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숨겨진 영재성을 깨우는 엄마의 시선

[서평] 아이를 0.3% 영재로 키운 방송인 신재은의 교육법
◆상위 0.3%로 키운 엄마의 교육법 : 내 아이를 영재로 바라보면 영재가 된다
신재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5000원

[한경비즈니스= 노민정 한경BP 출판편집자]영재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일까, 아니면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방송인 조영구·신재은 부부의 아들 정우 군은 방송에서 상위 0.3%의 영재로 밝혀져 많은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저자인 신재은 씨는 본인의 자녀에 대해 절대 남들보다 특별히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평범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차이점은 아이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엄마가 먼저 결론짓지 않았다는 점이다. 저자는 모든 아이는 각기 특별하게 태어난다고 생각하고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사랑의 눈으로 그 특별함을 발견하고 잘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정우 군은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자란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는 학원도 보내면서 이런저런 사교육을 시켜봤지만 결국 엄마가 어떻게 교육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게 됐다. 아이가 고려대 영재교육원에 합격하고 ‘상위 0.3% 영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도 아이의 즐거움 자체에 목적을 두자 자연스럽게 따라온 결과이기도 하다. 정우 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난 뒤 열정적인 엄마와 노력파 아들은 효과적인 학습법과 학습 환경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과정을 통해 모든 학습의 기초인 독서에 재미 붙이는 법을 비롯해 자기 주도 학습력을 높이는 법, 공부가 잘되는 환경을 만드는 법 등의 노하우를 찾게 됐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저자의 교육법과 아이의 숨겨진 영재성을 발견하는 엄마의 따뜻한 철학을 소개한다.

엄마들은 아이의 시각에서 생각해 보지 않고 엄마의 관점에서만 생각해 “이게 뭐가 힘들어”, “넌 왜 그렇게 밖에 못하니” 하고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저자 역시 같은 경험이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인생의 첫 대회에서 작은 상이라도 타면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교내 미술대회를 준비하게 됐다. 그래서 대회 전에 함께 그림 그리는 연습을 했는데 아이가 크레파스를 칠할 때 자꾸 밑그림 밖으로 삐져 나가고 색칠도 완성도가 없어 어째 예쁘지가 않아 답답한 마음에 그게 뭐가 그렇게 힘드냐고 툭 말한 것이다. 이후 아이가 학교에 가고 난 뒤 아이가 그리다 만 그림을 한번 똑같이 그려봤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허리도 아픈 데다 생각한 대로 그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겨우 1학년 아이가 그림 한 장을 완성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제야 깨닫게 됐다. 이후 그녀는 ‘앞으로는 무조건 아이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아이에게 뭔가를 시킬 때는 자신도 같이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아이의 시각에서 생각해 보고 같이 해보는 엄마의 교육이 시작됐다.

저자는 아이의 시각에서 생각해 보고 같이 해보다 보면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점을 힘들어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아이가 원하는 것을 같이하다 보면 아이가 가진 숨겨진 영재성이 무엇인지도 발견할 수 있다고 전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의 잠재성을 부모가 미리 판단해 막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저자 신재은 씨의 아들 정우 군이 영재교육원에 합격하게 된 계기도 특별히 아이가 영재라고 생각해 보낸 것이 아니다. 우연히 영재교육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 알게 됐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지원하게 된 것이다. 그때 그녀가 ‘우리 아이는 영재가 아니니까 이런 곳엔 갈 수 없어’라고 생각했다면 오늘의 정우 군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건 우리 애에게 너무 어려운 과제야’, ‘아이뿐만 아니라 나도 이 도전을 감당할 수 없어’, ‘혹시 실패하면 아이와 내게 모두 상처가 될 거야’라고 결과를 미리 단정 짓지 말고 일단 도전해 볼 것을 추천한다. 꼭 영재원이 아니라도 좋다. 아이가 원하는 것,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아이가 더 큰 꿈을 꾸고 더 많은 기회를 만나게 해줘야 한다. 그러려면 엄마가 먼저 용기를 내야 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5호(2019.07.29 ~ 2019.08.0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