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AI가 자동차를 운전하고 주식을 거래하며 환자를 진단하는 세상
[서평] 딥러닝이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딥러닝 레볼루션 : AI 시대,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테런스 J. 세즈노스키 | 안진환 역 |
한국경제신문 | 2만5000원

[한경비즈니스=김종오 한경BP 출판편집자] “알파고가 이겼다,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 2016년 봄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은 직후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AI 연구가 이뤄낸 성취와 앞으로 펼쳐질 AI의 역사에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자고 일어나면 AI 얘기가 들려온다. 지난 10월 말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올해 안에 AI 국가 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선 기업에서도 관련 소식이 잇따랐다. KT는 AI 전문 회사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고 삼성전자는 AI를 미래 전략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몇 년 사이 AI는 제조업·통신·자동차·서비스업 등 산업뿐만 아니라 교육·의료·법조·행정 등 우리 생활 모든 영역에 깊숙이 들어왔다. 빅데이터와 AI가 결합된 서비스가 자기 욕구를 자기보다 먼저 정확하게 알고 상품을 추천해 주는 일은 이제 너무 당연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알파고와 허사비스 CEO가 이룩한 AI의 성공이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선과 조종사라면 ‘딥러닝 레볼루션’의 저자 테런스 J. 세즈노스키 의장은 우주비행선의 핵심 이론과 기술적 토대를 마련한 사람이다. AI 발전의 변곡점이 된 머신러닝과 딥러닝의 초기 모델을 개발했다. 현재 AI와 신경과학 분야 최고 학회인 뉴럴 인포메이션 프로세싱 시스템(NeurIPS)의 의장으로 재직 중이고 2018년 한국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2018 인공지능 국제 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한 바 있다.

한편 AI 개발 초기, 많은 연구자들은 로직을 통해 완벽한 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세즈노스키 의장은 이에 대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AI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학습하고 응용하는 방식을 이해해야 하는데 인간은 로직을 통해 학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세즈노스키 의장을 비롯한 몇몇 과학자들이 제시한 방법은 로직 대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머신러닝과 딥러닝의 기본 원리이기도 하다.


데이터 학습 모델은 초기에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컴퓨터가 데이터를 처리할 만큼의 수준에 오르지 못해 발전 속도가 더뎠다. 하지만 2016년 알파고를 통해 전 세계가 똑똑히 봤고 오늘날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발견하듯 딥러닝은 세상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AI 혁명’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제는 앞을 내다보는 질문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같은 변화가 어디에서 시작됐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며 나아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말이다. 저자는 AI의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딥러닝이라고 말한다. 딥러닝 없이는 지금과 같은 변화가 없었을 것이고 AI 시대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딥러닝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 AI 기반의 의료 진단, 딥러닝 시스템을 통한 법률 상담, 자동 주식 거래를 통한 막대한 이익 같은 놀라운 변화는 수많은 데이터를 해석하고 응용하게 됨으로써 가능해졌다. 그리고 여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딥러닝이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 내도 딥러닝이 발전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이 이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에서 신경과학과 딥러닝의 대가인 세즈노스키 의장은 통찰력 있게 AI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조망한다. 딥러닝은 지금까지 이뤄낸 변화보다 앞으로 훨씬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궁극적으로’라는 단서가 붙는다. 그 시기가 앞당겨질지 아닐지, 발전의 결과물을 유리하게 이용할지 못 할지는 전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1호(2019.11.18 ~ 2019.11.2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