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만6000여㎡ 규모에 218개 브랜드 입점
- SPA 브랜드·‘인스타그래머블’ 공간 총출동
'롯데몰'로 쇼핑 메카된 용인 수지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새로운 ‘핫 플레이스’가 문을 열었다. 바로 ‘롯데몰 수지점’이다. 8월 30일 오픈한 이곳은 시간이 흐를수록 입소문이 나면서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사람들을 그러모으고 있다.

죽전·분당·판교·광교·수원 등 인근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합 쇼핑 시설이 빈약했던 수지였지만 이제는 반대로 외부 지역민들이 롯데몰 수지점을 방문하기 위해 수지로 발걸음을 돌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시설이 좋다. 전국 복합 쇼핑몰 중 가장 최근에 지어진 만큼 시설이 깔끔하기도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 트렌드들이 충실히 반영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14만6000여㎡ 규모의 롯데몰 수지점은 패션·요식업 등 각 분야의 218개 브랜드 매장과 맛집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 콘텐츠들이 다양하게 구축돼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몰 수지점에 도입된 복합 쇼핑몰 시스템에는 갈수록 침체기를 겪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의 ‘생존법’이 담겨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몰 수지점이 갖추고 있는 경쟁력과 사람들을 끄는 매력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10월 1일 롯데몰 수지점을 찾아갔다.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체제 구축
'롯데몰'로 쇼핑 메카된 용인 수지
오후 3시. 서울 광화문에서 광역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달려 롯데몰 수지점 앞에 도착했다. 첫 대면부터 인상적이다. 길쭉한 다리를 뽐내는 남성과 여성의 대형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롯데몰 수지점 뒤쪽에는 2356가구의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이 펼쳐져 있는데 롯데몰과 롯데캐슬 아파트 타운이 일체감을 뽐낸다. 흡사 ‘롯데’라는 브랜드의 미니 도시 같다.

롯데몰 수지점 건물은 지하 6층~지상 22층 규모다. 이 중 지하 1층~지상 5층까지 판매시설·시네마(극장)·근린생활시설로 롯데몰이 자리한다.

롯데자산개발·롯데쇼핑·롯데시네마 등이 이들 시설을 각각 나눠 운영하고 일부 공간은 공동으로 사용한다. 롯데그룹의 총역량이 이곳에 집결됐다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건물 내부는 더 인상적이다. 마치 제2롯데타워에 들어온 착각이 든다. 물론 규모나 입점 브랜드는 다르지만 몰 안에 풍기는 분위기가 그렇다. 특히 몰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 ‘미디어타워’가 눈길을 끈다.

롯데몰 수지점의 미디어타워는 국내 쇼핑몰 내에 설치된 것 중 최대 규모다. 높이 24m로 1층에서 4층을 관통하는데 홀 중앙을 다니는 사람을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방문객이 체험할 수 있는 각종 오락을 제공한다.

실제로 이날 고교생으로 보이는 여학생 3명이 이곳을 지나다 미디어타워에서 떨어지는 공을 맞히는 게임을 즐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학생들이 자리를 벗어나자 이 미디어타워는 롯데몰 수지에서 즐길 수 있는 쇼핑의 이미지와 정보들이 한눈에 보기 쉽게 소개됐다.

미디어타워에 정신이 팔린 사이 정준택 롯데자산개발 롯데몰 수지점 부지점장(수석)이 다가와 롯데몰 수지점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정 부지점장은 “롯데몰 수지점은 쇼핑몰 곳곳에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몰링 편의 서비스를 결합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며 “미디어타워 외에도 4층 그린홀 수벽을 꾸미는 트랜스포머 인테리어, 쇼핑몰 곳곳에 설치된 AR존도 구성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약 2시간 정도 둘러본 롯데몰 수지점은 디자인 콘셉트와 각종 ICT 편의 시설 등이 한데 어우러져 트렌드하면서도 디지털적인 느낌이었다.

◆ 의류·맛집 등 쇼핑몰 경쟁력 높아
'롯데몰'로 쇼핑 메카된 용인 수지
롯데몰 수지점은 쇼핑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상품 경쟁력에서도 완성도가 높았다. 특히 H&M·지유(GU)·코스(COS)·스파오(SPAO)·유니클로·탑텐(TOP10) 등 글로벌 SPA 브랜드가 총 집결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들 SPA 브랜드들은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해 각기 다른 수요를 충족시키며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롯데몰 수지점에는 보디 케어 브랜드 ‘이솝’, 프로페셔널 메이크업 브랜드 ‘MAC’, 친환경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러쉬’, 프랑스 명품 수제 비누 ‘랑팔라투르’ 등 트렌디한 몰고어(mall-goer)의 취향을 저격하는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했다.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것)’ 공간이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책과 라이프스타일 콘텐츠가 결합된 복합 문화 공간 ‘아크앤북’, 1인 미디어 MCN 비즈니스 전문 기업 미디어자몽이 운영하는 디저트 카페 ‘피크니크’, 레트로풍의 식품 편집숍 ‘슷-퍼마켓’, 등이 자리한다.

또한 스페셜티 커피와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음악 쉼터 ‘대중음악박물관’, 정기적인 원데이 꽃꽂이 클래스가 열리는 ‘수수가든’, 어른아이 감성 놀이터를 추구하는 감성 책방 ‘놀멘서가’, 주전부리와 맥주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호랭스낵’ 등 요즘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다채로운 문화 공간과 가게들이 대거 들어섰다.

요즘 복합 쇼핑몰의 가장 큰 경쟁력인 맛집의 입점률도 최고 수준이다. 서울 3대 함흥냉면 명소로 이번에 분점 1호점으로 선보이는 ‘명동함흥면옥’, 반세기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밀국수 전문점 ‘송옥’, 건강식 두부를 맛볼 수 있는 ‘두부공작소’, 40년 전통의 육개장칼국수 원조 맛집 ‘문배동육칼’ 등의 한식 등이 즐비하다.

여기에 중식 4대 문파로 꼽히는 유방녕 셰프가 운영하는 곳으로 유명한 ‘신차이’, 인도 음식점 ‘강가’의 신개념 익스프레스 매장 ‘강가 더 키친’, 수제 버거 전문점 ‘블랙마스터버거’, 회전초밥 전문점 ‘갓덴스시’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방문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 밖에 군산 지역에서 빵지 순례 열풍을 일으켰던 ‘이성당’, 부산의 유명 어묵 브랜드 ‘삼진어묵’, 김포에서 30년 이상 명성을 쌓아 온 닭강정 맛집 ‘김순례닭강정’ 등 전국 팔도 유명 먹거리를 집대성했다.

옛 거리 정취를 자아내는 4층 ‘수지식(食)당가’에도 이채로운 맛집이 가득하다. 뉴트로(new-tro) 감성을 담은 ‘수지食당가’에서는 미디어에서나 접할 수 있던 옛 7080거리를 재현했다.

삼계탕 전문점 ‘백년백세 백년삼계탕’, 명품 미역국 브랜드 ‘풍원장 미역국정찬’, 용인 지역 맛집으로 유명세를 얻은 냉면 전문점 ‘칠보’, 미쉐린 가이드 서울의 ‘2019년 빕 구르망 레스토랑’에 선정된 칼국수·만두 전문점 ‘황생가칼국수’ 등이 먹거리의 풍성함을 더했다.

취향 저격 매장도 대거 선보인다. ‘퍼플독 와인 플레이스’는 와인족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와인 전문 카페다. 기존 와인바나 레스토랑의 분위기와 달리 캐주얼한 느낌으로 디자인했다.

여성 고객을 위해 영유아와 어린이 공간에도 공을 들였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볼 수 있는 키즈카페를 뛰어넘는 수준의 매장과 시설을 갖췄다. 3층의 유아 휴게실에는 유모차 150여 개를 놓았다. 유료 놀이 시설 중에는 ‘타이니 키즈파크’가 눈길을 끈다.

엔씨소프트가 서울 성산동 월드컵경기장에 이어 둘째로 조성했다. 1000㎡ 규모로 AR 게임, 과학실험실 등 15개의 체험 공간으로 운영된다.

롯데몰 수지점에 아파트 단지의 커뮤니티 시설과 상가에 들어올 법한 매장도 적지 않다. 세탁소, 부동산 중개업체, 여행사 등이 들어섰다. 롯데 직원을 교육하는 데 사용하는 강의 시설도 주민에게 개방했다.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노래 교실 등을 운영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롯데자산개발이 이런 시설을 강화한 배경은 입지와 관련돼 있다. 2356가구의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아파트 단지가 롯데몰 수지와 바로 연결돼 있어 주민들이 차 없이 걸어서 쇼핑몰에 들어갈 수 있다. 롯데몰 수지 반경 1km 내 주민은 2만여 명에 달한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6호(2019.10.14 ~ 2019.10.2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