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이미 커피회사 아닌 은행”…긴장하는 금융회사들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글로벌 커피 공룡 스타벅스는 국내외 금융권에도 위협적인 존재이자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멤버십 시스템에 구축된 선불카드 시스템 때문이다.

수많은 스타벅스 고객들이 신용카드 대신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한 선불카드로 커피 값을 결제하고 있다. 선불카드에 돈을 충전하면 할인이나 프로모션 같은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고객의 충전금을 받아두고 원하면 환불까지 해줘 점차 이용객이 늘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앱을 이용한 결제는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타벅스는 앱에 예치된 금액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미국에서만 약 12억 달러(약 1조4200억원), 전 세계적으로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가 넘는 예치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미국의 주요 금융사들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는 전 세계 약 80개국 3만여 매장에서 확보한 고객을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새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을 활용해 전 세계 어디에서든 하나의 앱으로 현지 통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해 금융사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한국에서도 규모가 계속 커지는 만큼 국내 금융사들 역시 스타벅스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국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에서 직접적으로 스타벅스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등이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스타벅스를 새로운 경쟁 상대 혹은 배워야 할 기업으로 지목했다.

올해도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스타벅스가 경쟁 상대”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 세계 스타벅스를 별도의 환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상의 일환으로 스타벅스는 유수 대기업과 암호화폐 거래소 파트너로 참가하게 됐다”며 “스타벅스는 더 이상 단순한 커피 회사가 아니라 ‘규제받지 않는 은행’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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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5호(2020.02.24 ~ 2020.03.0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