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45호 (2019년 10월 09일)

비트코인은 세계 통화가 될 수 있을까

-은화에서 지폐로, 다시 전자화폐로…돈이 만든 역사의 결정적 장면



◆돈의 흐름으로 보는 세계사
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 | 송은애 역 | 한국경제신문 | 1만6000원

[한경비즈니스= 김은찬 한경BP 편집자]뉴질랜드는 지난 8월 12일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합법화했다. 물론 법정화폐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세금이 부과되지만 암호화폐가 실물경제 속에 자리 잡으면서 점점 더 ‘화폐’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비트코인이 지금과 같이 주목받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그 시작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였다.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이후 미국은 장기에 걸쳐 저금리 정책을 고수했고 그 결과 저소득층의 부동산 붐이 일었다. 하지만 2008년 9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를 상당수 회수할 수 없게 되자 증권 버블이 터졌고 그 여파로 ‘리먼 쇼크’ 등 금융 공황이 연이어 일어났다. 사태는 전 세계로 퍼져 2013년 ‘키프로스 위기’로 이어졌다. 유럽연합(EU)이 금융 지원을 조건으로 은행 예금에 10%의 세금을 부과할 것을 요구하자 키프로스를 조세 회피처로 이용하던 러시아 부유층은 암호를 통해 손쉽게 자산을 국외로 이동시킬 수 있는 ‘비트코인’에 주목했고 암호화폐의 가치가 폭등한 것이다.

한편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일상화, 화폐의 재료가 종이에서 전파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 리먼 쇼크로 증권 버블이 꺼져 금융 상품이나 기존 화폐에 대한 신뢰가 줄어든 점을 들어 중앙은행의 통제에서 벗어나 개인이나 기업이 자유롭게 세계 통화를 만들 수 있고 암호화폐가 그러한 ‘민주적 화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2017년 11월 일어난 중국 ‘테더’ 유출 사건, 2018년 일본 비트코인 거래소 해킹 사건 등 자산으로서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로 유명한 역사 작가 미야자키 마사카쓰는 비트코인이 세계 통화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세계사적 이유에서 설명한다. 이 책은 은화에서 지폐로, 다시 전자화폐로 변모해 온 약 2500년간 통화의 역사를 중심으로 세계사를 설명한다. 파운드와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가 된 이유, 닉슨 쇼크가 일어난 배경과 영향 등 돈의 흐름이 보이는 포인트를 30가지로 정리해 누구나 쉽게 세계 경제를 돌아볼 수 있게 도와준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지금의 비트코인처럼 화폐 발행은 어마어마한 부를 쌓는 방법이었다. 기원전 6세기 크로이소스 왕이 금은 주화를 발행해 역사상 가장 유명한 부호가 됐고 17세기 말 영국에서는 잉글랜드은행이 지폐 발행권을 독점하면서 주주였던 민간 상인들이 막대한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18세기 프랑스의 미시시피 주식회사 도산이나 영국 남해 포말 사건처럼 돈이 집중되는 곳에는 버블 붕괴의 위험 또한 존재했다.

미야자키 작가는 현재 비트코인은 투기 수단으로 이용돼 하루 동안 가격이 10~30%나 변동하는 등 작은 버블이 진행 중이고 이른바 ‘채굴 농장’ 13개가 전 세계 비트코인의 약 80%를 생산하는 과점이 진행되고 있어 ‘민주적 화폐’라는 슬로건은 이미 무너진 셈이라고 말한다. 또한 ‘통화’의 정의는 ‘국가가 가치를 보증하고 강제로 유통한 화폐’인데 특정 개인에게 ‘통화’를 만드는 권리를 부여하는 게 옳은지, 그 가치는 무엇으로 보증하는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전 세계의 불환지폐가 190여 개국의 중앙은행에 의해 그 가치를 보증 받고 있는데 인터넷을 오가는 무국적 비트코인이 돈의 공공성을 계승한다는 말은 상당한 무리가 있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4000년 전 시리아 상인이 은덩이를 처음 거래에 사용한 이후 화폐의 형태는 은화에서 지폐, 다시 IC카드를 거쳐 비트코인까지 흘러왔다. 그리고 부의 향방은 ‘돈의 형태’가 아니라 ‘돈을 둘러싼 시스템’에 달려 있었다. 미래에는 더 획기적이고 다양한 시스템이 개발될 수 있기 때문에 통화의 현재 상황과 역사를 바탕으로 숨 가쁘게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이해하고 자신의 입지를 잃지 않으며 미래를 예측해 나간다면 돈의 흐름이 어디에 가 닿을 것인지도 알게 될 것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5호(2019.10.07 ~ 2019.10.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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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10-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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