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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싼, 독일 아우토빌트 준중형 SUV 평가 1위…제네시스 G70, 미국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현대자동차가 독일과 미국 등의 유력 자동차 전문지들의 각종 평가에서 연이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대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과 럭셔리 스포츠 세단 제네시스 G70가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다.

이들 모델은 자동차의 본고장인 독일과 글로벌 자동차 시장 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북미에서 인정받으며 매섭게 질주하고 있다.

◆투싼, 마쓰다 CX-5·르노 카자르 따돌려
유럽·미국에서 인정받은 투싼·제네시스 G70
현대차에 따르면 투싼은 최근 독일의 유력 자동차 매체 ‘아우토빌트’가 C-SUV 3종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차로 선정됐다.

C-SUV 등급은 유럽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SUV를 나누는 A부터 E까지의 차체 크기별 분류에서 셋째에 해당되는 차급으로, 국내 기준으로는 준중형 SUV에 해당한다.

아우토빌트는 독일에서 가장 신뢰받는 자동차 매거진으로 꼽힌다. 유럽 소비자들은 이 매체의 평가 결과를 차량 구매 시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아우토빌트는 이번 평가에서 현대차 투싼과 마쓰다의 CX-5, 르노의 카자르 등 세 가지 경쟁 차종을 놓고 차체·엔진·주행성능·연결성·친환경성·편의성·경제성 등 총 7개 부문 52개 항목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투싼은 750점 만점에 524점을 획득해 CX-5(522점)와 카자르(510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아우토빌트는 “투싼은 여러 항목에서 고르게 좋은 점수를 얻었다”며 “전반적으로 우수하고 다재다능한 자동차(all-rounder)”라고 평가했다.

투싼은 특히 실내 개방감, 적재, 견인 하중, 품질, 가속 성능, 제동, 후석 시트 안락감, 조작 용이성, 체감 소음, 편의 장비, 보증, 보험료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투싼은 그동안 유럽 시장에서 여러 차례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2015년 아우토빌트와 아우토자이퉁의 준중형 SUV 비교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2016년에는 ‘스페인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투싼은 유럽 소비자와 미디어의 꾸준한 호평을 등에 업고 2월 유럽 누적 판매 50만 대를 돌파했다. 2015년 6월 유럽 출시 이후 44개월 만이다. 특히 투싼은 지난해 출시 4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14만1559대가 팔려 유럽 내 58개 준중형 SUV 모델 중 6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 연간 100만 대 판매 돌파에 효자 노릇을 하며 실적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투싼의 우수한 상품성이 자동차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인정받은 것에 만족하지 않고 소비자가 감동할 수 있는 차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심하라 BMW여, 이야말로 진짜배기다”

제네시스 G70는 세계 최고 자동차 전문지로 꼽히는 미국 모터트렌드 2019년 1월호에서 ‘2019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터트렌드는 1949년 창간 이후 매년 연말께 올해의 차를 발표해 왔다. 제네시스 G70는 한국 자동차 중 처음으로 이 전문지로부터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모터트렌드는 ‘스타가 태어났다’는 제목과 함께 ‘한국의 신생 럭셔리 브랜드가 중앙 무대로 강력하게 파고들었다’는 문구의 커버스토리를 게재하며 G70의 올해의 차 선정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이번 평가는 BMW3 시리즈 등 총 19개 차종을 대상으로 비교 테스트 등 면밀한 분석을 거쳤다.

모터트렌드는 “30년 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절, 현대차는 4995달러의 낮은 가격표에 조르제토 주지아로(현대차 포니를 디자인한 이탈리아의 전설적 자동차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입은 엑셀을 미국에 출시했다. 당시 미국인들은 ‘현대’라는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도 몰랐다”고 소개한 뒤 “30년이 지난 지금 제네시스는 BMW 3시리즈의 강력한 대항마 G70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모터트렌드 평가단도 G70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행 테스터인 크리스 월튼은 “G70는 다루기 쉬운 야수와 같다. 이 차는 인피니티 G35보다 고급스럽고 벤츠 C클래스보다 날카로우며 아우디 A4보다 훨씬 기민하다”고 평가했다.

에드워드 로 모터트렌드 편집장은 “3.3 터보엔진의 매력이 G70를 사랑스럽게 만든다. 경쟁 차종은 대부분 문제가 있었다”며 G70의 훌륭한 엔진 성능을 치켜세웠다.

G70가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다는 디자인 평가도 이어졌다. 크리스 시어도어 객원 평가위원은 “마치 메르세데스-벤츠처럼 뛰어난 인테리어”라고 평했고 톰 게일 전 크라이슬러 디자인 총괄은 “패키징과 각종 디자인 요소가 결합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 마이클 칸투 모터트렌드 온라인 부편집장은 “G70는 다른 브랜드에서 꿈꾸는 핏과 마감 실력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앵거스 매킨지 모터트렌드 국제판 편집장은 “그동안 3시리즈의 경쟁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도요타와 닛산, 혼다와 GM이 실패한 것을 제네시스가 해냈다”고 평가했다. 시어도어 객원 평가위원은 “G70는 부드럽고 조용하며 빠르고 민첩하다. 평균을 뛰어넘고 잘생겼으며 훌륭한 가치까지 지녔다. 거의 모든 게 훌륭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특히 매킨지 편집장은 G70가 BMW의 3시리즈를 긴장시킬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G70의 활기찬 파워트레인과 민첩한 섀시가 즐거움을 선사한다. 스포티한 외모와 강렬한 스타일, 잘 정돈된 인테리어도 지녔다. 조심하라 BMW여, 이야말로 진짜배기다”라고 마무리했다.

모터트렌드의 올해의 차 평가가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갖게 된 것은 깊이 있는 분석과 깐깐한 평가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각종 성능을 면밀히 테스트하기 때문이다.

모터트렌드는 지난해 알페로메오의 줄리아를 올해의 차로 선정한 바 있다. 2017년 쉐보레 볼트EV, 2016년 쉐보레 카마로, 2015년 폭스바겐 골프, 2014년 캐딜락 CTS 등을 올해의 차로 선정했다.

국산차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에 선정되지 못했다. 2011년 현대차 쏘나타, 2012년 현대차 아반떼, 2015년 현대차 제네시스 2세대(DH), 2017년 제네시스 G90, 2018년 기아차 스팅어가 모두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
유럽·미국에서 인정받은 투싼·제네시스 G70
제네시스 G70는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1월 14일 열린 ‘2019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승용 부문 ‘2019 북미 올해의 차’에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2009년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BH)와 2012년 현대차 아반떼에 이어 한국 차로는 셋째로 이룬 쾌거다.

북미 올해의 차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60여 명의 자동차 전문 기자단이 해당 연도에 출시된 신차 중 승용차·트럭·SUV 등 총 3개 부문의 최종 후보를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제네시스 G70를 비롯해 혼다 인사이트, 볼보 S60 등 총 3개 모델이 최종 후보에 오른 가운데 G70가 최종 승자의 자리를 차지했다.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사업부장(부사장)은 “제네시스 브랜드와 제품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사고방식, 욕구와 완벽히 일치해야 한다”며 “북미 올해의 차 선정단이 제네시스 G70의 디자인과 개발자의 의도를 경험하고 살펴본 점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G70는 최근 캐나다 자동차 전문지 오토가이드가 주관한 ‘2019 올해의 차’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거진인 카&드라이버로부터 ‘베스트 톱10’에 선정되기도 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5호(2019.03.11 ~ 2019.03.1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