264억원이다.



윤웅섭 사장은 2016년 8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탄생한 일동홀딩스의 사업회사인 일동제약을 이끌고 있다.

윤 사장은 창업자인 고(故) 윤용구 회장의 손자이자 2세 경영인인 윤원영 회장의 장남이다. 조지아주립대 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KPMG 등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가 2005년 일동제약에 입사했다. 부사장 등을 거쳐 2014년 3월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윤 사장은 취임 이후 ‘매출 1조원, 이익 1000억원 이상의 지속 성장하는 토털 헬스케어 기업’을 목표로 회사의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주 사업 분야인 의약품을 비롯해 의약외품·의료기기·건강기능식품 등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일동제약의 매출 비율은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비의약품이 약 6·3·1 수준이다.

윤 사장은 최근 5년간 연매출의 약 11%를 R&D에 투자하는 등 신약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전체 직원 수의 약 20%(290여 명) 이상을 연구·개발 인력으로 채웠다. 일동제약은 파킨슨병 치료제 ‘iCP-Parkin’과 표적항암제 ‘IDX-1197’,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의 효능 등을 개선한 개량신약) ‘IDB0062’ 등을 개발 중이다.

2016년 연결 기준 2013억원이던 일동제약의 매출은 2017년 4607억원, 지난해 504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6% 증가한 288억원을 기록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5호(2019.03.11 ~ 2019.03.1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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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3-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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