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우리는 어떻게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서평]진정한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면…
◆최강의 영향력: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탈리 샤롯 지음 | 안진환 역 | 한국경제신문 | 1만6500원

[한경비즈니스= 이혜영 한경BP 출판편집자]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다. 아이를 가르치고 친구를 돕고 배우자를 격려하고 의뢰인에게는 조언을, 부하 직원에게는 지침을, 온라인 팔로워에게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각자 나름대로 상대에게 없을지 모르는 자신의 경험·지식·기술을 전하고 받으며 살아간다.


“태어난 이상 우주에 흔적을 남겨야 한다”고 했던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과도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을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고민에 빠진다. 회사나 팀이 매출 부진이나 생산성 저하에 시달릴 때 직원들의 업무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나을까. 배우자가 운동하도록 또는 자녀가 공부하도록 회유하려고 할 때 당근을 주는 게 나을까, 채찍을 주는 게 나을까.

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구독자 수나 ‘좋아요’ 수를 늘리려고 할 때 긍정적인 호기심을 유발하는 게 더 유리할까,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게 더 유리할까.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뇌 감정연구소의 창설자이자 인지신경과학 분야 교수인 탈리 샤롯이 연구한 이론을 담아낸 이 책을 살펴보면 이러한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우리는 스스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하면서도 자꾸만 본능을 따르려는 오류를 범한다고 말한다. 직관적으로 자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상대방도 알고 싶어할 것이라고 쉽게 간주해 버리는 실수 때문에 자꾸만 자신의 마음 상태·열망·목표를 먼저 반영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상대방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 자료를 들이밀거나 상대방에게 겁을 주거나 통제하는 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어필하려고 하게 되는데, 사실상 이러한 방식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실제로 한 병원에서 의료진을 상대로 손 소독 위생관리 규정을 준수하게 하기 위해 손 씻기 비율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다. 질병 확산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는 경고문을 부착하고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는 방식으로도 높아지지 않았던 손 씻는 비율이 손을 소독할 때마다 전자게시판의 숫자를 카운트하면서 ‘아주 훌륭하군요’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들려주는 아주 단순한 방식으로 확연히 높아지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고 한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상대방의 행동 방식과 신념에 영향을 끼치고 싶다면 자신이 아니라 ‘그들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작동 방식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 경영에 활용하거나 조직 문화를 조성해 나가는 데 또는 배우자나 자녀에게 동기부여를 할 때도 참고할 만하다.

우리는 흔히 위협과 경고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채찍’을 든다. 팀원에게 업무 성과를 내라고 독촉하며 감시하고 관리하는 것도, 자녀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책을 읽다 보면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믿어 왔던 방식이 잘못된 것들이 많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인간의 행동심리와 사고방식을 제어하는 7가지 생각 도구들을 하나씩 소개하며 일상에서 영향력을 발현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을 제시한다. 장마다 많은 실험과 사례들이 소개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운동하기를 끔찍이 싫어하는 남편을 스스로 헬스장에 가게 하고 휴대전화에 집착하는 아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처럼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책에서 알려주는 영향력의 효과를 적용해 보자. 우리는 누구나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6호(2019.10.14 ~ 2019.10.2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