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규제완화 등으로 구조적 성장 단계 진입…낮은 기업 밸류에이션도 매력

[정리 = 김정우 한경비즈니스 기자]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한경래·이새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건강기능식품, 차별화될 소비재 2020년 필수템’을 선정했다.

한경래·이새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부진했던 내수 경기 속에서도 건강기능식품 관련 기업들이 높은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고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종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부진한 내수 경기 속 급성장 중인 '건강기능식품'
지난해 내수 경기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관련 섹터는 3분기까지 소비재 중 가장 높은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수치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필수소비재·음식료·화장품의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각각 5.8%, 6.3%, 7.4%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5.5%, 4.8%, 18.0%였다.

건기식 부문의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각각 19.2%, 30.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재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4분기에도 실적 호조는 계속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비춰 보면 건기식은 내수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건기식, 영업익 전년 대비 30.1% 늘어


건기식이 성장하는 배경은 다양한데 특히 주된 요인으로는 가파른 고령화율 증가에 따른 구조적 성장을 꼽을 수 있다.

고령화율은 65세 이상의 고령자 인구(고령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유엔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인구가 14%가 넘는 사회를 ‘고령사회’라고 규정한다.

한국의 고령화율은 이미 2017년 14.2%를 기록해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2025년에는 고령화율이 20.2%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구 구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건기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진입한 셈이다.

정부의 건기식 시장 규제 완화 정책도 성장의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2019년 4월 대대적인 건기식 규제 완화 정책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시 열렸던 13차 ‘경제 활력 대책회의’를 통해서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건기식 판매 시 반드시 거쳐야 했던 ‘사전 신고 절차’가 폐지됐고 광고 문구 규제도 완화됐다.

이후에도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신산업 현장 애로 규제 혁신 방안’을 논의하며 건기식 제조업 진입 절차 간소화 방안을 확정했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HACCP) 인증 업체는 건기식 제조업 허가와 제조·품질관리 기준(GMP)을 인증 받으면 제출 서류와 단계를 간소화하기로 한 것이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의약외품 제조업 시설도 건기식 제조에 이용 가능(기존에는 의약품 제조 업소만 건기식 제조 가능)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기존의 식품 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며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었고 그 결과 고령층을 넘어 젊은층 역시 건기식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건기식 시장이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올해 건기식 주요 8개 업체(콜마비앤에이치·종근당홀딩스·에이치엘사이언스·서흥·노바렉스·뉴트리·종근당바이오·코스맥스엔비티)의 합산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3.3% 상승한 2조9226억원, 영업이익은 23.6% 증가한 4615억원이 될 것으로 바라본다.

◆해외 진출 본격화하는 업체들 주목해야


주요 업체들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곳들이 있다. 바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곳들이다. 최선호주로 뉴트리·콜마비앤에이치·노바렉스를 꼽는 이유다.

특히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기업들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보건 식품 시장 규모는 2018년 2898억 위안(약 48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수치로 봤을 때 전 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둘째로 크다. 2010년 이후 연평균 22.7%의 고성장을 기록 중이다. 이런 중국 시장에 국내 업체들이 진출하게 되면 큰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뉴트리와 콜마비앤에이치는 올해 본격적인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우선 뉴트리부터 살펴보면 건기식 시장에서 에버콜라겐 브랜드를 앞세워 급성장 중이다. 2018년 370억원이었던 에버콜라겐의 매출은 지난해 85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에서 콜라겐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뉴트리는 2018년 하반기에 에버콜라겐의 중국 보건 식품 허가 신청을 마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내 허가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서 입증된 제품인 만큼 만약 중국 허가를 받게 되면 중국 콜라겐 기반의 보건 식품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애터미의 건기식 브랜드 헤모힘을 제조해 공급 중이다. 애터미의 헤모힘은 꾸준히 인기를 끌며 지난해 약 85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콜마비앤에이치는 중국 현지에 애터미와 조인트벤처 형태로 법인을 만들었다. 중국 상무부의 직소영업(네트워크 및 방문 판매를 합친 영업)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데 2020년 상반기 내 허가를 받게 되면 주가 상승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바렉스는 국내 최다 개별 인정형 원료를 보유한 제조업자개발생산(ODM)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다. 성장하는 건기식 시장의 직접적인 수혜를 봤는데, 특히 지난해 해외 고객사를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만 TCI, 싱가포르 유니시티에 이어 하반기에는 글로벌 암웨이도 고객사로 확보했다. 올해 해외 고객사 확보에 따른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2018년 18억원이었던 해외 매출은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3호(2020.02.10 ~ 2020.02.1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