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협업 툴 개발 기업’ 콜라비 조용상 대표·김한선 CSO가 말하는 시장 트렌드
‘업무 혁신’ 위한 협업 툴, 메신저형 지고 원페이지형 뜬다
72분. 직장인이 하루 중 오로지 핵심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메신저 알림, 여기저기에서 날아오는 e메일, 회의를 위한 회의와 보고를 위한 보고까지….

지난해부터 주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지만 여전히 생산성 향상은 기업에 가장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다.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업무 방식의 핵심은 “얼마나 오래 일하느냐”가 아닌 “얼마나 제대로 일하느냐”다.


한 페이지에서 동시 편집 가능

유연하고 효율적인 소통이 강조되는 현재 패러다임에 맞게 협업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도 진화하고 있다. e메일·메신저·대면 보고처럼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아니라 오직 업무에 최적화된 ‘협업 툴’이 최근 몇 년간 끊임없이 출시됐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3세대 협업 툴을 개발한 스타트업 ‘콜라비’는 주52시간 근무제가 대두되기 훨씬 이전인 2015년 “지식 노동자의 시간을 돌려주겠다”며 등장했다. 콜라비는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했고 일본 등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했다. 사용자도 2017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콜라비는 네이버에서 서비스 기획자로 일했던 조용상 대표가 설립했고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2016년 아시아 최초로 구글이 후원하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커뮤니티인 ‘스타트업 그라인드 유럽’에서 우승했고 2017년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스타트업 사우나’에 선정됐다.

최근 라인웍스·MS오피스 등 굵직한 협업 툴 기업을 거친 김한선 전략담당이사(CSO)가 합류하면서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업무 혁신’ 위한 협업 툴, 메신저형 지고 원페이지형 뜬다
콜라비는 하나의 이슈 페이지 안에서 구성원들이 동시에 협업할 수 있는 ‘원페이지 협업 툴’이다. 이는 3세대 협업 툴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형의 1세대, 메신저형의 2세대 협업 툴의 단점을 극복한 모델이다.

협업 툴의 주요 기능과 형태는 서비스마다 다르지만 모두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aS)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다. 1세대 협업 툴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 형태였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012년 12억 달러(1조4534억원)에 인수한 ‘야머’가 있다.

하지만 SNS 형태로 이뤄진 협업 툴은 실패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자료 검색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나간 업무 이슈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SNS형 협업 툴의 시대가 가고 2세대 메신저형 협업 툴 전성시대는 미국 기업 슬랙(Slack)이 이끌었다.

2013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슬랙은 역사상 가장 빠르게 10억 달러(1조2112억원)의 기업 가치를 돌파했다. 하지만 메신저형 협업 툴은 최근 너무 많은 알림으로 오히려 노동자들의 업무를 방해한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휘발성을 지닌 메시지 때문에 업무의 맥락과 히스토리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두된 협업 툴이 바로 콜라비와 같은 3세대 협업 툴이다. 협업 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실리콘밸리에서도 메신저형 협업 툴의 시대는 가고 원 페이지형 협업 툴이나 이슈 기반 협업 툴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시장의 선두 기업인 세일즈포스는 원 페이지형 협업 툴 ‘큅’을 7억5000만 달러(9084억원)에 인수했다. 드롭박스가 출시한 협업 툴 ‘페이퍼’ 역시 업무의 흐름을 위주로 협업할 수 있는 3세대 협업 툴을 대표한다.

김한선 CSO는 “세일즈포스가 큅을 거액에 인수한 것도 근본적인 업무 방식 개선의 필요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에서는 업무 방해 요소를 없애고 최대한 몰입할 수 있는 ‘딥워크(deep work)’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메신저형 협업 툴의 시대가 갔다”고 설명했다.
‘업무 혁신’ 위한 협업 툴, 메신저형 지고 원페이지형 뜬다

◆일본·미국 시장 공략 개시

콜라비는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이나 자료 공유에 국한하지 않는다. 하나의 업무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진행 과정을 ‘한 페이지’ 안에서 보여준다.

업무가 진행되고 협업이 이뤄지는 흐름을 하나의 채널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여러 명이 실시간 동시 편집을 할 수 있어 업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콜라비를 통해 협업이 이뤄지는 과정을 살펴보자. 먼저 팀원 중 한 명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이슈 페이지’를 만든다.

생성된 이슈 내에는 댓글을 통한 피드백 전달, 할 일 지정, 의사결정 요청, 파일 공유 등 다양한 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게다가 프로젝트별로 이슈 진행 상황을 열거하는 간반(적시에 상품을 출시하기 위한 스케줄링 시스템)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또한 ‘@’ 버튼으로 일정 관리, 의사결정 등 서비스 내 모든 기능을 호환할 수 있다.

조용상 대표는 “할일·이미지·의사결정 등 콜라비 내 모든 기능은 각각 다른 종류의 데이터로 이뤄져 있다. 각기 다른 데이터를 동시 편집이 가능한 문서 안에 집어넣고 상호작용하게 만드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며 “전 세계에 동시 편집이 가능한 협업 툴은 다섯 개밖에 없는데 그중 업무 흐름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녹여낸 서비스는 콜라비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콜라비는 최근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내 법인 설립을 했고 최근 일본 진출을 확정했다.

콜라비는 8월 14일 일본 진출을 위해 기업용 솔루션 리셀링·컨설팅 전문 업체 ‘라이오니스’와 단독 총판 계약을 했다. 라이오니스는 일본 내 협업 툴 점유율 1위인 라인웍스의 일본 시장 진출을 이끈 사테라이토 오피스의 자회사다. 라인웍스의 시장 진출을 주도한 회사인 만큼 콜라비와의 계약 역시 의미가 크다.

조용상 대표는 “협업은 블록체인·AI·헬스케어 등 글로벌 스타트업업계를 이끄는 뜨거운 키워드는 아니지만 어느 기업에나 필요한 물 같은 존재”라며 “협업 툴 시장이 크게 열린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키워 나가고 국내에서는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축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9호(2019.08.26 ~ 2019.09.0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