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77호 (2020년 05월 18일)

확산되는 코로나 블루, ‘매운맛’으로 푸는 소비자들

-BBQ ‘화끈한 맛’ 선보이며 판매 돌풍…라면업체도 제품군 다양화하며 수요 대응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생겨난 신조어가 이른바 ‘코로나 블루’다. 외출을 하지 못하고 집 안에서 하루 종일 머무를 수밖에 없는 만큼 우울증 등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만들어진 단어다.

이 같은 코로나 블루의 확산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확연하게 변화시켰다. 얼마 전까지 ‘단짠(달고 짠)’ 제품이 식품업계를 관통하는 트렌드였다면 최근에는 ‘매운맛’을 선호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입이 얼얼할 만큼 화끈한 매운맛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해석이다.



◆ 매운맛 상품 판매 157% 증가


매운맛 열풍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새벽 배송 업체인 마켓컬리가 지난 1월 20일부터 4월 13일까지 매운맛 상품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 역시 비슷한 결과를 내놓았다. 2월 3일부터 3월 4일까지 ‘매운맛’ 식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매운맛은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매운맛이 ‘통증’으로 인식돼 진통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되기 때문이다.

또 매운 고추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은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매운맛이 스트레스 완화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급변하는 소비자 취향에 맞춰 매번 신제품을 출시하는 식품업계 역시 잇달아 매운맛 제품을 선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식품업계는 ‘핫’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매운맛 관련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시장에 등장한 매운맛 제품들이 예상하지 못한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것 또한 이런 경쟁을 더욱 가열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로 치킨업계를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외식보다 음식을 집에서 시켜 먹는 이들이 늘면서 배달 음식의 대명사인 치킨도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비비큐(BBQ)가 지난 4월 출시한 ‘핫황금올리브치킨’은 치킨 시장에 매운맛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핫황금올리브치킨은 BBQ 시그니처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에 매운맛을 더한 제품이다. BBQ에 따르면 핫황금올리브치킨은 첫 판매 시작 후 10일 동안 15만 건이 넘게 팔려 나갔다.

핫황금올리브치킨을 직접 시식하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현재도 하루 판매량이 약 2만 건이나 되는 등 좀처럼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BBQ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매운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총 4가지 제품으로 신제품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며 “순식간에 BBQ를 대표하는 새로운 히트 메뉴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핫황금올리브치킨은 ‘핫착!레드착착’·‘핫싸!블랙페퍼’·‘핫빠!크리스피’·‘핫찐!찐킹소스’ 등 각각 조금씩 매운맛을 지닌 4가지 메뉴로 판매 중이다.

신제품의 예상을 뛰어넘는 돌풍으로 BBQ 가맹점 매출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부에서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쟁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교촌치킨도 지난 4월 ‘교촌신화’ 2종을 출시하며 매운맛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 마리 치킨인 ‘교촌신화오리지날’과 부드럽고 촉촉한 국내산 정육을 사용한 순살 치킨인 ‘교촌신화순살’로 구성했는데 불맛을 입히며 매운맛을 구현해 냈다. 출시 3주 만에 약 10만 개가 팔리며 선전하고 있다.

bhc치킨도 지난해 4월 출시했던 ‘마라칸치킨’을 최근 전면에 내세우며 홍보하고 있다. 마라칸치킨은 마라탕과 훠궈에 주로 사용되는 매운맛의 향신료를 가미해 만들어 낸 특제 소스를 치킨에 입혔다. 맵고 달고 짠맛을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색다른 매운맛으로 소비자들을 공략 중이다.



◆ 식품업계 “매운맛 찾는 소비자 더 늘 것” 


치킨뿐만 아니라 햄버거업계의 매운맛 출시 행보도 눈에 띈다. 버거킹은 최근 ‘디아블로 킹치킨버거’를 론칭하며 매운맛 경쟁에 참가했다.

부드러운 에그 번과 바삭한 치킨 패티에 자사에서 개발한 ‘디아블로 소스’를 더해 화끈한 매운맛을 자랑한다. 디아블로 소스는 하바네로·할라피뇨·베트남 레드페퍼를 가미해 한국인 입맛에 맞춰 만들어졌다.

라면업계에서도 매운맛이 뜨겁다. 불닭볶음면 시리즈로 매운맛 라면의 대명사가 된 삼양식품도 ‘도전! 불닭비빔면’을 통해 제품을 다양화하며 급증하는 수요 잡기에 나섰다.

도전! 불닭비빔면은 더 매운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기본 액상 소스에 스코빌지수 1만2000에 달하는 별도 소스를 더했다.

스코빌지수는 고추류의 매운맛을 표현하는 지수로, 고추에 포함된 캡사이신의 농도를 계량화해 표시한 것이다. 이 지수로 계량화한 일반 라면의 매운맛은 1300스코빌, 청양고추는 4000스코빌이다.

버거킹의 디아블로 킹치킨버거와 삼양식품의 도전! 불닭 비빔면.




기존 불닭볶음면은 4400스코빌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1만2000스코빌에 달하는 도전! 불닭비빔면이 어느 정도 매운지 대략 가늠할 수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매운맛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잠잠해지나 싶었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개학 연기 등 일상으로의 복귀가 더욱 늦어진 것은 물론 우려가 더욱 커졌다”며 “이에 따라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지면서 매운맛에 대한 선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식품업계의 동향을 살펴 신제품을 발매하는 성향이 짙은 제과업계 역시 이런 흐름을 눈여겨보고 있다. 몇몇 업체들은 매운맛을 입힌 신제품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7호(2020.05.16 ~ 2020.05.2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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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5-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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