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악천후 벗어나 반등 중”…소비심리도 6년 만에 최고치

[GLOBAL_미국] 1분기 역성장에도 낙관론 고수한 옐런
지구촌 곳곳에서 총성이 울려 퍼지고 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유혈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에선 종파 분쟁에서 비롯된 내전이 발생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휘청거리고 그 여파로 터키 등 동유럽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아시아도 총성 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중국과 일본은 동중국해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맞붙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베트남·필리핀 등과 정면 대치하고 있다. ‘신냉전’ 또는 ‘민족주의 부활’이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협으로 떠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등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래도 믿을 구석이 있다면 바로 미국이다.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중앙은행(Fed)은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 제시한 2.8~3.0%에서 2.1~2.3%로 대폭 끌어내렸다. 지난겨울의 폭설 혹한 등으로 1분기 성장률이 후퇴(-1.0%)한 점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내년 전망치는 3.0~3.2%를 그대로 유지했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미 경제가 연초 악천후에서 벗어나 반등하고 있다”며 “2015~2016년에 경기가 더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특히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을 가늠할 수 있는 소비자 심리지수는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간 리서치 그룹인 콘퍼런스보드의 6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85.2로, 2008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주택 경기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미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5월 신규 주택 판매 건수는 연율 기준으로 50만4000건이었다. 전달보다 18.6% 증가했고 2008년 5월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신규 주택 판매는 악천후의 영향으로 올 2~3월 지지부진했지만 4월 3.7% 증가세로 반전한 후 지난달 증가 폭이 더 커졌다. 신규 주택 판매 건수는 지난해 6월 45만9000 건으로 정점에 올랐지만 이후 모기지(주택 담보대출) 금리가 오른 데다 연말연시 한파, 폭설 등이 겹쳐 탄력을 잃었다. 5월 신규 주택 판매 건수는 주택 시장이 완연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했다.


옐런 “2015년 빠른 회복…필요 시 금리 인상도”
모기지 금리 하락세도 주택 경기에 탄력을 주고 있다. 모기지 금리는 작년 6월 벤 버냉키 Fed 전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를 예고한 이후 급등세를 지속하다가 최근 들어 안정세를 되찾았다. 올해 초 4.5%를 웃돌았던 30년 고정 모기지 대출 평균 금리는 최근 4.17%로 하락했다. Fed가 내년 중반까지 현재의 초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모기지 금리도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옐런 의장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회복의 원동력으로 고용 시장 개선, 은행의 대출 기준 완화, 가계 부채 감소, 주식 및 집값 상승세, 소비지출 증가, 임금 상승 등을 거론했다. 경기 회복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퍼져 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워싱턴 = 장진모 한국경제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