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웅진코웨이·한샘 ‘2강’ 체제 속 에이스·시몬스 맹추격
-현대렌탈케어도 침대 사업 드라이브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1조2000억원대 침대(매트리스 포함) 시장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2강 구도를 형성하던 시장이 4파전으로 재편됐다. 웅진코웨이와 한샘이 판을 흔든 주인공이다.

숙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면 경제(슬리포노믹스)’ 시장이 커지고 이른바 ‘라돈 침대’ 파동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침대를 고르는 기준이 바뀐 데 따른 결과다.

웅진코웨이는 강점인 렌털 서비스를 매트리스 사업에 도입해 재미를 보고 있다. 한샘은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해 매출과 시장점유율을 높여 가는 중이다. 올 초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를 시작한 현대렌탈케어도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렌털 접목하고 온열 기능도…판 커지는 ‘침대 시장’
◆웅진코웨이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 매출 ‘쑥쑥’

가구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침대 시장 규모는 1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침대 시장의 전통 강자로 꼽히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지난해 각각 2258억원, 19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웅진코웨이와 한샘이 침대 사업에서 각각 1829억원, 1781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상위 기업들을 바짝 쫓고 있다. 침대 사업 후발 주자들이 전통 강자들을 위협하는 형국이다.
렌털 접목하고 온열 기능도…판 커지는 ‘침대 시장’
웅진코웨이는 ‘매트리스 맞춤 케어 렌털 서비스’를 2011년 11월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 침대 매트리스는 세탁이 어렵고 한 번 사면 10년 이상 사용하는 만큼 오염과 변형이 생기기 쉽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고가의 침대를 합리적 가격에 렌털하고 주기적 관리 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는 새로운 렌털 모델로 입소문을 탔다.

웅진코웨이의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는 2012년 240억원으로 시작해 2015년 1208억원으로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1829억원의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6년간 평균 40%대 고속 성장세를 보이며 회사의 새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올 1분기에만 907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기록 경신을 예약해 둔 상태다.

노흥식 웅진코웨이 홈케어사업부문장은 “침대를 소유에서 ‘가치 소비’의 개념으로 바꾼 매트리스 렌털 비즈니스가 구독 경제 중심으로 변화 중인 최근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웅진코웨이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의 인기 요인은 합리적 가격에 있다.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침대 매트리스를 품목에 따라 월 2만~4만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초기 가격 부담을 낮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6년 렌털 후 새 매트리스로 교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4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매트리스의 위생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웅진코웨이는 매트리스 위생 관리를 전담하는 ‘홈 케어 닥터’들을 활용해 매트리스 내·외부 진드기 제거 등의 7단계 살균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웅진코웨이는 이용자의 매트리스 사용 환경, 수면 습관,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맞춤형 제품 라인업과 서비스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트리플 체인지 매트리스’ 서비스는 렌털 기간 동안 토퍼(매트리스 위에 놓고 사용하는 침구 용품)를 총 3회 새것으로 교체해 주는 등 청결도를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취향에 따라 매트리스의 경도를 선택할 수도 있다.

웅진코웨이는 최근 ‘저상형 패밀리 침대 프레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원하는 크기로 결합·분리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슈퍼싱글과 퀸 사이즈 중 원하는 크기의 프레임을 조합해 가족 수와 공간 넓이에 맞게 유동적으로 침실 구성을 변경할 수 있다.

◆한샘, 온열 매트리스 등 신개념 제품으로 ‘각광’

한샘은 2011년 자체 브랜드 ‘컴포트아이’를 출시하며 침대 시장에 진출했다. 한샘의 침대 사업 매출은 2014년 790억원에서 지난해 1781억원으로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한샘은 한국의 온돌 문화를 반영한 ‘포시즌 유로6 매트리스’ 등 신개념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 제품은 매트리스 최상단에 패드를 적용해 섭씨 영상 25~50도의 온열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렌털 접목하고 온열 기능도…판 커지는 ‘침대 시장’
패드 좌우의 온도를 따로 조절할 수 있고 전기선이 아닌 ‘나노 발열실’을 접목해 전자파 걱정도 줄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소방복 소재로 활용되는 난연 펠트를 내장해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취향에 따라 매트리스의 경도도 선택할 수 있다.

한샘 관계자는 “하루에 15시간 온열 기능을 사용한다고 해도 전기요금이 월 1000원에 불과할 정도로 효율성이 좋은 제품”이라며 “위아래 면에 각각 니트와 인견 원단을 적용해 겨울엔 따뜻하게, 여름엔 시원하게 뒤집어 사용할 수 있어 올해 상반기에만 2만여 개가 팔려 나갔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침대 사업을 기존 가구 사업에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작업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침대나 매트리스에 어울리는 협탁·화장대·붙박이장 등을 패키지로 제안하는 식이다. 한샘디자인파크, 한샘인테리어 대리점, 온라인 한샘몰 등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해 시장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지난 1월 ‘현대큐밍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를 론칭한 현대렌탈케어도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렌탈케어는 후발 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친환경 메모리폼을 적용하는 등의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친환경 메모리폼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등 유해물질 방출이 적어 유럽 등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일반 메모리폼보다 2배 정도 비싼 고급 소재로, 친환경 메모리폼 100%로 제작된 매트리스를 내놓은 것은 국내 렌털업계에서 현대렌탈케어가 처음이다.

현대렌탈케어는 또한 업계 최초로 ‘자외선 발광다이오드(LED) 살균기’를 사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6개월 주기로 9단계 살균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트리스 렌털료는 월 최소 2만900원으로, 제휴카드 할인 혜택을 모두 받게 되면 최저 2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렌털 접목하고 온열 기능도…판 커지는 ‘침대 시장’
정윤종 현대렌탈케어 영업본부장(상무)은 “월 렌털료가 경쟁사 제품보다 10~20% 저렴해 가성비에 민감한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며 “지난 8월까지 매트리스 신규 가입 계정이 당초 목표 대비 120%를 초과 달성해 론칭 첫해 누적 가입 계정 목표를 목표치의 두배로 상향 조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4호(2019.09.30 ~ 2019.10.0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