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성공의 비밀을 찾아서

[서평]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는 성공을 만나고 싶다면

◆포뮬러 : 성공의 공식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지음 | 홍지수 역 | 한국경제신문 | 1만6800원

[한경비즈니스= 이혜영 한경BP 출판편집자] 왜 ‘레드 배런(붉은 남작)’이라고 불린 독일의 만프레트 폰 리히트호펜은 격추 성과와 상관없이 제1차 세계대전의 가장 유명한 전투기 조종사가 됐을까. 왜 ‘세이모’라는 이름으로 같은 선상에서 활동하던 두 명의 예술가 중 장 미셸 바스키아만 유명한 화가로 이름을 날렸을까. 로자 파크스보다 먼저 인종차별에 저항한 클로뎃 콜빈은 왜 아무도 모를까. 발명은 대부분 다른 과학자나 발명가가 했음에도 왜 토머스 에디슨을 가장 뛰어난 발명왕으로 꼽을까.

누구나 성공하기를 꿈꾼다. 혼자서는 생존하기가 어려워 집단을 이뤄 살아남은 인류, 그래서 사회적 동물이라고 불리는 우리에게 자신들의 성취를 증명할 수 있는 ‘성공’은 어느덧 중요한 요소가 됐다. 하지만 성공은 그동안 개념이 모호하고 집단적이며 사회적인 영역이라는 점 때문에 과학적 연구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의 성공 데이터를 분석해 성공을 관장하는 보편적 법칙을 찾아낸 책이 출간됐다. 성공도 과학이라는 것이다.

헝가리 출신의 세계적인 통계 물리학자이자 복잡계 네트워크 연구의 대가로 알려진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미국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지금까지 복잡 미묘해 쉽게 정의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해 연구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던 성공을 어떻게 하면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각 분야별 사례들을 토대로 성공의 유형을 발견하고 분석했다. 성공을 범접하기 어려운 대상이 아니라 누구라도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을 마침내 빅데이터로 증명해 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수많은 팀들과 수년간의 연구 끝에 탄생한 이 책에는 수많은 인물들의 사례가 등장한다. 천재 과학자의 대명사로 불리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어떻게 유명세를 떨치게 됐는지, 골프계의 황제 타이거 우즈가 어떻게 세계적 슈퍼스타가 됐는지, ‘해리 포터’의 작가 J. K 롤링은 왜 다른 필명으로 활동하려고 했는지, 처음 만난 팀으로 불후의 재즈 앨범을 탄생시킨 마일스 데이비스의 탁월함은 무엇이었는지, 오랜 기간 한물간 학자로 취급받던 존 펜은 어떻게 80대 중반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는지 등 매우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기업에서 승진을 거듭하는 이유는 오로지 뛰어난 성과 덕분일까. 일생에 걸쳐 나이가 들면서 창의력은 향상될까, 떨어질까. 경연 대회나 면접에서 순서는 앞이 좋을까, 뒤가 좋을까. 뛰어난 슈퍼스타와는 협력해야 할까, 경쟁해야 할까. 사회에서, 각 전문 분야에서 인간관계는 성공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처럼 일상에서 성공적인 삶을 추구하고자 할 때 뒤따르는 수많은 질문에 대한 해답도 찾을 수 있다.

정교한 과학적 분석과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얻어낸 5가지 성공의 공식은 알고 보면 과학적 법칙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간단하고 명쾌하며 보편적이고 영원하다. 그러므로 누구나 가능하다. 저자는 성공 요소들을 규명하고 신비의 장막을 벗겨내면 삶에서 무엇이 통제 가능하고 무엇이 통제 불가능한지 파악하게 된다며 성공의 공식들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힘들이 인간 활동의 성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공식들을 통해 우리 주변에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성공 뒤에 작동하는 요인들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전한다.

초연결 시대를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성공 또한 집단이 만들어 내는 현상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성공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하고 우리 모두가 성공을 만들어 내는 데 책임이 있다. 그리고 이는 어쩌면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 성공을 결코 운에만 맡기지 말고 부단히 노력할 자세가 돼 있다면 말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3호(2019.07.15 ~ 2019.07.2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