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25%로 전격 금리 인하…46개월 만에 최저 수준

[이 주의 인물 업 앤드 다운] ‘최노믹스’에 날개 달아준 이주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경환 2기 경제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공조하며 기준 금리를 2.25%로 인하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경환 2기 경제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기준 금리 인하로 화답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14일 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2.50%에서 2.25%로 0.25% 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기준 금리는 2010년 11월 이후 4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경기 심리 위축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며 “경기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사전에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치로 정부의 경제정책과 상승작용해 위축된 심리를 개선하면 경제 회복세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이 최경환 경제팀의 경기 부양책에 보조를 맞춘 것을 인정한 셈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월 인사 청문회에서 “재정과 통화정책 간 적절한 조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조가 필요하다”며 기준 금리 인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따라서 정부 역시 이번 한은의 금리 인하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최 부총리는 취임 이후 한 달여 동안 재정 확대와 세제를 통한 가계 소득 증대와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 시장과 기업 투자 활성화 정책을 쏟아내면서 경기 부양에 ‘올인’해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 조치는 민간투자와 소비가 살아날 수 있는 유동성을 공급하며 ‘최노믹스’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유보적
기준 금리가 인하되면 투자가 활성화된다. 시중은행의 예금과 적금 금리가 낮아지면서 주식시장이 투자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로 가계 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이 총재는 “증가 규모가 현 단계에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답했다.

다만 이 총재는 한국은행의 중립성에 대한 오해에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번 통화정책 결정을 두고 정부나 한은 외부에서 금리 인하 압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금통위가 독자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일축했다.

이미 시장의 관심은 추가 금리 인하 여부로 넘어가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과 한은의 정책 공조에도 불구하고 소비와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는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4분기 중 추가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금리 인하로 경제 주체의 심리가 어떻게 바뀔지, 가계 부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등 모든 지표를 감안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