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37호 (2019년 08월 14일)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예병태 사장, 쌍용차 흑자전환 가능할까

[비즈니스 포커스]
- 내수 판매 ‘3위’ 지켰지만 수출 포함하면 ‘꼴찌’
- 적자폭은 더 커져, 9월 고강도 조치 예고


쌍용자동차 예병태 사장(왼쪽)이 지난 4월 평택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 점검 후 직원과 인사하고 있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쌍용차가 부활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회사 측과 노조가 서로 고통을 분담하며 의기투합 중이다.

쌍용차는 8월 2일 ‘10년 연속 무분규 임금 협상 타결’을 성사시켰다. 노사가 도출한 합의안에 조합원들은 74.6%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지지를 보냈다. 6월 12일 상견례를 시작한 후 52일 만에 이뤄진 초고속 임금 협상 타결이다.

더욱이 지난해 임금 동결을 수용했던 쌍용차 노조는 이번에는 기본급 4만2000원 인상에 합의했다. 2년간 4만2000원을 인상한 셈이다. 현대차·기아차·한국GM 등 다른 국내 완성차업계 노사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에서 난항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천지 차이다.

이를 바탕으로 쌍용차는 지난 6월 내수 판매 8219대를 기록하며 국내 완성차 중 3위를 지켰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16개월 동안 굳건한 3위다. 쌍용차는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GM에 밀려 르노삼성과 4~5위 경쟁을 벌여 왔지만 한국GM의 군산 공장 폐쇄, 르노삼성의 임단협 갈등을 틈타 3위로 올라섰다.

◆ 국내 판매량 3위는 '허울'



하지만 쌍용차가 부활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3위라는 국내 판매량도 사실 ‘허울’에 가깝다. 무엇보다 내실이 아쉽다. 쌍용차는 올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신규 투자와 영업비용 증가 때문이다. 쌍용차는 상반기 판매 7만277대, 매출 1조8683억원, 영업손실 769억원, 당기순손실 77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는 4.7%, 매출은 6.7% 증가했다.

특히 내수 판매가 작년보다 8.6% 증가하면서 전체 판매 대수도 함께 증가했다. 이는 16년 만의 상반기 최대 판매 기록이다. 하지만 영업손실 769억원으로 적자 폭(-4.1%)은 확대됐다.

반면 국내 완성차업계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중 무역 분쟁과 신흥시장 위축 등으로 판매 실적이 위축됐지만 내실은 챙기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현대차는 올 상반기 판매 212만6293대, 매출 50조9534억원, 영업이익 2조626억원, 당기순이익 1조95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는 5.1% 줄었지만 수익성이 높은 차량 판매 호조와 원화 약세 덕에 매출이 8.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6.4%, 당기순이익은 26.6% 각각 늘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4.0%였다.

기아차 역시 올해 상반기 판매는 135만262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지만 매출은 1.2% 증가한 26조951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차와 상반된 내실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쌍용차의 매출원가율에서 찾을 수 있다. 쌍용차는 매출원가율이 평균 80% 후반대로 현대차(평균 70% 후반)보다 높다. 차량 1대 판매에 대한 수익성이 현대차보다 떨어진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해외시장 부진이다. 쌍용차는 내수 시장에서는 3위지만 총판매량(내수+수출)과 해외 판매량에서는 꼴등(5위)이다.

1위 현대차는 상반기 총판매 212만6293대 중 해외 판매가 174만2180대에 이르렀고 2위인 기아차는 총판매 135만2629대 중 해외 판매가 110만9759대에 다다른다. 총판매량 3위인 한국GM은 판매 23만1172대 중 해외 판매 물량이 19만5574대, 르노삼성은 총판매 8만5844대 중 해외 판매가 4만9338대에 이른다.

반면 쌍용차는 해외 판매량이 1만4327대에 머무르고 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것이다. 국내시장 규모가 연간 180만 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쌍용차의 부활의 키는 해외시장 개척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또한 쌍용차가 더욱 힘을 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차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 ‘코란도’, ‘티볼리’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출시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반면 세단이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친환경차 등의 개발은 전무하다.

현시점에서 SUV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대세라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해외 각국마다 ‘친환경차 의무 판매제’ 시행을 예고하고 있어 친환경차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물론 쌍용차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2월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자율주행개발팀·EV시스템설계팀·하이브리드개발팀 등 12개 자체 개발 조직을 신설했다.

◆ 2011년 이후 최대 위기에 임원 감축 예고

지난 20년간 쌍용차가 보여 온 부활의 몸짓은 경이롭다.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 사태 이후 단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던 그들이다.

1998년 모기업인 쌍용그룹이 해체되며 대우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지만 무리한 확장을 추진하던 대우그룹이 경영난으로 해체되면서 2년 만인 2000년 대우그룹에서 분리돼 기업 회생 절차(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인수됐지만 상하이차는 경영 정상화에 실패한 채 약 5년 만인 2009년 1월 경영권을 포기하고 법정 관리를 신청했다. 당시 상하이차는 인수 시 약속했던 1조2000억원의 투자도 이행하지 않았고 제대로 된 경영 활동도 하지 않았다.

이 여파로 쌍용차는 만성 적자에 시달렸고 부채비율이 500%가 넘는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다.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를 놓고 기술만 훔쳐간 최악의 ‘먹튀 인수·합병(M&A)’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후 쌍용차는 2009년 기업 개선 작업(워크아웃)과 법정 관리를 거치면서 전체 직원의 37%인 2646명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노동조합과의 관계도 틀어졌다. 당시 정리 해고된 직원들이 자살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되고서야 그나마 안정을 찾았다. 특히 노사가 함께 아픔을 나누며 심기일전하는 모습에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를 통해 연간 실적으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완성차 5사 중 내수 성적만 비교해 꾸준히 성장한 곳은 쌍용차가 유일할 정도다. 극심한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8년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것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쌍용차는 2009년 법정 관리 신청 후 최초로 월 9000대 판매를 돌파, 2010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갔다. 회사 부활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은 ‘코란도 C’의 성공적인 컴백을 시작으로 매년 ‘코란도 투리스모’, ‘렉스턴 W’ 등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하며 경영 정상화에 매진했다.

2015년 출시한 소형 SUV 티볼리와 2017년 출시한 대형 SUV ‘G4 렉스턴’이 연이어 성공을 거두며 실적 견인에 앞장섰다. 2018년 1월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가 픽업트럭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며 내수시장 3위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줄곧 달리고 있다.

하지만 쌍용차는 현재 2011년 이후 최대 위기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수년째 이어지는 내수 경기 침체와 수출 판매량 급감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이 2011년 하반기 이후 최대 적자이자 예상보다 충격적인 어닝 쇼크라는 것이다.

더욱이 하반기 여건도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7월 말 임직원 담화문을 통해 오는 9월 중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영 정상화 방안에는 임원 10~20% 감축, 임직원 대상 안식년제 도입 등 고강도 조직 개편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7호(2019.08.12 ~ 2019.08.1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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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8-1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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